[OSEN=노진주 기자] "전설 아니다"라는 말을 들은 손흥민(31, 토트넘)의 기를 토트넘 동료들이 살려줬다.
토트넘은 5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쏘니(손흥민의 애칭)를 설명하는 한 단어”라며 짧은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 속에서 토트넘 선수들은 손흥민을 칭송하는 단어를 말했다.
이는 손흥민의 구단 내 위상을 엿볼 수 있던 이 영상으로, 손흥민은 최근 자신에게 "‘전설’이란 평가는 과하다”라고 했던 전 첼시 주장 앤디 타운센드에게 제대로 ‘한 방’ 날렸다.
해당 영상에서 손흥민을 향해 가장 먼저 나온 단어는 '전설(Legend)'이다.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는 손흥민을 “전설"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페드로 포로는 "신(God)"이라고 칭송했다.
히샬리송은 특이한 답을 내놨다. 그는 손흥민을 브라질 레전드인 호나우지뉴에 빗대며 "손나우지뉴(Sonaldinho)"라고 표현했다.
그 뒤를 이어 노래를 부르며 화면에 나타난 손흥민은 따로 질문을 받지 않고 지나갔다.
손흥민을 향한 극찬은 계속 이어졌다.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는 손흥민을 "위대한 사람(Great)"이라고 설명했고, 지난 1월에 합류한 '신입생' 라두 드라구신은 "영감을 주는 사람(Inspiring)”이라고 말했다.
종합해 보면 손흥민을 ‘전설’이라고 말한 선수들이 가장 많았다. 우도기뿐만 아니라 벤 데이비스, 미키 반 더 벤, 이브 비수마가 손흥민을 ‘전설’이라고 칭했다.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은 손흥민을 "가족"이라고 불렀고,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큰 리더"라고 했다.
손흥민의 ‘애착 인형’인 파페 사르는 “놀라운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외 손흥민에게 "나의 캡틴", "겸손한", "규율을 잘 지키고 열심히 하는" 등이라는 선수들의 평가가 뒤이었다.
나중에서야 해당 영상을 본 손흥민은 환하게 웃었다.
그는 게시물을 공유하며 "소년들이 보내준 사랑(Love From The Boys)"이라는 문구와 함께 하트 이모티콘을 곁들였다.
토트넘 동료들의 말대로 손흥민은 전설 그 자체다.
손흥민은 지난달 31일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루턴 타운전 1득점으로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토트넘 통산 160골 고지를 밟으며 클리프 존스(159골)를 제치고 구단 역대 최다 득점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이제 그의 위에는 마틴 치버스(174골)와 바비 스미스(208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해리 케인(280골) 4명뿐이다.
토트넘 사령탑도 손흥민에게 박수를 보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루턴 타운전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상대가 누구든, 어떤 경기를 하든 자신이 항상 최고가 돼야 한다는 높은 수준의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되기란 정말 어렵다"라고 놀라워하면서 "손흥민은 이미 많은 것을 해냈기 때문에 사람으로든 선수로든 안주하려 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경기를 할 때마다 가능한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의 축구, 노력, 리더십을 보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손흥민은 최근 전 첼시 선수이자 현재 축구 전문가로 활동 중인 타운센드에게 박한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날 토트넘이 올린 영상으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그에게 반격했다. 동료들이 나서 '전설'이라고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에 따르면 타운센드는 “손흥민은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전설’이라는 단어는 올바른 맥락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라며 손흥민에 레전드 수식어는 아직 이르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손흥민은 토트넘의 훌륭한 선수인 것은 맞지만 전설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역시절 중앙 미드필더로 주로 뛰었던 타운센드는 아스톤 빌라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4년간 뛰면서 166경기 출전, 10골 28도움을 기록했다. 첼시에서는 3년간 124경기 출전, 14골 10도움을 남겼다. 첼시에서 '주장'까지 역임했던 그는 최근 호평을 연이어 받던 손흥민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그의 말에 손흥민은 직접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직접 손흥민을 겪어본’ 토트넘 동료들이 손흥민을 ‘전설’로 인정했다. 타운센드의 입은 쏙 들어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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