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시즌 9번의 패배 중 절반 가까이가 끝내기로 내준 승부였다. 두산 베어스가 시즌 출발 불펜진의 난조에 허덕이고 있다. 믿었던 자원들도 하나둘 흔들리는 중이다.
두산은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6-7로 패배했다.
개막 3주차를 맞이한 두산은 이로써 2연패에 빠졌고, 시즌 전적은 5승 9패(승률 0.357)가 됐다. 주중 4연패에 빠졌던 두산은 사직 3연전 첫 경기(5일)에서 선발 브랜든 와델의 퀄리티스타트 호투와 강승호의 결승타에 힘입어 3-2로 승리했지만, 다음날에는 믿었던 선발 곽빈이 흔들리면서 1-8로 패배했다.
3연전의 마지막 날 두산은 박신지가 선발로 예고됐다. 군 전역 후 미래 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받았던 선수지만 지난해에는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54에 머물렀다. 올해는 불펜으로 2경기를 던진 후, 최원준의 이탈 속에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4이닝이나 5이닝을 던져주면 좋을 것이다"면서도 빠른 교체를 예고했다. 이 감독은 "내일(8일)도 쉬는 날이고, 어제 불펜 소모도 많지 않았다. 상황이 되면 투수 교체도 빠를 수 있다"고 밝혔다.
두산이 1회 초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린 후 1회 말 박신지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선두타자 윤동희와 2번 정훈을 연달아 볼넷으로 내주며 흔들렸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빅터 레이예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한숨 돌렸지만, 전준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만루 위기에 놓였다. 박신지는 이정훈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막았지만, 두산은 2회부터 곧바로 불펜을 가동했다. 과감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 작전은 경기 중반까지는 맞아떨어졌다. 2번째 투수 박정수는 2⅓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고, 뒤이어 등판한 좌완 이병헌 역시 4회 1사 1, 3루에서 이학주와 정보근을 연속 삼진으로 잡으면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6회 말, 두산은 1사 후 사이드암 박치국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두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이닝의 문을 닫았고, 7회 말에도 첫 타자 손호영을 빠른 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그런데 박치국은 7번 이학주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데 이어 대타 유강남에게도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
두산은 투수를 다시 최지강으로 교체했지만, 9번 최항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허용하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윤동희에게 3구째 던진 몸쪽 투심 패스트볼이 그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으로 연결됐다. 2-0으로 앞서던 두산은 순식간에 2-4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래도 두산은 8회 초 양의지와 김재환의 연속 적시타와 박준영의 내야 땅볼로 4점을 얻어내면서 곧바로 재역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8회 말 수비에서 1사 2, 3루 상황에 몰렸고, 투수를 마무리 정철원으로 교체하고도 유강남의 2루수 땅볼과 최항의 좌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경기는 다시 6-6 동점이 됐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두산의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 10회 초 2사 만루 기회를 날린 두산은 10회 말 첫 타자 손호영에게 안타를 내줬다. 이후 2사 2루 상황에서 김호준이 대타 이주찬에게 3루 선상을 타고 흘러가는 끝내기 2루타를 맞으면서 결국 두산은 패배를 안게 됐다.
이날 두산은 선발 박신지가 단 1이닝 만에 물러난 후 불펜 데이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6회까지는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7회부터 구원진이 흔들리더니 결국 끝내기로 경기를 내줬다.
특히 이승엽 감독이 7회와 8회를 맡길 자원이라고 공언한 박치국(1이닝 2실점)과 최지강(0이닝 2실점)이 무너진 게 컸다. 특히 최지강의 경우 이날 등판 전까지 시즌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0과 3개의 홀드를 따내며 필승조로 떠올랐지만, 롯데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두산은 시즌 9패 중 4패를 끝내기로 내줬다. 시즌 개막전인 3월 23일 창원 NC전에서는 마무리 정철원이 9회 말 4사구 3개를 내준 끝에 2사 만루에서 맷 데이비슨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3-4로 패배했다. 5일 뒤인 28일에는 6-6 동점에서 9회 초 김재환의 솔로포로 리드를 잡고도 박치국이 박병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7-8로 졌다.
이어 4월 4일 문학 SSG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1-2로 지고 있던 두산은 9회 초 김재환이 동점 솔로포를 터트리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박치국이 연장 10회 말 1사 만루를 만든 후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하며 결국 2-3으로 승부를 내줬다.
7일 경기를 포함해 두산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5.81로 전체 9위에 머무르고 있다. 리그 평균(4.79)과 꽤 차이를 보인다. 믿었던 김명신(평균자책점 10.80)과 루키 김택연(7.71)이 2군으로 내려갔고, 지난해 전반기까지 클로저였던 홍건희는 아직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달아나는 점수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역전패를 당하고 끝내기가 많다 보니까 불펜진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타선이 필요할 때마다 점수를 내주고도 경기를 패배하는 데야 손 쓸 도리가 없었다.
◆ 두산 베어스 2024시즌 끝내기 패배(4월 8일 기준) - 3월 23일 창원 NC전(3-4) / 9회 말 맷 데이비슨 1타점 끝내기 안타 / 패전투수 정철원
- 3월 28일 수원 KT전(7-8) / 9회 말 박병호 2타점 끝내기 안타 / 패전투수 박치국
- 4월 4일 문학 SSG전(2-3) / 10회 말 기예르모 에레디아 밀어내기 사구 / 패전투수 박치국
- 4월 7일 사직 롯데전(6-7) / 10회 말 이주찬 1타점 끝내기 안타 / 패전투수 김호준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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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지강(오른쪽)이 7일 사직 롯데전에서 7회 말 윤동희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맞은 후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두산은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 끝에 6-7로 패배했다.
개막 3주차를 맞이한 두산은 이로써 2연패에 빠졌고, 시즌 전적은 5승 9패(승률 0.357)가 됐다. 주중 4연패에 빠졌던 두산은 사직 3연전 첫 경기(5일)에서 선발 브랜든 와델의 퀄리티스타트 호투와 강승호의 결승타에 힘입어 3-2로 승리했지만, 다음날에는 믿었던 선발 곽빈이 흔들리면서 1-8로 패배했다.
3연전의 마지막 날 두산은 박신지가 선발로 예고됐다. 군 전역 후 미래 선발 자원으로 기대를 받았던 선수지만 지난해에는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54에 머물렀다. 올해는 불펜으로 2경기를 던진 후, 최원준의 이탈 속에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4이닝이나 5이닝을 던져주면 좋을 것이다"면서도 빠른 교체를 예고했다. 이 감독은 "내일(8일)도 쉬는 날이고, 어제 불펜 소모도 많지 않았다. 상황이 되면 투수 교체도 빠를 수 있다"고 밝혔다.
두산 박신지가 7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
이 작전은 경기 중반까지는 맞아떨어졌다. 2번째 투수 박정수는 2⅓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를 내줬지만 실점을 기록하지 않았고, 뒤이어 등판한 좌완 이병헌 역시 4회 1사 1, 3루에서 이학주와 정보근을 연속 삼진으로 잡으면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6회 말, 두산은 1사 후 사이드암 박치국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두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이닝의 문을 닫았고, 7회 말에도 첫 타자 손호영을 빠른 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그런데 박치국은 7번 이학주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데 이어 대타 유강남에게도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
두산은 투수를 다시 최지강으로 교체했지만, 9번 최항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허용하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윤동희에게 3구째 던진 몸쪽 투심 패스트볼이 그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으로 연결됐다. 2-0으로 앞서던 두산은 순식간에 2-4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두산 최지강. |
결국 승리의 여신은 두산의 손을 잡아주지 못했다. 10회 초 2사 만루 기회를 날린 두산은 10회 말 첫 타자 손호영에게 안타를 내줬다. 이후 2사 2루 상황에서 김호준이 대타 이주찬에게 3루 선상을 타고 흘러가는 끝내기 2루타를 맞으면서 결국 두산은 패배를 안게 됐다.
이날 두산은 선발 박신지가 단 1이닝 만에 물러난 후 불펜 데이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6회까지는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7회부터 구원진이 흔들리더니 결국 끝내기로 경기를 내줬다.
특히 이승엽 감독이 7회와 8회를 맡길 자원이라고 공언한 박치국(1이닝 2실점)과 최지강(0이닝 2실점)이 무너진 게 컸다. 특히 최지강의 경우 이날 등판 전까지 시즌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0과 3개의 홀드를 따내며 필승조로 떠올랐지만, 롯데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두산이 지난 3월 28일 수원 KT전에서 9회 말 박병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배하는 순간. |
이어 4월 4일 문학 SSG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1-2로 지고 있던 두산은 9회 초 김재환이 동점 솔로포를 터트리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박치국이 연장 10회 말 1사 만루를 만든 후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하며 결국 2-3으로 승부를 내줬다.
7일 경기를 포함해 두산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5.81로 전체 9위에 머무르고 있다. 리그 평균(4.79)과 꽤 차이를 보인다. 믿었던 김명신(평균자책점 10.80)과 루키 김택연(7.71)이 2군으로 내려갔고, 지난해 전반기까지 클로저였던 홍건희는 아직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달아나는 점수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역전패를 당하고 끝내기가 많다 보니까 불펜진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타선이 필요할 때마다 점수를 내주고도 경기를 패배하는 데야 손 쓸 도리가 없었다.
두산 박치국이 4일 문학 SSG전에서 끝내기 사구를 허용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
- 3월 28일 수원 KT전(7-8) / 9회 말 박병호 2타점 끝내기 안타 / 패전투수 박치국
- 4월 4일 문학 SSG전(2-3) / 10회 말 기예르모 에레디아 밀어내기 사구 / 패전투수 박치국
- 4월 7일 사직 롯데전(6-7) / 10회 말 이주찬 1타점 끝내기 안타 / 패전투수 김호준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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