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한국리그에 맞추려고 한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윌 크로우(29)가 KBO리그 적응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개막전을 비롯헤 3경기를 던졌다. 성적이 썩 훌륭하지는 않다. 3경기에 출전해 15이닝을 소화했다. 2승1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하고 있다. 탈삼진 13개, 피안타율 2할4푼1리, WHIP 1.40이다. 볼넷은 7개를 허용했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2년 경력으로 지난 1월 영입 당시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무색하다.
최고 구속은 154km, 평균 150km를 던졌다. 투심과 커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스위퍼에 커브까지 구사하고 있다. 분명히 좋은 볼을 던지는데도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 못하고 있다.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는 한 번도 없었다. 초반 구위는 좋은데 투구수가 70구 정도 되면 가운데로 몰리거나 구위가 떨어지는 약점을 보이고 있다.
KIA도 크로우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 고민이다. 함께 영입한 제임스 네일은 2경기에서 12이닝을 던지며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역대급 스위퍼를 앞세워 평균자책점 0.73의 빼어난 투구를 하며 2승을 챙겼다. 반면 1선발로 기대했던 크로우가 의외로 고전하고 있으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크로우가 위력을 보여야 정상도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보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좌타자 피안타율이 2할9푼에 이를 정도로 약하다. 우타자 상대로는 1할8푼5리로 강한 모습을 보인다. 좌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체인지업이 잘 통하지 않고 있다. 결국은 제구와 함께 좌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피칭 디자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삼성전에서 5이닝 2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점점 좋아지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생각보다 통하지 않으니 크로우도 답답한 모양이었다. "내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잡거나 그걸로 맞혀잡으며 투구수를 조절하는데 상대 타자들이 잘 참는다. 그래서 투구수가 늘어나고 있다. 다음부터는 보완해서 투구수를 조금씩 늘려가고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그만큼 한국 타자들이 선구안이 좋고 커트 능력이 좋아 얕보다가 큰코를 다치는 외인투수들이 많다. 동시에 KBO리그 타자들의 수준도 인정했다. "KBO리그 타자들이 다 좋다. 상위권리그이다. 1번부터 7번까지 어디를 가더라도 상위권 타순에 위치할 만큼 좋은 실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희망을 안겨주는 대목은 한국리그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자기 것만 고집하지는 않고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볼배합도 보다 포수에게 많이 맡기는 등 자신도 실마리를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시종일관 윽박지르기 보다는 스태미너 배분을 하는 등 완급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구위는 좋은데 본인도 아직까지 만족 못한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조금 가운데로 몰리는 것만 잡으면 된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한국야구에 맞추려고 한다. 미팅을 자주 갖는다. 어떤 구종을 많이 던져야할지 고민도하고 포수의 의도대로 많이 투구하려고 하다. 2승을 했다. 2패 보다 낫다. 운도 기분도 풀려나가는 느낌이다. 기분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