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창원,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2년차 거포 유망주 김범석(19)이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다. 매 경기 놀라운 장면을 만들며 레전드 해설위원들의 칭찬을 받고 있다.
김범석은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2타수 1안타 2볼넷, 3출루를 기록했다. LG는 0-8로 완패했지만 김범석은 처음 상대한 베테랑 이재학의 체인지업 공략에 성공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이재학의 체인지업을 때려 중견수 뜬공 아웃. 5회 무사 1루에서는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1,2루 찬스로 연결했다. 후속타자들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는 바람에 득점 실패.
7회 2사 후 이재학과 3번째 승부가 인상적이었다. 초구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이재학의 바깥쪽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하면서 무릎이 꺾여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양상문 해설위원은 "처음 보는 떨어지는 체인지업이었을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캐스터가 '1군에서 아직 체인지업을 때린 안타는 없다'고 말했다.
마치 이를 들은 것처럼 김범석은 이재학의 5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에 허리가 빠진 채 한 손을 놓다시피하며 가볍게 툭 쳤고,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보란듯이 체인지업을 공락해 안타로 만든 것.
양상문 해설위원은 "이런 안타는 미래를 밝혀주는 안타다. 신인급 타자가 어떻게 저런 타격을 해서 안타를 만드는지, 우연의 일치는 아니라고 본다"고 태세를 전환해 칭찬했다.
김범석은 이날 경기 후 성적은 타율 3할6푼1리(41타수 13안타) 2홈런 12타점 장타율 .583, OPS 1.022를 기록 중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내복사근 부상을 당해 중도 귀국한 김범석은 재활군에서 부상을 치료, 재활을 받고 지난 4월 12일 1군에 콜업됐다. 이후 교체 출장한 3경기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4월 21일 SSG와 더블헤더에 처음 선발 출장하더니, 2사 만루에서 역전 결승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영웅이 됐다. 이후 염경엽 감독은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김범석을 지명타자로 출장시키고 있다. “잘 맞을 때 계속 기회를 주고, 안 맞으면 쉬게 한다”고 했다. 선발 출장한 9경기에서 무안타는 딱 1경기 뿐이었다.
김범석이 시즌 첫 출장한 4월 14일 두산전에서 최지강의 몸쪽 직구(148㎞)를 기술적으로 잡아 당겨 좌전 안타를 때렸다. 경기를 중계한 박용택 해설위원은 "LG 트윈스에는 정말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갈 수도 있는 우타자가 2명이 있다. 이재원, 김범석이다. 개인적으로 김범석 선수는 기술적으로 보면, 지금 500타석 놔두면 놀라운 성적을 보여줄 수 있을만한 그런 타자다”라고 칭찬했다.
김범석이 역전 만루 홈런을 때린 SSG와 더블헤더 1차전. 이를 지켜본 이순철 해설위원은 “상당히 부드러운 스윙을 한다. 신장 차이만 있지 약간 이대호 선수와 비슷한 면도 있다. 본인이 저 몸을 이겨낼 수 있다면, 체중 문제는 크게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레전드 이대호를 소환해 비교하며 칭찬했다.
4월 28일 KIA전에서 김범석은 3-5로 뒤진 5회 1사 만루에서 KIA 선발 크로우의 150km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서 우측 선상 싹쓸이 3타점 역전 2루타를 터뜨렸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히팅 포인트는 분명 늦었는데, 스윙 결이 좋고 밀고 나가는 힘이 있어서 우측 선상에 멋진 타구가 나왔다"고 칭찬했다. 앞서 김범석은 2회 크로우의 4구 연속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는데 4회 2번째 대결에서 슬라이더가 3개 연속 들어오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5회 크로우가 처음으로 직구를 던졌는데, 뛰어난 타격 기술로 장타를 터뜨렸다.
한편 김범석은 30일 NC전에 앞서 박경완 배터리 코치와 1대1 수비 특훈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지 않았는데도 훈련량이 많았다.
염경엽 감독은 "훈련이 조금 많은 편이다. 하지만 범석이는 지칠 이유가 없다. 지명타자로 타격만 하는데 괜찮다"며 "지금 포수 훈련을 피나도록 해야 한다. 1년 내내 할 것이다. 그래서 1군에 데리고 있다. 2군에서 경기에 나가면 훈련할 시간이 많이 없다. 박경완 코치가 조절을 하면서 시킨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김범석의 재능을 칭찬하면서 뼈있는 조언도 했다. 그는 "범석이는 몸은 엄청 부드럽다. 유연성을 갖고 있다. 순발력도 좋다. 파워도 있다. 그런데 비만이 자기 능력의 50% 밖에 못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10년만 하고 싶은 거 안 하고 야구만 생각하고 참으면, 10년 뒤에는 어느 누구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걸 다 갖고 살 수 있다. 연봉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인생이 바뀐다. 10년 고생하고 평생 편한 게 낫지 않냐고 계속 얘기하고 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그걸 깨우치는 순간부터가 인생은 바뀐다. 자기 자신을 못 이기면 절대 누구도 이길 수 없다"고 개인 관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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