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대전=김동윤 기자]
SSG 랜더스 선발진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에이스 김광현(36)을 제외한 다른 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새 외국인 투수가 마운드에 설 수 있는 6월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염려되는 수준이다.
박종훈은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2볼넷 2몸에 맞는 볼)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어느새 8.10까지 치솟았다.
점수를 내주지 않은 이닝이 없었다. 직구와 커브만 활용한 1회에 노시환에게 홈런을 맞았다. 2회부터는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타자들에게 선택지를 넓히려 했으나, 제구만 더 불안해졌다. 결국 4회에는 한 타자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교체되고 말았다. 다행히 SSG는 선발 박종훈이 흔들렸지만, 7회 6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짜릿한 8-7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SSG는 18승 1무 14패로 4위를 유지했다.
올 시즌 SSG는 매번 선발이 일찍 무너지고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는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김광현을 제외하면 계산이 서는 투수가 없는 선발진이 꼽힌다. 올해 SSG는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0개 팀 중 유일하게 아예 없다. 평균자책점만 본다면 6.62(리그 10위)로 사실상 초토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내용은 더 암담하다. 노장에 속하는 프로 18년 차 김광현을 넘어서는 선수가 없다. 김광현은 퀄리티 스타트 3회로 팀 내 최다 이닝(36⅔)을 소화하면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4.17)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외국인 선발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36)가 경기당 이닝 소화 1위(6.2이닝)로 불펜 부담을 덜어주고 있지만, 퍼포먼스 면에서 기대치를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평균자책점 4.65). 1선발로 기대했던 로버트 더거(29)는 KBO 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만 남긴 채 지난달 27일 올해 가장 먼저 한국을 떠난 외인이 되고 말았다.
암울한 상황에서 SSG는 얼마 전 로버트 더거(29) 대신 영입한 새로운 외국인 선수 드류 앤더슨(30)에게 기대하고 있다. 더거는 영입 당시 1선발로 기대받았으나, KBO 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만 남긴 채 지난달 27일 올해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먼저 방출됐다.
4월 30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SSG 이숭용 감독은 "앤더슨은 최대한 빨리 들어오면 이번 주에 올 것 같다. 오면 메디컬 체크에 들어간 뒤 일본에서 비자를 받으려 한다. 이후에는 조금씩 투구 수를 늘리려 한다. 배영수 투수코치가 최대한 천천히 몸을 만들면서 공을 10개씩 늘리는 걸 원했다. 그렇게 되면 6월 초에는 정상적으로 80개 이상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영상에서 본 대로 잘 던져준다면 후반기부터는 마운드가 조금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앤더슨은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1라운드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입단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미국에서 2021년까지 활약한 우완 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선발투수로 등판했고 트리플A에서 55경기(선발 43경기) 평균자책점 3.94, 244⅓이닝 233탈삼진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2시즌 동안 1군 통산 34경기(19선발) 7승 5패 평균자책점 3.05를 마크했다.
SSG에 따르면 앤더슨은 키 190㎝의 우수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올 시즌 최고 시속 156㎞, 평균 152㎞의 우수한 직구 구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낙차 큰 커브와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등 다양한 결정구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앤더슨이 준비할 한 달 동안 남은 선발 투수들이 버티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오원석(23)은 아직 6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고 14㎏ 체중 감량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박종훈(35)은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답보 상태다. 가장 제 몫을 해준다는 김광현 역시 피홈런 리그 공동 2위(7개)로 예전 같은 안정감은 보여주지 못하는 상태다.
올릴 자원도 마땅치 않다. 더거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현재 더거의 자리에는 이기순(21)과 송영진(20)이 대기하고 있다. 이기순은 4경기 평균자책점 6.75, 9⅓이닝 8볼넷 10탈삼진으로 간신히 자리만 메우는 수준이다. 4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2⅔이닝 4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송영진은 올해 1군에서 6경기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한 뒤 퓨처스리그에서 1경기에 나와 4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숭용 감독은 "이기순이 노시환에게 홈런을 맞긴 했지만, 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그 상황(만루)에서 바꿔버리면 (이)기순이에게는 아무것도 안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4실점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고 4~5이닝 4점 정도면 우리가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며 "일요일 선발은 조금 더 고민해 보려 한다. 송영진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퓨처스로 내리면서 정확하게 메시지를 줬는데 어제(4월 30일) 던지는 걸 보니 확실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어떻게든 있는 자원으로 앤더슨이 올 6월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 SSG는 시련의 5월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대전=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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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사진=SSG 랜더스 |
박종훈은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2볼넷 2몸에 맞는 볼)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어느새 8.10까지 치솟았다.
점수를 내주지 않은 이닝이 없었다. 직구와 커브만 활용한 1회에 노시환에게 홈런을 맞았다. 2회부터는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타자들에게 선택지를 넓히려 했으나, 제구만 더 불안해졌다. 결국 4회에는 한 타자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교체되고 말았다. 다행히 SSG는 선발 박종훈이 흔들렸지만, 7회 6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짜릿한 8-7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SSG는 18승 1무 14패로 4위를 유지했다.
올 시즌 SSG는 매번 선발이 일찍 무너지고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는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김광현을 제외하면 계산이 서는 투수가 없는 선발진이 꼽힌다. 올해 SSG는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0개 팀 중 유일하게 아예 없다. 평균자책점만 본다면 6.62(리그 10위)로 사실상 초토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내용은 더 암담하다. 노장에 속하는 프로 18년 차 김광현을 넘어서는 선수가 없다. 김광현은 퀄리티 스타트 3회로 팀 내 최다 이닝(36⅔)을 소화하면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4.17)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외국인 선발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36)가 경기당 이닝 소화 1위(6.2이닝)로 불펜 부담을 덜어주고 있지만, 퍼포먼스 면에서 기대치를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평균자책점 4.65). 1선발로 기대했던 로버트 더거(29)는 KBO 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만 남긴 채 지난달 27일 올해 가장 먼저 한국을 떠난 외인이 되고 말았다.
김광현. /사진=SSG 랜더스 |
4월 30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SSG 이숭용 감독은 "앤더슨은 최대한 빨리 들어오면 이번 주에 올 것 같다. 오면 메디컬 체크에 들어간 뒤 일본에서 비자를 받으려 한다. 이후에는 조금씩 투구 수를 늘리려 한다. 배영수 투수코치가 최대한 천천히 몸을 만들면서 공을 10개씩 늘리는 걸 원했다. 그렇게 되면 6월 초에는 정상적으로 80개 이상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영상에서 본 대로 잘 던져준다면 후반기부터는 마운드가 조금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앤더슨은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1라운드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입단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미국에서 2021년까지 활약한 우완 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선발투수로 등판했고 트리플A에서 55경기(선발 43경기) 평균자책점 3.94, 244⅓이닝 233탈삼진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일본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2시즌 동안 1군 통산 34경기(19선발) 7승 5패 평균자책점 3.05를 마크했다.
SSG에 따르면 앤더슨은 키 190㎝의 우수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올 시즌 최고 시속 156㎞, 평균 152㎞의 우수한 직구 구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낙차 큰 커브와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등 다양한 결정구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드류 앤더슨. /사진=SSG 랜더스 |
문제는 앤더슨이 준비할 한 달 동안 남은 선발 투수들이 버티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오원석(23)은 아직 6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고 14㎏ 체중 감량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박종훈(35)은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답보 상태다. 가장 제 몫을 해준다는 김광현 역시 피홈런 리그 공동 2위(7개)로 예전 같은 안정감은 보여주지 못하는 상태다.
올릴 자원도 마땅치 않다. 더거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현재 더거의 자리에는 이기순(21)과 송영진(20)이 대기하고 있다. 이기순은 4경기 평균자책점 6.75, 9⅓이닝 8볼넷 10탈삼진으로 간신히 자리만 메우는 수준이다. 4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2⅔이닝 4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송영진은 올해 1군에서 6경기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한 뒤 퓨처스리그에서 1경기에 나와 4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숭용 감독은 "이기순이 노시환에게 홈런을 맞긴 했지만, 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그 상황(만루)에서 바꿔버리면 (이)기순이에게는 아무것도 안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4실점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고 4~5이닝 4점 정도면 우리가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며 "일요일 선발은 조금 더 고민해 보려 한다. 송영진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퓨처스로 내리면서 정확하게 메시지를 줬는데 어제(4월 30일) 던지는 걸 보니 확실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어떻게든 있는 자원으로 앤더슨이 올 6월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 SSG는 시련의 5월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대전=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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