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최근 2주 사이 사구로 인한 불운의 부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17일 문학 KIA전에서 최정이 1회 윌 크로우의 150km 강속구에 왼쪽 갈비뼈를 맞은 것이 시작이었다. 당초 미세 골절로 나왔지만 재검진 결과 단순 타박으로 드러나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최정은 4경기를 쉬고 라인업에 복귀했다.
하지만 같은 달 21일 문학 LG전 더블헤더 2차전에서 주전 2루수 김성현에게 사구 불운이 닥쳤다. 6회 우강훈의 151km 강속구에 왼쪽 손목을 맡아 미세 골절 진단을 받고 이탈한 것이다. 김성현은 2주간 상태를 지켜본 뒤 재검진을 받기로 했다.
김성현이 빠진 2루 자리에는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뽑은 신인 내야수 박지환이 들어갔다. 박지환은 지난달 16일 1군 재등록 이후 9경기 타율 3할2푼(25타수 8안타) 3타점 3볼넷 5삼진 출루율 4할1푼4리로 활약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28일 문학 KT전에는 3안타 맹타를 터뜨렸고, 30일 대전 한화전에도 괴물 투수 류현진에게 1타점 적시타 포함 2안타 멀티히트로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9회 마지막 타석에 안타까운 사구 부상을 당했다. 한화 투수 장지수의 142km 직구에 왼쪽 손등을 직격으로 맞은 것이다. 손이 떨릴 정도로 사구 통증이 심했고, 곧장 교체된 뒤 병원으로 이동했다. 복수의 병원에서 더블 체크 결과 중수골 미세 골절이 드러났다. 1일 한화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박지환은 정확한 재활 치료, 부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 검진을 받는다.
2루수 자원을 둘이나 사구로 잃은 이숭용 SSG 감독도 1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늘은 웃을 일이 없네요”라며 “(김)성현이도 그렇고, (박)지환이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는데 참 안타깝다. 성현이처럼 미세 골절로 나왔다. 빨리 돌아오면 좋겠지만 4주 이상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허탈해했다.
거듭된 사구 부상자 속출로 SSG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초반 흐름도 좋지 않았다. 선발투수 박종훈이 3이닝 6실점으로 흔들리며 5회까지 1-6으로 끌려다녔다. 타선도 5회까지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에게 1안타로 막혔다.
하지만 불펜이 무너지지 않고 버텼고, 6회부터 SSG 타선이 한화 불펜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6회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은 SSG는 7회에만 6득점 빅이닝을 몰아치며 단숨에 8-6 역전에 성공했다. 추신수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내며 이어진 2사 만루에서 한유섬이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한화 구원 박상원과 풀카운트 승부에서 6구째 낮게 들어온 147km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을 갈랐다. 주자 3명 모두 홈에 불러들인 싹쓸이 3타점 2루타. 6-6 동점을 만들며 경기 흐름이 완전히 SSG로 넘어왔다. 이어 에레디아의 우중간 적시타 때 한유섬이 홈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며 결승점을 올렸다. 한화 수비가 실책으로 우왕좌왕한 사이 타자 에레디아가 홈까지 들어왔다. 9회 마무리 문승원이 1점을 내줬지만 8-7로 승리하면서 한화전 올 시즌 4전 전패 끝에 첫 승을 올렸다.
경기 후 한유섬은 “시즌 초반부터 한화와는 힘든 경기가 이어졌고, 어제(30일) 지환이가 안타깝게 부상을 당했다. 오늘(1일)은 전 선수단이 이기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동점 2루타를 치기 전 3타석 연속 삼진을 당했던 한유섬은 “초반에 경기 흐름이 끌려갔고, 개인적으로도 결과가 계속 좋지 않았다. (7회 타석 때) 이전 타석에 삼진을 많이 당했지만 ‘이번에도 삼진 당해도 좋으니 조금 더 타이밍을 앞에 놓자’고 생각하면서 스윙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끝까지 응원해주신 원정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내일(2일)도 승리할 수 있도록 모든 선수단이 함께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숭용 SSG 감독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7회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어려운 게임 잘 잡았다”며 선수단에게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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