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5점차 열세를 뒤집었다. 7회 6득점을 폭발한 타선 집중력과 함께 불펜의 호투가 빛났다. 그 중에서도 2이닝을 깔끔하게 막은 사이드암 박민호(32)가 757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맛봤다.
SSG는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을 8-7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5회까지 1-6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6회부터 가동된 한화 불펜을 집중 공략했다. 6회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더니 7회 6득점 빅이닝을 휘몰아쳤다. 추신수의 희생플라이, 한유섬의 싹쓸이 3타점 2루타, 에레디아의 결승타에 상대 실책을 더해 6점을 폭발했다.
불펜의 호투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역전승이었다. 선발 박종훈이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2사구 2탈삼진 6실점으로 난조를 보이며 강판됐지만 최민준(1이닝), 박민호(2이닝), 노경은(1이닝), 조병현(1이닝), 문승원(1이닝 1실점)으로 이어진 불펜이 6이닝 1실점을 합작하며 8-7 역전승을 완성했다.
그 중에서 유일하게 멀티 이닝을 맡은 사이드암 박민호가 돋보였다. 1-6으로 뒤진 5회 투입된 박민호는 6회까지 2이닝을 던지며 볼넷 1개만 내줬을 뿐 삼진 3개를 잡으며 노히터 무실점으로 막았다. 불펜 추격조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6회에는 한화 중심타선을 봉쇄했다. 선두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노시환을 우익수 뜬공, 안치홍을 3구 삼진, 채은성을 3루 땅볼 처리하면서 한화의 추가 득점을 확실히 차단했다. 지난 2021년 10월24일 대구 삼성전(2⅔이닝 무실점) 이후 920일 만의 멀티 이닝이었다.
이후 SSG 타선이 7득점을 폭발, 역전에 성공하면서 박민호의 시즌 첫 승 요건이 갖춰졌다. 뒤에 나온 투수들이 리드를 지키면서 박민호는 2022년 4월5일 수원 KT전(1이닝 무실점)에 이어 757일 만에 승리했다. 시즌 첫 승으로 평균자책점도 2.25에서 1.50으로 낮추며 SSG 불펜의 새로운 힘으로 떠올랐다.
경기 후 박민호는 “오늘(1일) 무조건 이기고 싶은 경기였는데 팀이 역전승을 했고, 나 또한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기분 좋다”며 “작년에 야구 인생에 마침표 찍을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부모님과 아내가 옆에서 변함없이 응원해주고 도움을 줘서 이렇게 승리투수를 할 수 있는 날이 돌아왔다. 감사의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가족들에게 진심을 표했다.
인천고-인하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4년 2차 3라운드 전체 33순위로 SSG 전신 SK에 입단한 박민호는 2019~2021년 팀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다. 2020년에는 57경기(52이닝) 2승1패4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2.42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2021년부터 구속이 떨어지면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졌고, 지난해에는 1군 10경기(10이닝) 등판에 그쳤다. 2군에서 보낸 시간이 길었다.
스스로 은퇴를 고민할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도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지난달 20일 1군 콜업 후 추격조 임무를 맡아 제 몫을 하고 있다. 박민호는 “그동안 강화도에서 함께한 후배들이 떠오른다. 지금도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겠지만 후배들도 1군 무대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 팀에 많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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