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시즌 10승보다 역전패 10번이 더 빨랐다. 롯데 자이언츠는 충격의 연패를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
롯데는 지난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올 시즌 두 번째 5연패 수렁에 빠졌다.
롯데는 이날 경기 초반, 무수한 득점 기회를 놓쳤다. 1회 1사 후 정훈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고 레이예스의 우익수 방면 2루타로 1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전준우가 삼진, 손호영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회에도 선두타자 나승엽이 우선상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김민성의 우익수 뜬공으로 1사 3루 기회를 이어갔지만 고승민의 1루수 땅볼로 3루 주자가 횡사 당했고 손성빈도 삼진을 당해 기회가 무산됐다.
4회에도 선두타자 전준우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2사 후 김민성의 볼넷으로 기회가 이어졌지만 고승민의 3루수 땅볼이 나오며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5회 겨우 선취점을 뽑았다. 1사 후 윤동희의 볼넷과 정훈의 2루 땅볼로 2사 2루 기회를 만들었고 레이예스의 좌전 적시타로 1-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1점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7회 올라온 필승조 전미르가 무너졌다. 기회를 놓치면 곧 위기가 찾아온다는 야구계 격언을 애써 무시하려고 했지만 위기를 롯데는 이겨내지 못했다. 7회에만 대거 5실점 하면서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그동안 팀의 불펜진을 지탱했던 전미르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도 힘든 실정. 앞서 잡은 기회들을 절반이라도 살렸으면 이런 경기 양상은 없었을 수 있었다.
이로써 롯데는 시즌 8승(22패1무)를 거두는 사이 역전패만 10차례를 당했다. 시즌 10승 보다 역전패 10번이 더 빨랐다. 투수진과 타선의 엇박자가 극심하기에 나올 수밖에 없는 현상. 지난 1일 경기가 올해 롯데의 현주소를 함축한 경기였다.
팀 평균자책점은 5.29로 8위, 팀 타율은 2할6푼2리로 9위다. 31경기에서 126득점을 올렸는데 경기 당 평균 4.06점을 낸 셈이다. 롯데는 이길 수 없는 경기들을 하고 있다. 특히 득점권에서 2할3푼6리의 성적으로 최하위다. 여러모로 롯데는 악몽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엔트리 변동 등으로 탈출구를 이리저리 모색해보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당장 팀에 반등의 동력을 제공해줄 만한 선수들도 찾기 힘들다. 현재가 가장 베스트 라인업이고 이를 극대화 해야 하지만 극대화의 방법이 쉽지 않다.
올해 롯데는 ‘명장’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지만 김태형 감독 역시 손 쓸 수 없는 경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 기용, 라인업 등 감독이 개입할 수 있는 여러 포인트에서 아쉬운 대목들이 있지만 기본적인 전력의 열세, 선수들의 역량 부족, 얇은 선수층 등 감독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롯데에 부족하다.
최근 몇년 동안 누적된 악순환의 고리들이 올해 한꺼번에 폭발하는 모양새다. 딱히 돌파구를 찾기도 힘든 현재 상황이다. 최악의 4월을 보낸 롯데는 5월에도 암운을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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