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구)승민이 형, 빨리 와주세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일, 사직 키움전에서 6-5로 신승을 거두면서 간신히 5연패를 탈출했다.
5-5 동점 상황에서 접전으로 이어진 경기, 8회부터 살얼음 승부를 펼쳐야 했다. 7회 1사 후 올라온 전미르가 공 2개로 이닝을 정리했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하지만 8회 전미르는 김휘집과 고영우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최준용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준용은 첫 타자 김재현의 스리번트 시도를 아웃으로 저지했다. 이후 대타 송성문을 우익수 뜬공으로 정리했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우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용규와 8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1루수 땅볼로 요리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최준용이 위기를 극복한 뒤 8회말 손호영의 3루타와 고승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얻었다. 최준용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경기 후 만난 최준용은 “지난 SSG 경기 때 (전)미르가 무사 만루 위기를 만든 상황에서 제가 올라갔다가 3점을 다 줬다. 너무 미안해서 미르랑 밥을 먹고 저희 집에서 잤다. 그때 약속했던 게 ‘다음에는 꼭 막아줄게 부담없이 던지고 내려와라’라고 말해줬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1점도 주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1구 1구 매우 신중하게 던졌고 (유)강남이 형이 리드하는대로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너무 기분 좋다”라면서 “상대의 스리번트 시도를 예상했다. 그래서 직구를 안 던지고 일부러 커터를 던졌는데 파울이 나왔다. 결정적이지 않았나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올해 롯데 불펜진은 구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도 투수진, 특히 불펜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7~8회를 책임져 줘야 했던 구승민의 심각한 부진이 머릿속을 헝클어 놓았다. 4년 연속 20홀드를 달성했고 구단 최초 100홀드를 달성한 리그 대표 필승조의 부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올해 9경기 2패 평균자책점 21.94(5⅓이닝 13자책점)을 기록했다. 한 차례 2군 재정비를 하고 1군에 올라왔지만 여의치 않았다. 지난 1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당장 전미르와 김상수 등이 구승민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구승민의 부진이 롯데의 계산 오류를 낳았다.
김태형 감독은 “열흘 있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얘기를 못 할 것 같다. 팔이 빨리 넘어와야 하는데 넘어오기 전에 힘을 쓰려고 하한다. 그런 부분을 생각해보자고 했는데 잘 안됐다”라고 설명하면서 구승민의 재정비가 얼마나 걸릴지 가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구단을 위해 헌신했기에, 또 투수진의 기둥으로 어린 투수들을 다독이고 이끌며 구성원 모두의 신망을 얻었기에 구승민의 부진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모두가 하루빨리 구승민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함께 필승조 역할을 하면서 구승민을 많이 따랐던 최준용은 더더욱 그렇다.
최준용은 인터뷰 말미에 “한 마디만 더 하고 싶다”라면서 “지금 (구)승민이 형이 많이 힘든데 하루 빨리 1군에 오셨으면 좋겠다. 2021년에 ‘구최김 트리오’를 이뤘지 않나. 2021년처럼 구최김 트리오를 한 번 더 이뤄보고 싶다. 승민이 형이 빨리 와주셨으면 좋겠다. 돌아오면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구승민의 복귀를 간절히 바랐다.
2021년 구승민-최준용-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라인은 막강했다. 특히 최준용이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후반기에 이들 3명의 조합은 언터쳐블이었다. 구승민이 33경기 4승1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76, 최준용은 29경기 2승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다. 김원중은 29경기 1승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의 성적을 남기면서 뒷문을 틀어막았다. 2021년의 영광과 환희를 다시 느끼고 싶은 최준용의 바람이다.
마무리 김원중 역시 “지금 승민이 형이나 2군으로 내려간 다른 친구들도 곧 자기 페이스를 찾아서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무사 복귀를 바랐다.
롯데 구성원 모두가 구승민을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 막강하고 든든했던 필승조로의 복귀를 기원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