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국내 병원 검진 결과 큰 이상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선수는 여전히 통증이 있다며 몸 상태에 불안하다. 재활 속도는 더디다. 미국에 있는 주치의 의견을 듣고 따르려 한다. 지난해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플럿코를 떠올리게 한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알칸타라는 3일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국에 있는 주치의에게 검진을 받기 위해서다.
두산 구단 홍보팀은 3일 잠실구장에서 LG와 경기에 앞서 "알칸타라 선수가 오늘 오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국에 가서 주치의에게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귀국은 오는 8일 또는 9일에 한다"고 밝혔다.
알칸타라는 지난 4월 21일 키움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재활을 하면서 최근 국내 병원 3곳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오른 팔꿈치 염좌 진단이 나왔다. 두산 관계자는 "검진 결과는 크게 이상은 없다. 그런데 선수가 불안함이 계속 있어서 주치의를 직접 만나서 검진을 받고 싶어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알칸타라는 최근 캐치볼 등 재활 훈련을 했는데, 미세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국내 병원 검진 결과를 전적으로 믿지 못하고 미국에 있는 주치의에게 가서 검진을 받고 최종적으로 체크를 하고 싶다고 구단에 요청했다.
선수와 구단 사이에 거리감이 생겼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1일 알칸타라에 대해 “캐치볼을 했는데 더 드릴 말씀이 없다.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기 때문에"라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또 “알칸타라가 언제 돌아올지는 누구도 모른다. 상태를 지켜봐야 하는데, 더 길어지면 우리도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알칸타라가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이 감독은 3일 경기 전에 "외국인 선수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니까, 일단은 가서 검진 결과를 받아보고 그때 다시 판단해야 될 것 같다. 마음이 아프지만 어떻게 합니까"라고 말했다.
알칸타라는 2020년 두산에서 20승(2패)을 거뒀고, 이듬해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2년 계약으로 떠났다. 지난해 다시 두산으로 복귀해 31경기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 올해 총액 150만 달러(약 20억원)에 재계약했고, 부상 전까지 5경기(31⅓이닝)에 선발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했다.
알칸타라의 상황은 지난해 플럿코의 행보와 비슷하다. 플럿코는 지난해 전반기에 17경기에서 11승 1패 평균자책점 2.21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후반기에 코로나19에 감염돼 휴식기가 있었고, 8월말 왼쪽 골반뼈 타박상 부상으로 이탈했다. 병원 검진 결과 4~5주 재활 기간이 예상됐다. 그런데 재활 일정이 계속 늘어났다.
재활 과정에서 플럿코와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이 엇갈렸다. 트레이닝 파트의 재활 프로그램에 플럿코가 따라가지 못했다. 병원 검진 결과에는 큰 이상이 없는데, 선수는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고 느끼며 재활 과정에 소극적이었다.
병원 검진(MRI 등) 결과를 놓고 미국에 있는 플럿코의 개인 주치의 의견과 국내 의료진 및 LG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이 엇갈렸다. 플럿코는 주치의 의견에 따라 재활 속도를 늦췄다. 염경엽 감독은 이를 지켜보면서 “(복귀 일정은) 플럿코 본인에게 달려 있다. 본인이 알아서 잘 결정해야 될 것이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지금 이승엽 감독과 비슷했다.
결국 플럿코는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복귀하지 못했다. 실전 경기에 등판하지 못하자, 염경엽 감독은 플럿코를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고, 플럿코는 정규시즌이 끝나고 한국시리즈에 앞서 미국으로 떠났다. 작별이 매끄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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