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투수 고우석(26)의 마이애미 말린스 트레이드가 공식 발표됐다. 샌디에이고가 고우석 포함 4명의 선수를 주고 영입한 2년 연속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27)는 1번타자로 이적 첫 경기를 나선다.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는 5일(이하 한국시간)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전날(4일) 현지 언론의 보도대로 고우석을 비롯해 외야수 딜런 헤드(20), 제이콥 마시(23), 1루수 네이선 마토렐라(23)가 마이애미로 향하면서 아라에즈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아라에즈의 올해 남은 연봉을 마이애미가 대부분 부담하는 조건으로 샌디에이고가 현금도 받았다. 

지난 4일까지 시즌 성적 9승25패(승률 .265)로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5위 꼴찌로 처진 마이애미는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MLB.com 샌디에이고 유망주 랭키 6위 헤드, 9위 마시, 13위 마토렐라를 영입하며 미래 야수 자원들을 확보했다. 

여기에 고우석을 덤으로 받아 불펜 카드를 하나 추가했다. 마이애미는 구원 평균자책점 21위(4.39)로 불펜이 약한 편이다. 샌디에이고와 지난 1월초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했으나 메이저리그에서 공 하나 못 던지고 트레이드된 고우석은 기회 보장 측면에서 마이애미에 온 것이 호재가 될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6경기(5이닝) 2패 평균자책점 12.60으로 크게 부진하며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한 고우석은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타고투저인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PCL)를 피해 더블A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게 배려를 받았지만 10경기(12⅓이닝) 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로 썩 좋지 못했다.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되면서 고우석은 트리플A 잭슨빌 점보 쉬림프에 배정됐다. 더블A에서 트리플A로 한 계단 오르면서 메이저리그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잭슨빌은 인터내셔널리그에 있어 PCL에 비해 투수들이 기를 펼 수 있는 환경이다. 

고우석과 함께 옮긴 헤드, 마토렐라는 더블A 펜사콜라 블루 와후스에 합류했다. 헤드는 싱글A 주피터 해머헤드스로 이동했다. 

샌디에이고에 합류한 아라에즈는 베네수엘라 출신 우투좌타로 극강의 컨택 능력을 자랑한다. 2019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한 뒤 지난해부터 마이애미로 옮겨 6시즌 통산 타율 3할2푼4리(2124타수 688안타) 24홈런 206타점 180볼넷 176삼진 출루율 .377 장타율 .423 OPS .801을 기록 중이다. 2022년 아메리칸리그 타율 1위(.316), 지난해 내셔널리그 타율 1위(.354)로 2년 연속 양대리그에 거쳐 타격왕에 등극한 역대 최초 선수가 됐다. 2년 연속 실버슬러거를 받으며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샌디에이고는 지난겨울부터 아라에즈에게 큰 관심을 보였고, 5월초 이른 시점에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올해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33경기 타율 2할9푼9리(137타수 41안타) 5타점 8볼넷 11삼진 출루율 .347 장타율 .372 OPS .719로 성적을 끌어올렸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라인업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공격력과 좌타자를 찾고 있었다”고 아라에즈 영입 배경을 밝혔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정말 깜짝 놀랐다. 아라에즈는 정말 대단한 선수이고, 아마도 현역 선수 중 토니 그윈에 가장 가까운 선수일 것이다. 우리 라인업에서 그를 보게 되다니 기대된다”고 반겼다. 

아레에즈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샌디에이고는 애리조나 우완 선발 브랜든 팟을 맞아 아라에즈(지명타자) 타티스 주니어(우익수) 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 매니 마차도(3루수) 주릭슨 프로파(좌익수) 잰더 보가츠(2루수) 잭슨 메릴(중견수) 루이스 캄푸사노(포수) 김하성(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마이클 킹. 

올해 35경기 타율 2할1푼1리(123타수 26안타) 4홈런 17타점 20볼넷 28삼진 OPS .693을 기록 중인 김하성이 시즌 처음으로 9번 타순까지 내려왔다. 올 시즌 김하성은 타순 5번(19경기), 6번(12경기), 8번(3경기), 7번(1경기) 순으로 선발 출장했다. 최근 7경기 타율 9푼1리(22타수 2안타) 무홈런 무타점 4볼넷 10삼진 OPS .322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타격감이 저조한 상황에서 내야수 아라에즈의 합류는 김하성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라에즈가 주 포지션 2루에 들어가면 보가츠가 다시 유격수를 맡아 김하성의 자리를 침범할 수 있다. 김하성으로선 하루 빨리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출장 기회를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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