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년 연속 타격왕을 최저 연봉도 안 되는 조건으로 헐값에 쓴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루이스 아라에즈(27)의 잔여 연봉 대부분을 전 소속팀 마이애미 말린스가 부담한다. 오히려 고우석(26)의 연봉까지 덜어낸 샌디에이고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트레이드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가 투수 고우석, 외야수 딜런 헤드(20), 제이콥 마시(23), 1루수 네이선 마토렐라(23)를 마이애미에 주는 조건으로 아라에즈와 약 800만 달러 현금을 같이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고 전했다.
올해 연봉 1060만 달러인 아라에즈는 잔여 시즌 149일 동안 849만1398달러 연봉이 남아있다. 마이애미가 트레이드 조건으로 789만8602달러 부담하기로 하면서 샌디에이고는 최저 연봉(74만 달러)도 안 되는 59만2796달러에 아라에즈를 남은 시즌 쓸 수 있게 됐다.
디애슬레틱은 ‘이에 따라 샌디에이고는 상당한 재정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팬그래프에 따르면 샌디에이고의 페이롤은 사치세 한도 기준인 2억3700만 달러보다 약 1200만 달러 낮을 것으로 보인다. 3년 연속 사치세를 냈던 샌디에이고는 올해 한도 초과를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올해 연봉 175만 달러인 고우석을 보내면서 아라에즈를 59만 달러 수준의 헐값에 쓰게 됐으니 샌디에이고로선 금전적으로 보통 남는 장사가 아니다. 아라에즈는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였던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2루타 포함 6타수 4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샌디에이고의 13-1 대승을 이끌었다.
그만큼 샌디에이고의 유망주 카드가 마이애미의 구미를 당겼다. 헤드, 마시, 마토렐라는 MLB 파이프라인 샌디에이고 유망주 랭킹에서 각각 6위, 9위, 13위였다. 9승25패(승률 .265)로 일찌감치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5위로 떨어져 순위 싸움에서 멀어진 마이애미는 내년 시즌 후 FA가 되는 아라에즈 카드로 미래 야수 자원들과 고우석을 받았다.
‘마이애미 헤럴드’를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터 벤딕스 마이애미 야구운영사장은 “팀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지나칠 수 없는 제안을 받았다. 올해 팀 성적이 실망스럽지만 당장 뭔가를 바꿀 수 없고, 포스트시즌 진출은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팀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엄청난 규모의 젊은 재능을 지나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벤딕스 사장은 “아라에즈는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매우 훌륭한 선수다. 그래서 힘든 결정이었지만 그 대가로 우리는 많은 유망주들을 얻었다. 6년 이상 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야수 3명, 투수 1명의 장기적 가치를 봤을 때 트레이드를 하는 것이 구단을 위한 올바른 결정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선수 분석 능력에 대해 매우 자신감 있다. 야구에서 보장된 것은 없지만 4명의 선수가 우리 미래에 의미 있는 부분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아라에즈의 연봉을 대부분 보전한 것에 대해서도 벤딕스 사장은 “브루스 셔먼 구단주가 장기 비전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계속 해주고 있다. 아라에즈 잔여 연봉을 기꺼이 부담하기로 하면서 더 좋은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었다”며 “우리는 해마다 90승 이상 거두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샌디에이고는 풍부한 유망주 자원으로 또 한 번 즉시 전력을 보강했다. 지난 3월 시즌 전 MLB 파이프라인 샌디에이고 유망주 5위 투수 드류 소프, 7위 외야수 사무엘 자발라, 8위 투수 하이로 이리아테 등 유망주들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주고 올스타 선발투수 딜런 시즈 데려온 데 이어 아라에즈까지 영입해 올해 대권 도전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4연승 중인 샌디에이고는 18승18패로 5할 승률에 복귀, NL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22승13패)에 4.5경기차 2위로 따라붙었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아라에즈 영입에 대해 “정말 흥분된다. 두 번이나 타격왕을 차지한 선수를 영입하면서 라인업에 깊이가 더해졌다. 1루수, 2루수, 지명타자를 맡으면서 양질의 타격을 제공해줄 것이다”면서 “A.J. 프렐러 사장 겸 단장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 스프링 트레이닝 마지막 날 시즈를 영입하더니 5월초에 아라에즈 같은 선수를 영입했다. 우승에 대한 우리 팀의 의지를 잘 보여준다. 많은 유망주를 스카우트하고 육성한 프렐러 사장과 스카우트 부서에 박수를 내야 한다. 2년 전에도 후안 소토를 영입했다. 그만큼 우리 팀에 탐낼 만한 유망주가 많았다는 뜻이다”고 스카우트 및 육성 시스템에 공을 돌렸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로 유명한 프렐러 단장은 “타격왕을 두 번이나 차지한 아라에즈를 영입하게 돼 매우 기쁘다. 그는 많은 에너지와 엄청난 기술을 가진 선수로 우리가 오랫동안 주시해왔다. 오프시즌에 소토를 잃은 뒤 우리는 다른 공격 방법을 찾아야 했고, 좌타자가 우선 순위였다”며 “궁극적으로 올해 우리 팀에 맞는 가격에 영입했고, 앞으로 다른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연봉 부담을 덜어낸 트레이드로 추가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데에도 큰 의미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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