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마이애미 말린스가 트레이드로 새로 영입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고우석(26)의 메이저리그 콜업 가능성도 조금은 높아졌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6일(한국시간) "마이애미에 아라에즈 트레이드로 받아온 선수들이 의미가 있을까"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4일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간 4대1 트레이드를 두고 한 말이다. 마이애미는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루이스 아라에즈(27)를 샌디에이고로 보내는 대신 고우석과 외야수 제이콥 마시(22), 딜런 헤드(19), 내야수 네이선 마토렐라(23) 등 3명의 유망주, 총 4명의 선수를 받았다.
그러면서 올해 1060만 달러(약 144억 원)에 달하는 아라에즈의 연봉 중 789만 8602달러(약 107억 원)를 마이애미 측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는 아라에즈의 계약이 트레이드 시점에서 149일이 남은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59만 2796달러(약 8억 원) 또는 최저연봉 74만 달러(약 10억 원)에 비례한 연봉만 부담하면 된다.
다소 이른 시점에서 트레이드가 발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마이애미는 6일 기준 10승 26패로 사실상 리빌딩에 들어간 시점에서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는 아라에즈를 어떻게든 팔아야 했다. 샌디에이고는 상대에게 압박을 줄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좌타자를 찾고 있었고, 60만 달러(약 8억 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타격왕을 쓸 수 있다는 말에 고우석과 3명의 유망주를 내놓았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고우석의 메이저리그행도 청신호가 켜졌다. 마무리 출신과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 샌디에이고의 탄탄한 불펜과 달리, 마이애미는 불펜 평균자책점 4.86(리그 25위)에서 보이듯 허리가 약하다. 무엇보다 마이애미 구단이 고우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의지를 보인다. 로젠탈은 "마이애미는 이번에 받은 새로운 유망주들의 평가를 부풀리면서 아직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한 한국인 FA 고우석을 어떻게든 살려서 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작점부터 달랐다. 샌디에이고는 미국 무대 적응을 이유로 고우석을 더블 A에서만 뛰게 했다. 고우석은 그곳에서 10경기 동안 승리 없이 2패 1홀드 1세이브, 12⅓이닝 14피안타 4볼넷 15탈삼진, 평균자책점 4.38, 피안타율 0.28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6을 기록했다.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성적이지만, 마이애미는 고우석을 처음부터 트리플 A 구단인 잭슨빌 점보 슈림프에 배치했다. 상위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보겠다는 뜻이다.
다만 고우석을 중용하겠다는 배경을 살펴보면 다소 씁쓸함이 남는다. 당초 이번 트레이드 자체가 마이애미가 급해서 한 거래였다. 아라에즈는 2019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통산 536경기 타율 0.326, 24홈런 201타점 287득점 11도루, 출루율 0.379 장타율 0.427 OPS 0.806을 기록했다. 데뷔 때부터 공을 맞히는 데 타고난 모습을 보였고 2022년 미네소타에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지난해 마이애미로 이적해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수상해 미국 전역에 명성을 떨쳤다.
그뿐이었다. 통산 성적에서 보이듯 아라에즈는 발이 빠르지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도 없는 교타자다. 더욱이 2루 수비도 안정적이지 못해 지명타자가 더 어울릴 것이란 평가도 받았다. 로젠탈은 "아라에즈에 대한 업계의 많은 사람의 생각은 팬들과 다르다. 아라에즈는 파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커리어 내내 평균 타율 0.325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2루에서 평균 이하의 수비를 지니고 있고 1루수에 어울리는 타격을 하지 못한다. 외야수, 3루수를 뛸 수 있다지만, 전반적으로 수비가 좋지 않아 부정적"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 탓에 2년 연속 타격왕이라는 거창한 포장과 달리 실제로 아라에즈에게 접근한 팀은 적었다는 후문이다. 로젠탈은 "올해 마이애미에 처음 부임한 피터 밴딕스 단장은 더 기다리면 샌디에이고의 제시와 같은 조건의 트레이드를 할 수 없을까 봐 걱정했다. 트레이드 마감 기한이 거의 3개월 남은 시점에서 지난주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문의했으나, 가벼운 대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샌디에이고는 오프 시즌부터 문의했고 밴딕스 단장은 샌디에이고의 제안을 지나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가 보낸 유망주들은 평가가 꽤 좋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기준으로 샌디에이고 팀 내 6위(헤드), 9위(마시), 13위(마토렐라)의 유망주였다. 디 애슬레틱의 키스 로 기자는 마이애미가 인상적인 대가를 받았다고 평가했고, 또 다른 매체 베이스볼 트레이드 밸류는 샌디에이고의 오버 페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업계의 많은 이가 그러한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로젠탈의 의견이다. 로젠탈은 "샌디에이고가 오버 페이했다는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은 마이애미가 질보단 양을 선택했다고 한다"고 촌철살인을 날리며 "A.J.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유망주를 수집하는 팀을 유혹하기 위해 큰 임팩트를 줄 수 없는 선수들을 항상 묶어서 판다"고 근거를 댔다.
대표적인 것이 블레이크 스넬(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데려오기 위해 2020년 12월 루이스 파티뇨, 프란시스코 메히아, 블레이크 헌트, 콜 윌콕스 등 4명의 유망주를 탬파베이 레이스에 넘겨준 트레이드다. 이때 넘어간 선수 중 윌콕스를 제외한 3명이 2024년 현재 탬파베이에는 없다. 오히려 파티뇨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로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돌아오기까지 했다. 물론 조시 네일러(클리블랜드)가 포함된 2020년 8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3대6 트레이드처럼 실패한 사례도 있었으나, 대부분 프렐러 단장이 넘긴 샌디에이고 유망주들은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결국 마이애미로서도 이 트레이드가 실패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이번에 받은 고우석의 반등과 유망주 육성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고우석 포함 네 명의 선수 모두 잠재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로젠탈은 헤드, 마시, 마토렐라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형 선수로 소개했다. 특히 좋은 수비를 지니고 있는 외야수 마시의 경우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장악력이 생기면 '다이어트한 이정후'가 될 수 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우석도 KBO 리그를 대표했던 마무리로서 미국에서도 기대하는 면이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고우석은 파워풀한 스터프를 가진 우완투수다. 디셉션(숨김 동작)이 부족하고 때로는 밋밋한 직구를 던지지만, 최고 시속 98마일(약 157.7㎞)의 공을 던지면서 순수한 구위만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투수"라고 호평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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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시절 고우석. /사진=뉴스1 |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6일(한국시간) "마이애미에 아라에즈 트레이드로 받아온 선수들이 의미가 있을까"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4일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간 4대1 트레이드를 두고 한 말이다. 마이애미는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루이스 아라에즈(27)를 샌디에이고로 보내는 대신 고우석과 외야수 제이콥 마시(22), 딜런 헤드(19), 내야수 네이선 마토렐라(23) 등 3명의 유망주, 총 4명의 선수를 받았다.
그러면서 올해 1060만 달러(약 144억 원)에 달하는 아라에즈의 연봉 중 789만 8602달러(약 107억 원)를 마이애미 측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는 아라에즈의 계약이 트레이드 시점에서 149일이 남은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59만 2796달러(약 8억 원) 또는 최저연봉 74만 달러(약 10억 원)에 비례한 연봉만 부담하면 된다.
다소 이른 시점에서 트레이드가 발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마이애미는 6일 기준 10승 26패로 사실상 리빌딩에 들어간 시점에서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는 아라에즈를 어떻게든 팔아야 했다. 샌디에이고는 상대에게 압박을 줄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좌타자를 찾고 있었고, 60만 달러(약 8억 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타격왕을 쓸 수 있다는 말에 고우석과 3명의 유망주를 내놓았다.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고우석의 메이저리그행도 청신호가 켜졌다. 마무리 출신과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한 샌디에이고의 탄탄한 불펜과 달리, 마이애미는 불펜 평균자책점 4.86(리그 25위)에서 보이듯 허리가 약하다. 무엇보다 마이애미 구단이 고우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의지를 보인다. 로젠탈은 "마이애미는 이번에 받은 새로운 유망주들의 평가를 부풀리면서 아직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한 한국인 FA 고우석을 어떻게든 살려서 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더블A에서 투구 중인 고우석. /사진=샌안토니오 미션스 공식 SNS |
시작점부터 달랐다. 샌디에이고는 미국 무대 적응을 이유로 고우석을 더블 A에서만 뛰게 했다. 고우석은 그곳에서 10경기 동안 승리 없이 2패 1홀드 1세이브, 12⅓이닝 14피안타 4볼넷 15탈삼진, 평균자책점 4.38, 피안타율 0.280,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6을 기록했다.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성적이지만, 마이애미는 고우석을 처음부터 트리플 A 구단인 잭슨빌 점보 슈림프에 배치했다. 상위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보겠다는 뜻이다.
다만 고우석을 중용하겠다는 배경을 살펴보면 다소 씁쓸함이 남는다. 당초 이번 트레이드 자체가 마이애미가 급해서 한 거래였다. 아라에즈는 2019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통산 536경기 타율 0.326, 24홈런 201타점 287득점 11도루, 출루율 0.379 장타율 0.427 OPS 0.806을 기록했다. 데뷔 때부터 공을 맞히는 데 타고난 모습을 보였고 2022년 미네소타에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지난해 마이애미로 이적해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수상해 미국 전역에 명성을 떨쳤다.
그뿐이었다. 통산 성적에서 보이듯 아라에즈는 발이 빠르지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도 없는 교타자다. 더욱이 2루 수비도 안정적이지 못해 지명타자가 더 어울릴 것이란 평가도 받았다. 로젠탈은 "아라에즈에 대한 업계의 많은 사람의 생각은 팬들과 다르다. 아라에즈는 파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커리어 내내 평균 타율 0.325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2루에서 평균 이하의 수비를 지니고 있고 1루수에 어울리는 타격을 하지 못한다. 외야수, 3루수를 뛸 수 있다지만, 전반적으로 수비가 좋지 않아 부정적"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 탓에 2년 연속 타격왕이라는 거창한 포장과 달리 실제로 아라에즈에게 접근한 팀은 적었다는 후문이다. 로젠탈은 "올해 마이애미에 처음 부임한 피터 밴딕스 단장은 더 기다리면 샌디에이고의 제시와 같은 조건의 트레이드를 할 수 없을까 봐 걱정했다. 트레이드 마감 기한이 거의 3개월 남은 시점에서 지난주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문의했으나, 가벼운 대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샌디에이고는 오프 시즌부터 문의했고 밴딕스 단장은 샌디에이고의 제안을 지나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아라에즈가 5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원정에서 안타를 치고 미소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샌디에이고가 보낸 유망주들은 평가가 꽤 좋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기준으로 샌디에이고 팀 내 6위(헤드), 9위(마시), 13위(마토렐라)의 유망주였다. 디 애슬레틱의 키스 로 기자는 마이애미가 인상적인 대가를 받았다고 평가했고, 또 다른 매체 베이스볼 트레이드 밸류는 샌디에이고의 오버 페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업계의 많은 이가 그러한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로젠탈의 의견이다. 로젠탈은 "샌디에이고가 오버 페이했다는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은 마이애미가 질보단 양을 선택했다고 한다"고 촌철살인을 날리며 "A.J.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유망주를 수집하는 팀을 유혹하기 위해 큰 임팩트를 줄 수 없는 선수들을 항상 묶어서 판다"고 근거를 댔다.
대표적인 것이 블레이크 스넬(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데려오기 위해 2020년 12월 루이스 파티뇨, 프란시스코 메히아, 블레이크 헌트, 콜 윌콕스 등 4명의 유망주를 탬파베이 레이스에 넘겨준 트레이드다. 이때 넘어간 선수 중 윌콕스를 제외한 3명이 2024년 현재 탬파베이에는 없다. 오히려 파티뇨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로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돌아오기까지 했다. 물론 조시 네일러(클리블랜드)가 포함된 2020년 8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3대6 트레이드처럼 실패한 사례도 있었으나, 대부분 프렐러 단장이 넘긴 샌디에이고 유망주들은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결국 마이애미로서도 이 트레이드가 실패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이번에 받은 고우석의 반등과 유망주 육성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고우석 포함 네 명의 선수 모두 잠재력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로젠탈은 헤드, 마시, 마토렐라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형 선수로 소개했다. 특히 좋은 수비를 지니고 있는 외야수 마시의 경우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장악력이 생기면 '다이어트한 이정후'가 될 수 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우석도 KBO 리그를 대표했던 마무리로서 미국에서도 기대하는 면이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고우석은 파워풀한 스터프를 가진 우완투수다. 디셉션(숨김 동작)이 부족하고 때로는 밋밋한 직구를 던지지만, 최고 시속 98마일(약 157.7㎞)의 공을 던지면서 순수한 구위만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투수"라고 호평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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