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한 경기에 달린 징크스가 많다. 극악의 상성을 이겨내야 한다.
롯데는 7~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3연전을 치른다. 7일 매치업부터 토종 에이스 매치업이다. 한화는 류현진, 롯데는 박세웅이다.
류현진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한국 최고의 좌완 에이스다. 10년이 넘는 빅리그 생활을 뒤로하고 친정팀 한화와 8년 최대 170억원 계약을 맺으며 컴백했다. 다만, 아직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7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5.21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11일 잠실 두산전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무대 첫 승이자 통산 99승을 마크했다. 곧바로 통산 100승에 도전했지만 2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아홉수가 이어졌다. 17일 NC전 7이닝 3실점으로 노디시전, 24일 KT전 5이닝 7피안타 2볼넷 4탈삼진 7실점(5자책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결국 지난달 30일 SSG전에서 6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100승을 거머쥐었다. 100승을 따낸 뒤 류현진은 연승에 도전한다.
지난 5일 광주 KIA전 선발로 예고됐지만 우천 취소로 등판이 미뤄졌고 롯데전 선발로 예고됐다. 류현진의 사직구장 롯데전 선발 등판은 지난 2012년 4월7일 이후 4413일 만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류현진이라는 거대한 벽을 이겨내야 하는 것은 물론, 올 시즌 초반부터 롯데의 골칫거리였던 좌완 선발 상대로 침묵했던 징크스를 털어내야 한다. 올해 롯데는 좌완 선발 투수를 12번 만났는데, 1승11패로 절대 열세를 면하지 못했다. 좌완 선발 투수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의미.
개막 이후 첫 단추부터 끼우는 게 쉽지 않은 매치업이었다. 롯데는 개막 첫 3경기에서 김광현, 로에니스 엘리아스(이상 SSG), 양현종(KIA)를 만나야 했다. 모두 패했고 개막 4연패로 시작했다.
아울러 카스타노(NC), 브랜든(두산), 헤이수스(키움), 하트(NC), 엔스(LG) 등 각 팀 좌완 에이스 투수들과 유독 자주 만나면서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손현기, 이종민(이상 키움) 등 경험이 적은 좌완 선발 투수들을 상대로도 롯데는 제대로 된 해법을 만들지 못했다.
롯데의 좌완 선발 투수 상대 타율은 2할1푼2리(260타수 55안타)에 출루율 2할6푼5리, 장타율 .269에 그쳤다. 15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70개의 삼진을 당했다.
좌완 선발 투수 상대 1승이 공교롭게도 한화다. 지난 4월2일 대전 한화전에서 리카르도 산체스를 만났고 경기는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 역시 산체스는 5⅔이닝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산체스가 내려간 뒤 겨우 1점을 뽑아낸 전과였다.
아울러 류현진의 매치업 상대인 토종 에이스 박세웅의 한화전 징크스 역시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세웅은 올 시즌 7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4.03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박세웅은 통산 한화를 상대로 16경기(15선발) 1승8패 평균자책점 7.97로 부진하다. 토종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지만 유독 한화만 만나면 박세웅은 작아졌다. 15번의 선발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는 단 3차례 밖에 없었다. 지난해는 한화전 선발 등판이 아예 없었다.
그나마 지난 2022년 4월20일 사직 한화전에서 박세웅은 7⅓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전 감격의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롯데 입장에서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분위기가 꺾이지 않기를 바라야 한다. 9위 한화와 승차는 2경기 차이까지 좁혀졌다.
지난 5일 삼성전이 우천 취소가 되면서 분위기가 꺾이는 듯 했지만 3연투 등으로 지친 불펜진에 단비와 같은 휴식이 주어졌다. 과연 롯데는 징크스를 극복하고 탈꼴찌 여정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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