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 출신 선수를 보는 게 더는 낯설지 않은 시대다.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같은 한국인 선수는 물론 외국인 선수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리그 역사가 쌓이고, 수준이 향상되면서 KBO를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이제는 같은 날 2명의 전직 KBO리거들이 승리를 거두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치러진 메이저리그 15경기 중 2경기에서 KBO리그 출신 투수들이 승리를 따냈다.
지난 2020년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크리스 플렉센(30·시카고 화이트삭스)은 이날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선발등판, 6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승(3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4.29로 낮췄다.
시즌 첫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8.78로 불안하게 시작한 플렉센이지만 중간으로 2경기 조정을 거친 뒤 선발로 복귀하며 안정을 찾았다. 최근 5경기 2승 평균자책점 1.61로 호투 중이다.
같은 날 2022~2023년 삼성 라이온즈 출신 알버트 수아레즈(35·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구원승을 따냈다. 3-3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회 승부치기 상황에 구원등판한 수아레즈는 2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을 하긴 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아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지난달 18일 대체 선발로 7년 만에 빅리그 무대에 복귀한 수아레즈는 첫 3경기를 선발로 나서 1승 평균자책점 2.35로 호투했다. 경쟁력을 보여준 수아레즈는 구원으로 로스터에 남아 강력한 구위를 뽐내고 있다. 5경기 2승 평균자책점 2.29. 19⅔이닝 동안 17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10일에는 KBO리그를 거쳐간 투수들끼리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해 KBO리그 MVP를 차지하고 메이저리그에 유턴한 에릭 페디(31·화이트삭스), 2019~2021년 삼성에 3년간 몸담았던 벤 라이블리(32·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나란히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페디는 한국에서 가다듬은 스위퍼를 앞세워 7경기(39이닝) 2승 평균자책점 3.46 탈삼진 41개로 연착륙했다.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에서 빅리그에 복귀한 뒤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낸 라이블리도 4경기(21⅔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2.08 탈삼진 24개의 안정된 투구로 클리블랜드의 아메리칸리그(AL) 지구 1위(24승13패) 질주에 기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SK 와이번스 출신 투수 메릴 켈리(36·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롯데 자이언츠 출신 투수 브룩스 레일리(36·뉴욕 메츠), 한화 이글스 출신 투수 버치 스미스(34·마이애미 말린스), NC 다이노스 출신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31·마이애미), 한화 출신 외야수 마이크 터크먼(34·시카고 컵스)이 현재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된 KBO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들이다.
2019~2020년부터 롱런하며 대표적인 KBO 역수출 케이스로 꼽히는 켈리와 레일리는 각각 어깨, 팔꿈치를 다쳐 나란히 부상자 명단에서 휴업 중이다. NC 출신 외야수 닉 마티니(34·신시내티 레즈)는 개막전 멀티 홈런으로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타율 1할대(.177) 부진 끝에 지난 8일 트리플A로 강등됐다. 또 다른 NC 출신 투수 웨스 파슨스(32·클리블랜드)도 올해 4경기를 던졌지만 평균자책점 6.00으로 기대에 못 미치며 지난달 19일 트리플A로 내려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