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허경민(34)이 4년 만에 3할 타율에 도전한다.
허경민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번 3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두산과 키움이 2-2로 팽팽히 맞선 9회초 1사 만루에서 키움 우완 구원투수 주승우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허경민의 첫 결승타다.
두산은 허경민의 활약에 힘입어 5-2로 승리하고 고척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최근 5연승 상승세다. 21승 19패 승률 .525를 기록하며 공동 4위 LG(20승 2무 18패 승률 .526), SSG(20승 1무 18패 승률 .526)와 승차없는 리그 6위를 유지했다.
허경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이 연승을 하는 동안 내 활약이 많이 묻혔다. 오늘은 묻히지 않고 주인공이 된 것 같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잠실에 갈 수 있을 것 깉다. 9회 결승타를 치는 순간 정말 소름이 돋았다. 타구가 예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이종범 선배님이 좌중간 적시타를 쳤던 그런 탄도로 날아갔다. 1루에 가서 코치님한테 '여기 소름돋은거 보세요'라고 말할 정도로 좋았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라며 결승타를 친 소감을 밝혔다.
팀에 리드를 안기고 격한 세리머니를 보여준 허경민은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해냈다는 기쁨이 있었다. 우리 필승조 투수들이 모두 나온 상황이었는데 연장전은 가고 싶지 않았다. 주말에 경기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 우리 팀에도 좋았다. 정말 해결하고 싶었는데 잘 이루어진 것 같다"라며 웃었다.
2020년 117경기 타율 3할3푼2리(437타수 145안타) 7홈런 58타점 70득점 14도루 OPS .824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허경민은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고 4+3년 최대 85억원에 두산과 재계약했다. 대형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3시즌 동안 다시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올 시즌 활약은 대단하다. 허경민은 39경기 타율 3할5푼3리(136타수 48안타) 1홈런 19타점 25득점 1도루 OPS .850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어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즌 개막전부터 단 한 번도 타율이 3할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을 정도로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선수단 주장을 맡았다가 올해 양석환에게 주장을 넘긴 허경민은 "(작년에는) 그냥 야구를 못했다. 주장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 정말 야구를 못해서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너무 멀리 보지 않고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하고 있다. 잘 될 때나 안될 때나 일정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리고 덕아웃에서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계시기 때문에 그것을 믿고 시즌을 잘 치러나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허경민의 올 시즌 활약의 계기 중 하나는 올 시즌부터 착용하기 시작한 안경이다. "다들 많이 물어본다"라며 웃은 허경민은 "작년까지는 렌즈를 꼈는데 어느순간부터 공이 보여야 할 찰나에 조금 이물감이 생겼다. 안경을 쓰면서 선명하게 공을 볼 수 있게 됐다. 스프링캠프 때 안타를 정말 하나도 못치면서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면서 썼는데 그래도 안타는 안나오더라. 그래도 공은 잘보여서 그거 하나 믿고 계속 쓰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큰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비할 때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 허경민은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서 힘들다고 하더라. 그래도 그 불편함보다는 만족감이 더 크다. 앞으로도 계속 써야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주루 플레이를 할 때 불편하지 않은지 묻는 질문에는 "내가 발이 별로 안빨라서 크게 흔들리는 경우는 없다. (정)수빈이 같은 선수가 쓰면 흔들리겠지만 나는 괜찮다"라며 웃었다.
올해 다시 한 번 반등에 성공한 허경민은 두산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이다. 그렇지만 "누구하나 할 것 없이 정말 다 잘해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승리를 하는 것이다 .야구는 혼자 잘해서는 이길 수 없다. 오늘은 내가 팀 승리에 도움이 됐지만 연승 기간 다른 선수들의 도움이 컸다. 앞으로도 또 다른 선수들이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보다는 동료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