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은 올해 들어 장타 생산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지난해 7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던 그는 10일 현재 11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1위 요나단 페라자(한화)와 1개 차에 불과하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가파른 홈런 페이스를 당연하다는 듯 여겼다. 그는 “타석에서 스윙 스피드를 제대로 낼 수 있으면 장타를 충분히 칠 수 있다. 김도영은 타석에서 흐트러짐 없이 스윙을 완벽하게 할 수 있기에 충분히 장타를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김도영은 스스로 도루하는 선수라고 여기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홈런을 터뜨리고 득점 찬스에서 클러치 능력을 발휘한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언제든지 도루를 성공시킬 확률이 높은 선수다. 체력 관리를 잘하면서 홈런과 도루 다 잡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19년 현역 은퇴 후 2020년 스카우트 업무를 맡았던 이범호 감독은 “당시 고등학교 3학년 가운데 수준급 내야수가 많았는데 이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2학년 내야수가 광주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선수가 김도영이었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퓨처스 총괄 코치 시절 김도영의 타격을 지켜본 뒤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의 옛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방망이를) 치고 나서 뛰는 걸 보니 이종범 선배님을 보는 것 같았다. 탄력이 너무 좋더라. 홈런 치는 걸 보면 거의 빠던(배트 플립)이 나온다. 그만큼 자기 몸에 탄력이 있으니 그런 능력을 발휘하는 거다. 빠던도 타이밍이 맞아야 나오는 거다”.
이범호 감독은 또 “김도영이 타격할 때 빠던이 나오면 타격감이 좋다는 거다. 반면 빠던이 안 나오면 타격감이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영이 빠던하는 모습을 자주 보면 좋겠지만 늘 잘 칠 수 없다”는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잘 관리해주고 방망이가 안 맞을 때 어떻게 컨디션을 끌어올릴지 고민하는 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영은 3~4월 3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3푼8리(130타수 44안타) 10홈런 26타점 29득점 14도루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월간 10홈런-10도루는 김도영이 최초다.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3~4월 월간 MVP는 김도영의 몫이었다.
기자단 투표 총 30표 중 23표(76.7%), 팬 투표 44만 8880표 중 23만 6767표(52.7%)로 총점 64.71점을 받은 KIA 김도영은 기자단과 팬 투표에서 모두 압도적인 득표로 총점 15.16점의 2위 SSG 최정을 제치고 3~4월 월간 MVP로 선정됐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월간 MVP 등극이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월간 MVP를 한 번도 받지 못한 선수가 수두룩하다. 김도영이 월간 MVP를 받았다는 건 한 달 내내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걸 기록으로 증명한 것이다. 시즌 내내 부상만 없다면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스스로 느낀다면 더 큰 꿈도 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영은 “체력은 아직 괜찮다. 부상에 대한 걱정도 없다. 하지만 부상이라는 게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후회 없이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하루하루 전력을 다해 후회 없이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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