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프로생활' 마친 박석민 ''선동열 감독님 제일 감사, 지도자 롤모델은 김기태 감독님'' (일문일답)
입력 : 2024.05.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창원=양정웅 기자]
박석민이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자신의 은퇴식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박석민이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자신의 은퇴식을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20년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박석민(39)이 두 친정팀 팬 앞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박석민은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NC에서 큰 배려를 해주셔서 은퇴식을 하게 됐다. 엄청 영광으로 생각. 너무 구단에 감사한 마음뿐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박석민은 경기 전 은퇴사와 시구를 통해 20년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대구고 졸업 후 2004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박석민은 2015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96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NC 다이노스의 일원이 됐다. 2020시즌 종료 후 다시 FA 자격을 획득해 2+1년 최대 34억원에 재계약했다.

박석민은 통산 1697경기에서 타율 0.287, 1537안타 269홈런, 1041타점을 기록했으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4년과 2015년에는 2년 연속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20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사회공헌도가 가장 높은 야구선수에게 수여하는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종료 후인 10월 말 구단을 통해 은퇴 의사를 밝힌 박석민은 현재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육성코치로 활동 중이다.

오랜만에 박석민도 팬들과 함께한다. 사전신청 100명을 대상으로 경기 전 사인회를 진행하며, 경기 후에는 사전신청을 통해 당첨된 15팀과 그라운드 포토타임을 한다. 포토타임에 당첨된 팬은 박석민 코치와 기념촬영을 하고 2019시즌 박석민 어센틱 유니폼을 선물로 받는다. 또한 선수단이 착용한 박석민 기념 유니폼도 추첨을 통해 20명의 팬에게 증정할 예정이다.

박석민과 인연이 있는 양 팀 감독들도 인사를 전했다. NC 강인권(52) 감독은 "아쉽고 섭섭할 것이고 기분이 좋기도 할 것이다. 선수생활을 잘 마친 만큼 지도자로서 한국 야구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삼성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박진만(46) 삼성 감독도 "박석민은 천재였다. 워낙 능력이 좋았고 경험을 쌓으면서 좋은 활약을 해줬다. 좋은 대우를 받아서 FA까지 하고 은퇴까지 하는 걸 보고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구나' 그런 생각이 좀 들었다"고 말했다.

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다음은 박석민과 일문일답.


- 은퇴식을 하게 된 소감은?
▶ NC에서 큰 배려를 해주셔서 은퇴식을 하게 됐다. 엄청 영광으로 생각한다. 너무 구단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 삼성전에서 은퇴식을 하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
▶ 은퇴식을 할 거면 삼성이랑 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구단에서 배려해주셔서 의미 있는 은퇴식인 것 같다.

- 선수 시절 기억에 남는 장면
▶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은 6번 했지만 다 기억에 남는다. 정규시즌 때는 사직에서 9타점 경기(2015년 9월 20일 롯데전) 한 게 기억에 남는다.

- 리그 대표하는 3루수였는데, 후배 서호철-김영웅 보며 어떤 생각을 하나
▶ 둘 다 너무 잘하고 있다. 더 잘할 것 같고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다. 우리 호철이는 너무나 성실하고 연습 많이 했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NC 다이노스 서호철.
NC 다이노스 서호철.
- 은퇴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 2월 말 일본 넘어가서 3월 2일부터 요미우리에 출근한다. 요미우리에서의 직함은 육성코치다. 2군이 메인이고, 홈 경기 있으면 1군도 가고 3군도 간다.

- 지도자 연수 시작한 계기는
▶ 어릴 때부터 일본야구를 좋아하기도 했고, 일본은 왜 야구를 잘할까 생각했다. 지도자를 하게 된다면 일본에서 먼저 공부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일본에 정말 잘 갔구나' 하는 마음이 많이 든다. 한편으로는 일본 야구를 보면서 한국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안 좋았다.

- 일본야구, 일본 선수를 배워야겠다는 게 있나
▶기본기. 어릴 때부터 배워서 그런지 몸에 배어있다. 기본기가 엄청 탄탄하다. 제 아들(북일고 투수 박준현)도 고등학교에 있지만 신인 투수들 보면 공만 던질 줄 아는 투수가 많다. 견제나 수비 등이 다 돼야 좋은 투수. 아직 그런 부분에서 약하지 않나 싶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의 박석민(왼쪽).
삼성 라이온즈 시절의 박석민(왼쪽).
- 그동안 보면서 어릴 때부터 기본기 탄탄했던 선수가 있었다면
▶ 제가 탄탄했던 것 같다(웃음). 저는 어릴 때부터 감독님들이 기본기 강조하셨다. 자칭이긴 하지만 기본기는 탄탄했다고 생각한다.

- 양 팀 코칭스태프들 만났나
▶ 살쪘다, 살 빠졌다는 얘기가 반반이더라. 일본 가니 얼굴이 더 좋아졌다고 한다.

- 그동안 선행을 많이 했는데,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면
▶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기쁘고 행복하다. 중독인 것 같다. 그런 것에서 희열을 느꼈다. 후배들이 좀 더 어려운 사람들 앞으로 도와가면서 살아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 밖에서 바라본 야구는
▶ 일본에서 한국야구를 잘 챙겨볼 시간이 없다. NC랑 삼성이 잘하고 있는 것만 알고 있다.

- 아들이 고교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노력하고 생활면에서 반듯하게 클 수 있느냐가 좋은 선수가 될지 안 될지를 판단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잘 커 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항상 하는 얘기지만 야구는 못해도 되는데 인성 부분을 강조한다. 아들한테는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박석민.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은퇴하면서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어릴 때 저처럼 은퇴하는 선배님들이 "유니폼 벗으면 힘들다" 얘기하셨는데, 그땐 와닿지 않았다. 이제 '선수 때가 제일 행복했다'는 걸 느낀다. 안 아픈 게 최고다.

- 동갑내기 선수들 아직 뛰는데
▶ 강민호가 일주일 전에 전화 와서 "야, 너 은퇴식 할 때 울지마라"해서 "울 게 있냐"고 했다. 민호를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포수인데 활약하는 게 엄청 대단한 선수다.

- 은퇴하면서 생각나는 사람은
▶ 한 명 꼽기는 힘들다. 프로 감독님들은 부담스럽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 연락을 못 드렸다. 기억에 남는 감독님은 선동열 감독님이다. 군 전역하고 아무것도 아닌 선수에게 기회 주셔서 FA 2번을 할 수 있었다. 다른 감독님들도 감사하지만 선 감독님께 특별히 더 감사한 마음이다. 그 표현을 지금까지 못 했다. 어릴 때는 감독님한테 꾸지람도 많이 받았다. 그땐 몰랐는데 관심과 사랑이 있어서 그렇게 하셨다는 걸 이제 느낀다.

2010년 삼성 감독 시절의 선동열 감독(맨 왼쪽)이 박석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0년 삼성 감독 시절의 선동열 감독(맨 왼쪽)이 박석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남고 싶은가
▶ 팬들한테 죄송하다. 좋은 모습만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안 좋은 모습도 보여드렸다. 그런 부분에서 매우 죄송하다. 팬들한테는 유쾌하고 옆집 형처럼 푸근한 이미지의 선수면 만족할 것 같다.

- 제2의 박석민
▶ 제2의 박석민이 아니라 제2의 최정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웃음). 요즘 보니까 김도영이 엄청나게 잘한다. 쟤는 대단한 것 같다. 제가 그 나이엔 상상도 못 했다. 엄청나게 잘할 것 같다. 최정 선수에게도 한마디 해주고 싶은 건, 최정 선수가 있어서 제가 삼성에서 노력하며 발전하는 동기부여가 됐다. 500개, 600개까지 홈런 치도록 오래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은가
▶ 정말 유례없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수가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다가올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배들이 막상 (지도자로) 가면 안 된다고 하는데, 저는 될 것 같다. 지도자는 선수를 편하게 해주고, 움직임을 끌어올리는 사람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시대는 바뀌어서 그런 지도자가 되고 싶다.

- 지도자로서 롤모델은 누구인가
▶ 김기태 감독님을 좋아한다. 남자다운 모습이 멋있고, 거기에 저만의 스타일을 입힐 수 있다면 지도자로서 더 좋지 않을까. 여러 감독님을 모셔봤지만, 장점만 뽑아낸 지도자가 되고 싶다.



창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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