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기세가 거침이 없다. 득점권 타율이 아쉽다는 약점마저 지우면서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초의 '전문 지명타자' MVP라는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 2번 타자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연장 10회 말 끝내기 안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마지막 안타가 극적이었다. 2-2로 맞선 연장 10회 말 2사 2루에서 오타니는 몸쪽 낮게 들어오는 알렉시스 디아스의 6구째 시속 151㎞ 직구를 때려냈다. 이 타구는 시속 100.3마일(약 161.4㎞)의 빠른 속도로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절묘하게 빠져나가 LA 다저스의 3-2 승리를 완성하는 결승타가 됐다.
올 시즌 10년 7억 달러(약 9534억 원) 계약을 체결하고 LA 다저스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때려낸 결승타였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로는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0년 9월 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이후 두 번째였다.
시즌 초 나온 비판을 완벽하게 잠재우는 안타이기도 했다. 오타니는 LA 다저스 이적 후 첫 21번의 득점권 타석에서 1안타에 그치며 이른바 영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MLB.com 역시 이 부분을 떠올리면서 "오타니는 47경기를 치르는 동안 거의 모든 공격 부문에서 LA 다저스를 이끌고 있다. 지명타자로서도 일찌감치 내셔널리그 MVP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올 시즌 오타니가 고전한 부분이 있다면 득점권 타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에게 믿음을 보였다. 오타니는 이후 꾸준히 득점권에서도 안타를 때려냈고 20일 경기 종료 기준 타율 0.240(50타수 12안타) 14타점으로 많이 나아졌다.
약점을 지우고 타점 생산이 늘어나자, 개인 첫 타자 트리플 크라운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오타니는 20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47경기 타율 0.353(187타수 66안타) 13홈런 33타점 36득점 11도루(0 실패), 출루율 0.423 장타율 0.668 OPS(출루율+장타율) 1.081을 기록 중이다.
자연스레 안타·타율·장타율·OPS 내셔널리그 단독 1위, 홈런 공동 1위, 득점·출루율 3위, 타점·도루 공동 6위 등 주요 타격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안타·타율·장타율·OPS의 경우 메이저리그 전체 1위 기록이다.
사상 첫 전문 지명타자 MVP도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타니는 이미 LA 에인절스 시절 지명타자로서 2021년, 2023년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 MVP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전문 지명타자로서 받은 건 아니었다. 2021년 155경기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26도루, OPS 0.965, 2023년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 1.066으로 MVP를 수상했는데 이때 굵직한 타격 타이틀은 2023년 홈런왕 타이틀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투수로서도 2021년 23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130⅓이닝 156탈삼진, 2023년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이란 기록을 동시에 달성했기에 두 번 모두 만장일치 MVP를 받을 수 있었다.
올해는 내셔널리그 MVP 유력 후보로는 여겨지지 않았었다. 지난해 겪은 팔꿈치 부상을 수술이 아닌 재활을 다루면서 올 시즌 투수로는 뛰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지난달 MLB.com이 45명의 전문가를 상대로 MVP 모의 투표를 한 결과에서도 오타니는 1위 표를 단 한 장도 받지 못했었다. LA 다저스 팀 동료 무키 베츠가 1위 표 41장을 싹쓸이했고 오타니는 2위 표만 잔뜩 받았다. 그 이유로 MLB.com은 "오타니가 MVP 후보가 아닌 유일한 이유는 그가 올 시즌 투수로서 뛰지 않기 때문이다. 마운드에서 평균적인 성적만 거둬도 오타니는 세 번째 MVP를 수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메이저리그는 수비를 전혀 하지 않는 지명타자에게 박한 평가를 해왔다. 반쪽짜리 선수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문 지명타자가 MVP 투표 최고 순위는 1993년 폴 몰리터(토론토 블루제이스), 2000년 프랭크 토마스(시카고 화이트삭스), 2005년 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 레드삭스)의 2위였다.
당시 몰리터는 160경기 타율 0.332(725타수 211안타), 22홈런 111타점 121득점 22도루, OPS 0.911로 아메리칸리그 MVP 2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때 MVP 수상자가 1루수로 뛰었던 25세의 토마스였다. 토마스 역시 2000년 지명타자로 주로 뛰면서 159경기 타율 0.328(582타수 191안타) 43홈런 143타점 115득점, OPS 1.061로 제이슨 지암비(오클랜드 애슬레틱스)보다 더 많은 타점을 올렸으나, 285점 대 317점으로 밀려 MVP를 받지 못했다.
오티스는 전문 지명타자 중 MVP에 가장 근접했던 사나이로 꼽힌다. 2005년 159경기 타율 0.300(601타수 180안타) 47홈런 148타점 119득점, OPS 1.001로 MVP 투표에서 307점을 얻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 3루수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307점 대 331점으로 밀려 MVP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들 모두 타격에만 집중하는 지명타자임에도 두 개 이상의 타이틀은 따내지 못했었다. 몰리터가 최다안타, 오티스가 타점왕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현재 오타니는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노릴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wRC+(조정득점생산력)에서도 오타니는 205로 베츠의 185보다 훨씬 앞서나가고 있다. 포지션 플레이어보다 뛰어난 생산력이 오타니의 사상 첫 전문 지명타자로서 MVP 수상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최근 활약을 증명하듯 MLB.com은 지난 17일 올 시즌 4번째 파워랭킹에서 오타니를 가장 높은 위치에 올려놓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팀 동료이자 MVP 후보 1순위로 꼽히는 무키 베츠를 제쳤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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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 2번 타자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연장 10회 말 끝내기 안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마지막 안타가 극적이었다. 2-2로 맞선 연장 10회 말 2사 2루에서 오타니는 몸쪽 낮게 들어오는 알렉시스 디아스의 6구째 시속 151㎞ 직구를 때려냈다. 이 타구는 시속 100.3마일(약 161.4㎞)의 빠른 속도로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절묘하게 빠져나가 LA 다저스의 3-2 승리를 완성하는 결승타가 됐다.
올 시즌 10년 7억 달러(약 9534억 원) 계약을 체결하고 LA 다저스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때려낸 결승타였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로는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0년 9월 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이후 두 번째였다.
시즌 초 나온 비판을 완벽하게 잠재우는 안타이기도 했다. 오타니는 LA 다저스 이적 후 첫 21번의 득점권 타석에서 1안타에 그치며 이른바 영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MLB.com 역시 이 부분을 떠올리면서 "오타니는 47경기를 치르는 동안 거의 모든 공격 부문에서 LA 다저스를 이끌고 있다. 지명타자로서도 일찌감치 내셔널리그 MVP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올 시즌 오타니가 고전한 부분이 있다면 득점권 타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에게 믿음을 보였다. 오타니는 이후 꾸준히 득점권에서도 안타를 때려냈고 20일 경기 종료 기준 타율 0.240(50타수 12안타) 14타점으로 많이 나아졌다.
오타니 쇼헤이가 20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약점을 지우고 타점 생산이 늘어나자, 개인 첫 타자 트리플 크라운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오타니는 20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47경기 타율 0.353(187타수 66안타) 13홈런 33타점 36득점 11도루(0 실패), 출루율 0.423 장타율 0.668 OPS(출루율+장타율) 1.081을 기록 중이다.
자연스레 안타·타율·장타율·OPS 내셔널리그 단독 1위, 홈런 공동 1위, 득점·출루율 3위, 타점·도루 공동 6위 등 주요 타격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안타·타율·장타율·OPS의 경우 메이저리그 전체 1위 기록이다.
사상 첫 전문 지명타자 MVP도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오타니는 이미 LA 에인절스 시절 지명타자로서 2021년, 2023년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 MVP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전문 지명타자로서 받은 건 아니었다. 2021년 155경기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26도루, OPS 0.965, 2023년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 1.066으로 MVP를 수상했는데 이때 굵직한 타격 타이틀은 2023년 홈런왕 타이틀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투수로서도 2021년 23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130⅓이닝 156탈삼진, 2023년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이란 기록을 동시에 달성했기에 두 번 모두 만장일치 MVP를 받을 수 있었다.
올해는 내셔널리그 MVP 유력 후보로는 여겨지지 않았었다. 지난해 겪은 팔꿈치 부상을 수술이 아닌 재활을 다루면서 올 시즌 투수로는 뛰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지난달 MLB.com이 45명의 전문가를 상대로 MVP 모의 투표를 한 결과에서도 오타니는 1위 표를 단 한 장도 받지 못했었다. LA 다저스 팀 동료 무키 베츠가 1위 표 41장을 싹쓸이했고 오타니는 2위 표만 잔뜩 받았다. 그 이유로 MLB.com은 "오타니가 MVP 후보가 아닌 유일한 이유는 그가 올 시즌 투수로서 뛰지 않기 때문이다. 마운드에서 평균적인 성적만 거둬도 오타니는 세 번째 MVP를 수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키 베츠(왼쪽)와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
그동안 메이저리그는 수비를 전혀 하지 않는 지명타자에게 박한 평가를 해왔다. 반쪽짜리 선수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문 지명타자가 MVP 투표 최고 순위는 1993년 폴 몰리터(토론토 블루제이스), 2000년 프랭크 토마스(시카고 화이트삭스), 2005년 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 레드삭스)의 2위였다.
당시 몰리터는 160경기 타율 0.332(725타수 211안타), 22홈런 111타점 121득점 22도루, OPS 0.911로 아메리칸리그 MVP 2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때 MVP 수상자가 1루수로 뛰었던 25세의 토마스였다. 토마스 역시 2000년 지명타자로 주로 뛰면서 159경기 타율 0.328(582타수 191안타) 43홈런 143타점 115득점, OPS 1.061로 제이슨 지암비(오클랜드 애슬레틱스)보다 더 많은 타점을 올렸으나, 285점 대 317점으로 밀려 MVP를 받지 못했다.
오티스는 전문 지명타자 중 MVP에 가장 근접했던 사나이로 꼽힌다. 2005년 159경기 타율 0.300(601타수 180안타) 47홈런 148타점 119득점, OPS 1.001로 MVP 투표에서 307점을 얻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 3루수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307점 대 331점으로 밀려 MVP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들 모두 타격에만 집중하는 지명타자임에도 두 개 이상의 타이틀은 따내지 못했었다. 몰리터가 최다안타, 오티스가 타점왕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현재 오타니는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노릴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wRC+(조정득점생산력)에서도 오타니는 205로 베츠의 185보다 훨씬 앞서나가고 있다. 포지션 플레이어보다 뛰어난 생산력이 오타니의 사상 첫 전문 지명타자로서 MVP 수상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최근 활약을 증명하듯 MLB.com은 지난 17일 올 시즌 4번째 파워랭킹에서 오타니를 가장 높은 위치에 올려놓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팀 동료이자 MVP 후보 1순위로 꼽히는 무키 베츠를 제쳤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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