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지난 2022년 KBO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지만 개막 한 달 만에 짐을 쌀 위기에 놓였다.
당시 소크라테스는 4월 한 달 간 24경기 타율 2할2푼7리(97타수 22안타) 1홈런 9타점 OPS .643의 성적에 그쳤다. 4월 중순에는 1할4푼7리까지 타율이 떨어지는 등 반전을 모색하지 못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5월부터 달라졌다. 4월 퇴출 위기에 몰렸었던 소식을 비웃듯이 5월 맹타로 확실하게 살아났다. 5월 4할1푼5리(106타수 44안타) 5홈런 28타점 OPS 1.145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월에는 퇴출설에 시달렸던 선수가 5월에는 KBO 월간 MVP로 거듭났다. 결국 이 해 5월 대반전을 기점으로 소크라테스는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고 127경기 타율 3할1푼1리(514타수 160안타) 17홈런 77타점 12도루 OPS .848의 성적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총액 11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에 사인했다.
이듬해는 다를 줄 알았다. 한국 무대 적응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4월에 헤매는 패턴은 똑같았다. 2022년보다는 나아졌지만 2023년 타율 2할7푼8리(90타수 25안타) 2홈런 13타점 OPS .715의 성적이었다. 적응기를 보내고 치른 첫 한 달 치고는 아쉬웠다. 하지만 5월이 되자 소크라테스는 다시 살아났다. 21경기 타율 3할1푼8리(85타수 27안타) 4홈런 14타점 OPS .899의 성적을 남기며 반등의 그래프로 돌려놓았다. 이후 꾸준하게 활약을 이어가며 타율 2할8푼5리(547타수 156안타) 20홈런 96타점 15도루 OPS .807의 기록을 남겼다. 20홈런을 찍었고 100타점 가까이 기록했지만 전체적인 생산력은 떨어진 모습.
걱정이 없지는 않았지만 소크라테스만한 외국인 타자도 없었다. 결국 다시 한 번 120만 달러 재계약으로 인연을 이어갔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슬로우스타터 기질에 구단도 나름의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보장금액은 지난해와 같았다(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하지만 인센티브를 30만 달러에서 40만 달러로 올렸다.
3년차 소크라테스는 또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같았다. 그리고 5월 중순이 지나고 말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3월에는 괜찮았다. 나쁘지 않았다. 6경기 타율 2할9푼2리(24타수 7안타) 2타점 OPS .721의 성적을 남겼다. 예상대로(?) 4웡 25경기 타율 2할6푼5리(102타수 27안타) 5홈런 16타점 OPS .777의 성적을 기록했다. 페이스가 올라가는 듯 했다. 하지만 5월의 반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5월 타율 2할4푼6리(61타수 15안타) 3홈런 11타점 OPS .670으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4일 광주 두산전 4타수 3안타로 반등하는 듯 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 20타수 2안타에 그쳤다.
결국 19일 창원 NC전은 선발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다가 경기 후반 대수비로 투입됐다. 이범호 감독은 19일 경기를 앞두고 소크라테스를 선발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한 번 쉬어주는 게 본인한테도 그렇고 팀에도 좀 더 좋지 않겠나”라면서 “어느 선수든지 페이스가 좋았으면 떨어질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이 앞에서 뻥뻥 쳐주다 보니까 본인도 심리적으로 ‘잘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면서 소크라테스의 부진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까 컨디션 자체도 떨어져 있는 게 보이고 위축되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하루 쉬게 해주고 머릿속을 비울 수 있게 해주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범호 감독은 소크라테스가 본궤도에 올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올해는 시기가 좀 늦었지만 지난 2년 간의 데이터가 그랬다. 이 감독은 “소크라테스가 잘 쳐줘야 우리 팀이 잘 돌아갈 것이기에 쉬고 나면 분명히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소크라테스는 21일 사직 롯데전부터 다시 선발 라인업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날 롯데 선발 투수인 반즈에게 통산 14타수 3안타, 타율 1할4푼3리로 약하고 최근 반즈의 페이스가 좋지만 소크라테스의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당장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의 팔꿈치 부상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크로우는 우측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현재 미국 주치의에게 정확한 소견을 듣기 위해 잠시 선수단을 떠났다. 만약 수술 소견이 나오면 크로우의 퇴출은 불가피할 전망.
외국인 선수 교체 한도가 2번 뿐이고 크로우의 상태까지 감안해야 한다면, 소크라테스의 부활은 반드시 필요한다. 소크라테스의 부활이 선두 KIA의 마지막 퍼즐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