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멘 정경배 대행, 주장도 책임 통감했다 ''최원호 감독님 너무 좋으신 분인데…사장님께도 죄송, 선수들이 못했다''
입력 : 2024.05.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최규한 기자] 한화 최원호 전 감독. 2024.04.30 / dreamer@osen.co.kr[OSEN=지형준 기자] 한화 최원호 감독이 채은성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4.03.24 /jpnews@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선수들이 못해서 이런 결과가 난 거죠.”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28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평소보다 조금 이른 정오에 출근했다. 전날(27일) 박찬혁 대표이사와 함께 동반 퇴진한 최원호 감독이 선수단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최원호 전 감독은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팀도 성적이 안 좋을 때는 변화를 통해 빨리 정상 궤도에 오르려 한다. 우리 선수들이 캠프 때부터 코치님들과 호흡을 잘 맞춰서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아닌 이상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좋을 때 자만할 필요도 없고, 안 좋을 때 포기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 전 감독은 “지금 좋은 흐름을 타고 있으니 누구와 함께하든 여러분들은 선수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길 바란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목표로 했던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리라 믿는다. 밖에서 응원을 많이 할 테니 우리가 목표로 하는 포스트시즌에 꼭 가주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한 뒤 선수 전원과 악수를 나누고 떠났다. 

40년 지기 최 전 감독이 떠나면서 정경배 수석코치가 갑작스럽게 감독대행을 맡게 됐다. 최 전 감독과 인천고 동기로 올해부터 수석코치로 보좌했던 정 대행은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도움이 됐어야 했고, 내가 더 잘했어야 했다. 코치 생활을 하면서 감독님이 중간에 나가신 게 두 번째인데…많이 울었다”면서 “40년 지기 친구이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다”며 목이 메인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OSEN=대전, 김성락 기자] 28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한화는 문동주, 원정팀 롯데는 박세웅을 선발로 내세운다.경기 시작에 앞서 한화 정경배 대행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4.05.28 / ksl0919@osen.co.kr[OSEN=대전, 김성락 기자] 28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한화는 문동주, 원정팀 롯데는 박세웅을 선발로 내세운다.경기 시작에 앞서 한화 정경해 감독대행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4.05.28 / ksl0919@osen.co.kr

이어 정 대행은 “일단 감독님이 만들어놓은 그런 기조에 의해서 갈 것이다. 내가 뭔가 바꿀 수 있는 게 없다. 감독님이 밖에선 (어떻게 볼지) 잘 모르겠지만 안에선 팀을 잘 만들어 놓으셨다고 생각한다. 그 기조에 의해서 잘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며 “나도 (팀을 이끈) 경험이 없으니까 뭐라고 말씀드리진 못하겠다. 감독님이 잘 만들어 놓으신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주장 채은성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단을 대표해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채은성은 “선수들이 못해서 이런 결과가 난 것이다. 졸은 결과가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며 “선수들이 할 건 또 열심히 준비해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감독님의 부탁이시기도 하다. 감독님이 ‘겨울부터 준비한 목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셨다”고 말했다. 

고참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후배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는 채은성은 “결과가 이렇게 난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저희(선수들)이 못했기 때문이다”며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남은 경기가 많다. (사퇴한) 감독님, (박찬혁) 사장님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OSEN=대전, 최규한 기자] 한화 채은성과 최원호 감독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3.12 / dreamer@osen.co.kr[OSEN=지형준 기자]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 미디어데이가 열렸다.한화 채은성, 최원호 감독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4.03.22 /jpnews@osen.co.kr

최근 6경기에서 5승1패로 반등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 전 감독의 갑작스런 퇴진에 선수단도 놀랐다. 채은성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고,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결정이 나왔다. 아쉽지만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일은 이미 벌어졌다. 우리는 계속 해나가야 한다. 잠시만 슬퍼하고 오늘 경기는 또 경기대로 최선을 다해 이기자고 했다. 그게 (최 전 감독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022년 11월 자신을 FA로 영입한 박찬혁 전 대표이사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채은성은 “감독님도 너무 좋으신 분이고, 사장님도 제가 FA 계약을 하면서 처음 뵀는데 이런 사장님은 못 뵀던 것 같다. 앞으로도 못 뵐 것 같다”며 “선수들한테 너무 진심이셨다. 물심양면으로 너무 많이 도와주셨고,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항상 많이 하셨다. 선수들이랑 의견도 많이 나누시고 고민하며 지원해주셨는데 (떠나시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채은성은 이날 1회말 2사 1,2루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에게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의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시즌 최다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채은성은 개인 통산 700타점을 돌파했다. KBO리그 역대 60번째 기록이다.  

[OSEN=대전, 김성락 기자] 28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홈팀 한화는 문동주, 원정팀 롯데는 박세웅을 선발로 내세웠다.1회말 2사 1, 2루 한화 채은성이 선취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05.28 / ksl0919@osen.co.kr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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