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구본혁이 군대 제대 후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이전에는 수비만 잘하는 선수였다면, 이제는 매서운 타격과 함께 빈틈없는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백업 주전’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구본혁은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SSG 선발 투수가 좌완 김광현이라 상대 성적이 안 좋은 좌타자 오지환이 빠지면서 유격수로 나섰다.
구본혁은 2회 첫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3회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오스틴과 박동원의 연속 안타로 1,2루가 됐고, 김범석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후 구본혁은 김광현 상대로 1볼-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체인지업(126km)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2호 홈런이었다.
3-0에서 6-0으로 달아나는 홈런으로, 김광현을 조기 강판시키는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김광현은 이후 문보경에게 2루타, 2사 3루에서 홍창기에게 적시타를 맞고 강판됐다. LG는 7-5로 승리했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LG에 입단한 구본혁은 데뷔 첫 해부터 1군에서 백업으로 뛰었다. 수비 실력이 좋아서 대수비, 대주자로 출장했다. 2021년까지 3시즌 동안 305경기에 출장했는데, 타격 성적은 238타석 209타수 34안타, 타율 1할6푼3리 2홈런 16타점에 그쳤다.
2021시즌을 마치고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했고, 지난해 가을 제대했다. 올해 유격수, 3루수, 2루수 등 내야 유틸리티로 뛰면서 47경기 타율 3할2푼1리(106타수 34안타) 2홈런 27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군대 가기 전에 3년간 34안타 2홈런을 기록했는데, 제대 후 불과 2달 만에 34안타 2홈런으로 3년치 숫자와 같은 성적이다. 놀라운 타격 페이스다.
경기 후 구본혁은 김광현 상대로 홈런에 대해 “대한민국 최고 투수한테 쳐서 기분이 정말 좋다. 직구 타이밍을 잡고 있었는데, 포크볼(투구 분석표에는 체인지업)이 들어와서 스윙이 나가다가 앞에 맞았다”고 기뻐했다.
가장 짜릿한 홈런이었느냐는 질문에 구본혁은 “만루 홈런 치고 난 뒤로는 그 정도의 짜릿함은 없는 것 같다. 오늘도 잘 맞았지만 그때가 더 느낌이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구본혁은 지난 4월6일 잠실 KT전에서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구본혁은 “공격이 잘 되니까 수비에 나가서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고, 자신있게 더 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나갈 때 팀이 잘 돼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군대 가기 전과 지금의 달라진 타격에 대해 구본혁은 “일단 타석에 들어갈 때부터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진 것 같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믿어주시니까 더 자신 있게 배트를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는 예전부터 어떤 타구든 자신있었다. 일단 공격이 되니까 수비도 잘 된다. 예전에는 수비가 공격보다 먼저라고 생각했는데, 공격이 먼저인 것 같다. 공격이 되니까 기분이 좋아져서 수비까지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 대수비로 나가면 수비를 잘해야 본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타석에서 안타 치면 내가 해놓은 게 있으니까 수비도 더 자신 있고 적극적으로 하자는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