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전체 1순위 좌완 신인 황준서(19)가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에 첫 무실점 경기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황준서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2피안타 5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한화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4연승을 달린 한화는 최근 8경기 7승1패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1군 데뷔전이었던 지난 3월31일 대전 KT전(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사구 5탈삼진 1실점) 첫 승 이후 59일, 11경기 만에 거둔 2승(5패)째였다. 첫 승과 2승 사이에 개인적으로 5연패를 당했지만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묵묵히 지켰고, 평균자책점은 4.70에서 4.06으로 낮췄다.
1회 롯데 1번 황성빈에게 볼넷을 주고 시작한 황준서는 윤동희를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견제사로 투아웃을 잡았다. 1루수 김태연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1루 주자 황성빈의 발이 잠시 떨어진 틈을 놓치지 않고 태그했고,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가 아웃으로 번복됐다. 수비 도움을 받은 황준서는 고승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빅터 레이예스를 2루 뜬공 처리하며 첫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유강남을 우익수 뜬공, 나승엽을 투수 땅볼 처리한 뒤 김민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지만 신윤후를 중견수 뜬공 아웃시켰다. 3회 선두 하주석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운 다음 황성빈에게 2루 내야 안타를 주면서 노히터가 깨졌다. 하지만 윤동희를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고승민을 우익수 뜬공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4회가 최대 위기였다. 레이예스를 포크볼 3개로 헛스윙 3구 삼진 잡았으나 유강남과 나승엽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박승민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흐름을 끊었고, 황준서는 김민성과 신윤후에게 연이어 직구로 1루 인필드플라이, 포수 파울플라이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5회에는 이날 첫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이학주를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황성빈을 중견수 뜬공, 윤동희를 3루 직선타로 정리했다. 6회에는 고승민을 좌익수 뜬공 잡은 뒤 레이예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유강남을 포크볼로, 나승엽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총 투구수 94개로 스트라이크 50개, 볼 44개. 개인 최다 타이 5개의 볼넷을 내줄 만큼 평소보다 제구가 좋지 않았지만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45km, 평균 140km 직구(59개)에 포크볼(33개)로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정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직구-포크볼 투피치로 커브는 딱 2개만 던졌다.
경기 후 황준서는 "팀이 3연승을 달리고 있어서 부담 아닌 부담을 가졌는데 선배님과 코치님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거에 힘입어 잘 던진 것 같다"며 "1회부터 안 좋았던 투구 밸런스를 어떻게 잡아서 던질까 생각만 했다. 볼넷이 많았던 건 사실이지만 결과가 좋아서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뷔전 첫 승을 거둔 후 2승째를 거두기까지 11경기가 걸렸다. 예상보다 오래 걸린 것에 대해 황준서는 "진짜 멘탈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고 속내를 털어놓은 뒤 "이지풍 트레이닝코치님이 멘탈 관리는 짱이다.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한 게 도움이 됐다. (대화 내용은) 영업 비밀이다"며 씩 웃었다.
남은 시즌 목표는 10승이다. 쉽지 않지만 못할 것도 없다. 황준서는 "내가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운이 따라줘야 한다. 운이 좋으면 10승까지는 해보고 싶다"며 신인왕에 대해선 "지금 제 머릿속에 신인왕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 팀이 이길 수 있게, 내가 던지는 경기에선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답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