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창원, 조형래 기자] “미칠 것 같아요. 살도 5kg 정도 빠지고…”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은 미친 듯한 3~4월을 보냈다. 개막 후 31경기 타율 3할3푼8리(130타수 44안타) 10홈런 14도루 OPS 1.018의 특급 성적을 만들었고 KBO리그 최고 월간 10홈런 10도루 기록을 달성하는 등 기록적인 한 달을 만들어내면서 월간 MVP를 수상했다.
개막 이후 너무 빠르게 달려왔을까. 이후 김도영은 주춤거렸다. 그리고 5월 중순부터 손목 통증에 장염까지 앓으면서 밸런스가 무너졌다. 경기는 꾸준히 나섰지만 김도영 다운 파워와 활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무섭게 때려내던 홈런도 지난 5월4일 이후 한화전 이후 터지지 않았다.그렇기에 지난 29일 창원 NC전은 김도영에게 의미가 있었던 경기였다. 이날 김도영은 5타석 3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을 기록하면서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4연승 행진.
2-0으로 앞선 3회 2사 1,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3-3으로 맞선 5회 1사 3루에서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며 4-3의 리드를 안겼다. 그리고 7회, NC 필승조 김재열의 146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25일 만에 터진 감격의 시즌 12호 대포.
경기 후 김도영은 “의미있는 홈런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홈런을 계기로 더 좋은 타격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 “바깥쪽 빠른공에 좋은 타격을 했다. 그동안 타이밍이 늦었다고 생각했고 빠른공에도 손이 자꾸 안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은 존 바깥쪽 끝에 걸친 공에 좋은 타이밍이 나왔다. 더 좋았다”라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여전히 김도영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다. 장염의 여파가 꽤나 오래 가고 있다. 그는 “미칠 것 같다”라고 고개를 저으면서 “장염 이후 면역력도 약해졌고 4~5Kg 정도 빠졌다. 스윙을 하는데 몸의 스피드가 느려졌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직구에 반응도 안 됐다. 이제 살을 많이 찌우려고 한다. 아직도 입맛이 없고 억지로 먹으려고 한다. 그런데도 살이 잘 안찌는 것 같다. 여름 되면 더 빠질텐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도영이라는 재능이기에 4월을 버틸 수 있었다. 4월의 미친 파괴력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꾸준히 안타는 때려냈다. 5월 현재도 타율 3할4푼6리(81타수 28안타) 2홈런 8타점 4도루 OPS .874의 남부럽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3년차 유망주지만 잦은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또한 경험이었다. 그는 “지금 몸 스피드 자체가 느려진 게 제가 느낄 정도다. 그래서 배트 스피드도 느려진 것 같다”라면서 “몸이 빠르게 반응해야 할 것 같다. 풀타임 소화하는 선수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느꼈다”라고 웃었다.벤치도 김도영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자제도 시킨다. 40홈런 40도루도 가능할 것 같은 페이스였지만 5월 들어서는 도루 페이스가 확연히 떨어졌다. 그는 “저는 뛰고 싶은데 계속 뛰지 말라는 사인이 나와서 안 뛴다. 제가 욕심은 많은데 몸이 정상이 아니니까 코치님 감독님도 자제시키는 것 같다. 이제 받아들이려고 한다”라고 웃었다.
김도영이라서 버텼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의 시즌에 대해 “4월의 모습은 못 보여주겠지만 타격의 적극성 등 좋았던 것들을 다시 끌어내야 할 것 같다. 좋았을 때 모습을 담아둔 일지를 보면서 잘 해야할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