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외국인 투수 앤더슨이 3전4기에 성공했다.
앤더슨은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더거의 퇴출로 5월초 교체 선수로 SSG에 합류한 앤더슨은 앞서 3경기는 투구 수를 늘려가는 빌드업을 하느라 3~4이닝만 던졌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전 "이제는 투구 수 제한없이 던진다"고 밝혔다. 투구 수 빌드업을 마치고 온전한 선발로 등판한 KBO리그 4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따냈다.
앤더슨은 직구 49개, 슬라이더 20개, 커브 15개, 체인지업 10개, 커터 3개를 던졌다. 최고 156km까지 나온 직구 위주 피칭을 하면서 1회 좌타자 상대로 환상적인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는데, 2회부터는 커브를 많이 던졌다. 슬라이더는 이닝마다 꾸준하게 직구와 함께 던졌는데, 제구가 별로였다. 스트라이크(6개) 보다 볼(14개)이 한참 많았다.
탈삼진 7개는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6개, 나머지 1개는 마구 같은 체인지업으로 잡아냈다. 박동원과 문보경은 앤더슨의 152~156km 직구에 삼진 2개씩 당했다.
1회 1사 2루 실점 위기에서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은 체인지업이 환상적이었다. 앤더슨은 풀카운트에서 파울 3개가 나온 뒤 9구째 몸쪽으로 체인지업(144km)을 던졌다. 김현수는 엉덩이를 빼며 뒤로 피했는데, 공은 몸쪽으로 날아오다가 한가운데로 꺾여 들어갔다. 심판은 삼진 콜이 나왔고, 김현수는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경기를 중계한 이대형 해설위원은 "김현수가 우와 소리가 나왔다. 체인지업이 궤도를 보면 타자가 손 쓸 수 없는 코스에 들어갔다”며 “김현수가 우와~, 오~ 2번 놀라는 모습이다”고 감탄했다. 이날 최고 146km까지 나온 체인지업의 구속도 놀라웠지만, 볼 움직임이 투심처럼 움직였다. 전날 KBO리그 통산 2300안타(역대 5번째)를 달성한 김현수는 앤더슨과 3번 상대했는데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앤더슨은 경기 후 KBO리그 첫 승 소감으로 “기분이 너무 좋다. 선수들이 와서 물 세리머니도 해줬는데, 항상 이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앤더슨은 이날 “첫 번째는 변화구를 S존 안에 많이 넣고, 직구를 위닝샷으로 쓰는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일단 6이닝을 던져야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주로 불펜으로 뛴 앤더슨은 “6이닝을 던진 것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데, 지난해 7월 정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앤더슨에게 지금까지 4경기 KBO리그 타자들을 상대한 느낌을 물었다. 그는 “일단 전체적으로 좋은 타자들이라고 생각하고, 힘도 있고 그만큼 뜬공 타구도 많이 나온다. 배트에 맞았을 때 공이 좀 멀리 날아가고 전체적으로 타자들이 좀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6회초 등판을 마친 앤더슨은 6회말 최정의 역전 투런 홈런, 에레디아의 기민한 주루 센스로 추가점을 낼 때 덕아웃에서 격정적인 세리머니로 환호하고 응원했다. 승리를 향한 간절한 열정이 엿보였다. 앤더슨은 “선수들 모두가 간절했던 승리였던 것 같고, 앞으로도 더 많은 승리를 따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수훈 선수로 뽑혀 팬들 앞에서 인터뷰도 했다. 그는 “기분 너무 좋다. 특히 팬분들이 이렇게 경기장에 오셔서 응원해주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 좋은 일이다”라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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