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전완근 끝판왕’ 이성규(외야수)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퓨처스 홈런왕 출신 이성규는 지난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6번 우익수로 나서 3-0으로 앞선 8회 승부를 결정짓는 솔로 아치를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삼성은 선발 대니 레예스의 7이닝 무실점 완벽투와 이성규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키움을 4-2로 꺾었다. 지난 25일 사직 롯데전 이후 4연패 마감. 박진만 감독은 “공격에서는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이성규가 눈부신 활약을 해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틀 연속 홈런 포함 3안타를 때려낸 이성규는 “솔직히 최근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다. 훈련할 때 밸런스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운 좋게 안타 하나씩 나오면서 잘 맞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이진영 타격 코치님께서 ‘너는 힘이 좋으니 배트의 중심에 공을 맞히면 된다’고 강조하신다. 배영섭 타격 보조 코치님께서 심리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성규는 3-0으로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승주와 풀카운트 끝에 7구째 직구(140km)를 공략해 우월 솔로 아치로 연결했다. 시즌 9호째.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상대 팀 투수의 직구에 대응하는데 타이밍이 안 맞았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직구가 들어올 확률이 높아 직구 타이밍을 두고 친 게 좋았다”. 이성규의 말이다.
2020년 이후 4년 만의 두 자릿수 홈런 달성을 눈앞에 둔 이성규. 현재 페이스라면 20홈런도 가능할 듯. 그는 “홈런에 대한 욕심은 없다. 욕심을 내고 싶지도 않고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고 손사래를 친 뒤 “경기에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공격 못지않게 수비에서의 활약도 돋보였다. 4회 선두 타자로 나선 로니 도슨의 큼지막한 타구를 펜스 앞에서 점프 캐치하며 선발 대니 레예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현역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 외야수로 이름을 날린 박재홍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우익수가 처리하는 게 쉽지 않은데 마지막에 점프 캐치했다. 2루타를 막아낸 호수비”라고 칭찬했다.
이에 이성규는 “너무 잘 맞은 타구여서 (타구를) 한 번만 쳐다보고 그냥 뛰어갔다. 처음부터 계속 보고 따라갔으면 잡기 힘들었을 거다. 훈련할 때 코치님께서 알려주신 게 나왔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28일 KT에 오재일을 내주고 박병호를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2020년 12월 4년 총액 50억 원의 조건에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오재일은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이었다. 동료들을 알뜰살뜰 챙기며 선수단의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
이성규는 “(오)재일이 형이 우리 팀에 오셔서 아주 좋은 영향을 끼쳤다. 팀 분위기를 밝게 잘 이끌어주셨다.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밥도 자주 사주셨다. 너무나도 좋은 형이었는데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어 많이 아쉬었다”고 털어 놓았다.
새 식구가 된 박병호에 대해 “아직 병호 형과 많은 이야기를 안 해봤는데 한 시즌 50홈런을 터뜨린 레전드 타자 아닌가. 앞으로 많이 물어보고 배우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 27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 출전할 ‘베스트12’를 선정하는 구단별 팬 투표 명단을 발표했다. 이성규는 드림 올스타 외야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올스타 후보에 포함되어 너무 기쁘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별들의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던 이성규는 가장 친한 친구인 드림 올스타 마무리 투수 후보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투수)과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원중이와 ‘언젠가는 꼭 같은 팀에서 뛰자’는 이야기를 자주 했었는데 이번이 그 기회라고 생각한다. 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규는 마지막으로 “남은 시즌 부상 없이 잘 소화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사이클이 있는데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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