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정말 오래 기다렸다.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기대주' 김진욱(22)이 무려 761일 만에 선발승을 거뒀다.
김진욱은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롯데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1회 초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은 1사 후 권희동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박건우의 3루수 땅볼 때 1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이어 4번 맷 데이비슨과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끝에 높은 패스트볼에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아웃을 잡아냈다.
팀이 6점을 올린 후 2회 초에는 첫 타자 김휘집과도 9구까지 간 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측 폴대 옆으로 향하는 솔로홈런을 맞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다음 타자 서호철에게도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세 타자를 뜬공 하나와 땅볼 두 개로 묶어 추가 실점 없이 잡아냈다.
김진욱은 이후 빠르게 안정감을 되찾았다. 3회에는 박민우-권희동-박건우를 연달아 내야땅볼로 잡아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4회에도 김휘집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고 나머지 선수들을 아웃시켰다. 김진욱은 5회 선두타자 박세혁을 유격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시켰지만 김주원을 삼진으로 잡은 데 이어 박민우를 2루수 땅볼, 권희동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5회까지 91구를 던진 김진욱은 6회 한현희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등판을 마쳤다. 이날 김진욱은 5이닝 3피안타(1홈런) 2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무려 13점을 올려주면서 활약해준 덕분에 13-5로 승리, 김진욱은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김진욱이 선발승을 거둔 건 지난 2022년 5월 1일 잠실 LG전 이후 무려 761일 만이다.
사령탑도 투구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선발 김진욱 선수가 이전 경기에 이어 오늘도 5이닝까지 잘 던져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김진욱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래도 빨리 선발투수로서 승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5일 사직 삼성전(4⅓이닝 3실점)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그는 "조금 확신이 들었던 전 경기였다"며 "이번에 그 확신으로 인해서 오늘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 타선은 1회부터 6점을 내며 화끈한 득점 지원을 해줬다. 하지만 김진욱은 여기에 들뜨지 않으려 했다. 그는 "매 이닝 올라갈 때마다 스코어나 볼카운트를 안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던져야 하고, 그 환경에 계속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속으로는 기뻐했는데 그렇게 티를 안 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강릉고를 졸업하고 2021년 롯데에 입단한 김진욱은 미래의 에이스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데뷔 첫해부터 2020 도쿄 올림픽에 선발될 정도였다. 하지만 통산 138이닝 동안 삼진 139개, 볼넷 115개를 기록하는 등 들쭉날쭉한 제구가 문제였다. 하지만 올해는 2경기 등판이지만 9⅓이닝 동안 볼넷이 단 2개밖에 없었다.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김진욱은 "내가 던진 공이 볼이 되든 스트라이크가 되든 미련 갖지 않고 다음 공을 던지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결과가 잘 나와서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과거에는 볼카운트가 불리하면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는 그는 "개의치 않아 하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불펜으로만 나왔던 김진욱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의 구상에서 선발투수로 분류됐다. 준비를 이어간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에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점 2.97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이닝을 좀 많이 가져가려고 했었다. 또 임경완 코치님이 옆에서 많은 조언을 해줘서 조금 편하게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막 후 2개월 만에 올라온 그는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난 두세 달 걸려도 조급한 마음은 없었다. 내가 할 거 하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자신했다.
롯데는 현재 에이스 찰리 반즈가 내전근 미세손상으로 빠져있고, 나균안과 이인복도 31일 경기를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김진욱은 이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과제를 맡았다. 그는 "팀에 힘을 보태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해서 형들이 제 컨디션 찾아서 최강 선발진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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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진욱이 지난달 31일 사직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김진욱은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롯데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1회 초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은 1사 후 권희동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박건우의 3루수 땅볼 때 1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이어 4번 맷 데이비슨과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끝에 높은 패스트볼에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아웃을 잡아냈다.
팀이 6점을 올린 후 2회 초에는 첫 타자 김휘집과도 9구까지 간 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측 폴대 옆으로 향하는 솔로홈런을 맞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다음 타자 서호철에게도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세 타자를 뜬공 하나와 땅볼 두 개로 묶어 추가 실점 없이 잡아냈다.
김진욱은 이후 빠르게 안정감을 되찾았다. 3회에는 박민우-권희동-박건우를 연달아 내야땅볼로 잡아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4회에도 김휘집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고 나머지 선수들을 아웃시켰다. 김진욱은 5회 선두타자 박세혁을 유격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시켰지만 김주원을 삼진으로 잡은 데 이어 박민우를 2루수 땅볼, 권희동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롯데 김진욱이 지난달 31일 사직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
사령탑도 투구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선발 김진욱 선수가 이전 경기에 이어 오늘도 5이닝까지 잘 던져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김진욱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래도 빨리 선발투수로서 승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5일 사직 삼성전(4⅓이닝 3실점)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그는 "조금 확신이 들었던 전 경기였다"며 "이번에 그 확신으로 인해서 오늘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 타선은 1회부터 6점을 내며 화끈한 득점 지원을 해줬다. 하지만 김진욱은 여기에 들뜨지 않으려 했다. 그는 "매 이닝 올라갈 때마다 스코어나 볼카운트를 안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던져야 하고, 그 환경에 계속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속으로는 기뻐했는데 그렇게 티를 안 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롯데 김진욱이 지난달 31일 사직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김진욱은 "내가 던진 공이 볼이 되든 스트라이크가 되든 미련 갖지 않고 다음 공을 던지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결과가 잘 나와서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과거에는 볼카운트가 불리하면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는 그는 "개의치 않아 하는 게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불펜으로만 나왔던 김진욱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의 구상에서 선발투수로 분류됐다. 준비를 이어간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에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점 2.97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이닝을 좀 많이 가져가려고 했었다. 또 임경완 코치님이 옆에서 많은 조언을 해줘서 조금 편하게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막 후 2개월 만에 올라온 그는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난 두세 달 걸려도 조급한 마음은 없었다. 내가 할 거 하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자신했다.
롯데는 현재 에이스 찰리 반즈가 내전근 미세손상으로 빠져있고, 나균안과 이인복도 31일 경기를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김진욱은 이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과제를 맡았다. 그는 "팀에 힘을 보태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해서 형들이 제 컨디션 찾아서 최강 선발진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 김진욱이 지난달 31일 사직 NC전 종료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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