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한국인 ‘1호’ 메이저리거 박찬호(51)와 쏙 빼닮은 외모로 화제가 됐던 한국계 3세 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30)가 또 양도 지명(DFA)으로 방출 대기 신세에 처했다. 개막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올해만 벌써 3번이나 DFA 통보를 받았다.
화이트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로부터 DFA 처리됐다. 일주일 내로 원하는 팀이 나오면 트레이드될 수 있지만, 원하는 팀이 없다면 완전 방출되거나 마이너리그로 소속이 바뀐다.
화이트에겐 올 시즌에만 벌써 3번째 DFA. 그야말로 ‘떠돌이 신세’로 전락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시즌을 시작한 화이트는 4경기(10이닝) 1승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한 뒤 지난달 17일 DFA 통보를 받았다.
3일 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화이트를 현금 트레이드로 데려갔다. 지난 4월24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화이트는 이적 후 한국인 외야수 이정후를 만나 반갑게 대화를 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화이트는 한국말을 할 줄 모르지만 같은 한국의 피가 흐르는 이정후에게 동질감을 가질 만했다.
당시 화이트는 “이정후는 이미 많은 성공을 거뒀다. 대단하고, 보기 좋다”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에 관한 이야기도 조금 나눴다. 언젠가 모든 것이 잘 풀리면 정말 멋질 것 같다”고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도 표했다.
WBC는 선수의 현재 국적과 관계없이 부모 또는 조부모 혈통이나 출생지로 국적을 택할 수 있다.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한국계 2세 유틸리티 야수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지난해 WBC에 한국대표팀으로 참가한 바 있다. 다만 2026년 열리는 WBC까지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지금 화이트의 모습을 봐서는 쉽지 않을 듯하다.
그러나 화이트와 이정후의 동행은 너무 짧았다. 화이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3경기에 나섰지만 5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5볼넷 1탈삼진 7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평균자책점 11.81의 성적을 남기고 지난달 6일 다시 DFA 처리됐다.
5일 뒤 이번에는 밀워키가 트레이드로 화이트를 영입했다. 시즌 개막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3번째 팀으로 옮긴 화이트는 밀워키에서도 반등하지 못했다. 6경기(8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6.48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국 밀워키가 31일 우완 케빈 허겟을 콜업하면서 화이트가 또 DFA 통보를 받았다.
올 시즌 3개 팀에서 거둔 전체 성적은 13경기(23⅔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7.23 탈삼진 13개. WHIP(1.65), 피안타율(.283) 모두 좋지 않다. 지난해 시즌 전 어깨 부상을 당한 뒤 6월말 복귀했지만 10경기(12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7.11로 부진했고, 올해까지 2년 연속 7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65순위로 LA 다저스에 지명된 우완 화이트는 2020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쏠쏠하게 활약했다. 2022년에는 클레이튼 커쇼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15경기(10선발·56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호투했지만 그해 8월초 토론토로 트레이드된 뒤 10경기(8선발·43이닝)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7.74로 무너졌다.
다저스를 떠난 뒤 커리어가 급격하게 꺾이며 저니맨으로 전락했다. 평균 시속 93.9마일(151.1km) 포심 패스트볼에 스위퍼, 커브를 주로 던지지만 올해 9이닝당 볼넷 5.9개로 커맨드가 무너지면서 어느 팀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