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작은 거인’ 김지찬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았다.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김지찬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대구 한화전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구자욱(삼성 외야수)은 1회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김규연이 던진 공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았다.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던 구자욱은 대주자 김지찬과 교체됐다. 구단 관계자는 “구자욱 선수는 투구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으며 현재 아이싱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찬은 데이비드 맥키넌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맥키넌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김지찬은 그사이 3루에 안착했다. 이성규의 야수 선택으로 홈을 밟았다. 삼성은 박병호와 김영웅의 연속 안타로 1사 만루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고 강민호의 내야 안타, 류지혁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3-0으로 달아났다.
2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내야 안타로 출루한 김지찬은 맥키넌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로써 역대 107번째 개인 통산 100도루를 달성했다. 맥키넌의 좌전 안타로 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들었다.
4회 2사 2루 찬스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아쉽게 물러났던 김지찬. 4-5로 뒤진 6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좌중간 안타로 누상에 나갔다. 맥키넌의 우중간 안타로 3루까지 내달렸다. 이성규의 좌중간 2루타에 힘입어 득점 성공. 삼성은 계속된 2,3루 찬스에서 박병호의 좌월 3점 홈런으로 8-5 역전에 성공했다. 김지찬은 8회 선두 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에 이어 2루를 훔치며 득점 찬스를 제공했다.
김지찬은 4타수 3안타 3득점 3도루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삼성의 8-6 승리에 기여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날 경기를 총평하며 김지찬의 이름을 맨 먼저 언급했다. “오늘 김지찬 선수가 많은 출루를 하며 상대 팀을 휘젓고 다녔다”고. 빅리그 출신 서재응 SPOTV 해설위원은 “김지찬은 요소요소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아는 선수”라고 호평했다.
김지찬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좀 떨어졌는데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면서 “오늘 잘 맞은 타구보다는 행운의 안타가 많이 나왔다. 이번 계기로 타격감이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개인 통산 100도루를 달성한 그는 “도루 100개를 달성했다고 들었는데 그동안 몇 개를 했는지 몰랐다. 그저 출루하면 적극적으로 뛰려고 한다. 오늘도 평소와 똑같이 적극적으로 뛰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김지찬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최근 유니폼이 깨끗했는데 오늘은 저다운 야구를 한 것 같다. 매일 유니폼이 더러워질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선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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