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베테랑 투수 김진성(39)이 완벽한 5월을 보냈다.
김진성은 5월 한 달 동안 단 1실점도 하지 않고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5월에 10경기 이상 등판한 KBO리그 불펜 투수들 53명 중에서 유일하다.
김진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4-1로 앞선 6회 1사 1,2루에서 선발 손주영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 4~5번 중심타선을 상대했다. 양석환과 승부에서 초구 스트라이크(직구), 2구 헛스윙(직구), 3구 헛스윙(포크볼)으로 3구삼진을 잡았다. 이어 강승호는 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1루수 뜬공으로 위기를 막아냈다.
7회에도 등판한 김진성은 내야 뜬공, 3구삼진, 외야 뜬공으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1⅔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LG는 6-3으로 승리.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김진성이 흐름을 넘겨줄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 흐름을 끊어내는 좋은 피칭을 해주었다”고 칭찬했다.
39세 베테랑인 김진성은 5월 등판한 13경기에서 14⅓이닝을 던져 무실점이다. 6피안타 7볼넷 14탈삼진을 기록했다. 16명의 승계 주자 중 단 2명의 득점만 허용했다. 1승 8홀드 1세이브를 기록했다. 월간 홀드 1위다.
리그 불펜 투수들 중에서 5월에 0점대 평균자책점은 몇 명 있다. 키움 김성민(13경기 ERA 0.63, 3실점 1자책), 두산 김강률(12경기 ERA 0.82, 2실점 1자책), 한화 이민우(11경기 ERA 0.79, 1실점) 두산 이병헌(11경기 ERA 0.73, 3실점 1자책), KT 박영현(10경기 ERA 0.68, 1실점)이 0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0’은 김진성이 유일하다.
김진성은 직구와 포크볼 투피치다. 직구 구속이 빠른 것은 아니다. 140km 초반이다. 120km 중반의 포크볼이 주무기인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상대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하지를 못한다. 김진성은 빠르지 않는 직구를 갖고도 항상 삼진을 잡겠다는 자신감으로 타자들을 상대한다.
김진성은 불펜에서 가장 궂은 일을 하고 있다. 마무리 유영찬을 제외하곤 LG 불펜에서 김진성 만큼 확실한 필승조가 없다. 위기에서 김진성 의존도가 높다.
김진성은 지난달 23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5-4로 쫓긴 6회 2사 1,3루 동점 위기에서 등판해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22일 1⅔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23일에도 1⅓이닝 무실점으로 2경기 연속 멀티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 수원 KT전에서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마무리 유영찬의 난조로 7-6으로 한 점 앞선 9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한 김진성은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슈퍼 세이브였다.
김진성은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승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하고 있다. 홀드 4위다. 김진성은 2022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2년 총액 7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씩)에 계약했다. 가성비 최고의 FA로 활약하고 있다.
김진성은 어린 후배들도 잘 이끌고 있다. 31일 두산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손주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진성에 대한 고마움을언급했다.
손주영은 "김진성 선배님이 좋은 기를 불어넣어 주셔서 감사하다. 지금 4경기째 기를 주시고 계신데, 3승을 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 경기 전에 기도도 해주시고, 어떤 행동도 해 주신다. 일종의 의식이다”고 말했다. 이어 “포크볼도 배우고 많이 따라다니다 보니 선배님이 잘 챙겨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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