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지난겨울 한일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들과 연이어 계약했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236세이브 거둔 좌완 마쓰이 유키(29)를 5년 2800만 달러에 영입한 데 이어 KBO 통산 139세이브를 따낸 우완 고우석(26)도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데려오며 불펜 보강에 집중했다.
그러나 고우석은 제대로 써보지도 않고 트레이드로 정리했다. 시범경기에서 6경기(5이닝) 2패1홀드 평균자책점 12.60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자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더블A로 보내 조정 시간을 줬지만 큰 진전을 보이자 못하자 빠르게 정리했다.
지난달 5일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를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외야수 딜런 헤드, 제이콥 마시, 1루수 네이선 마토렐라 등 야수 유망주 3명과 함께 고우석까지 보낸 것이다. 잔여 연봉을 마이애미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트레레이드하면서 고우석과 관계를 깔끔하게 끝냈다.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뒤 트리플A로 승격된 고우석은 7경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지만 9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는 데 그치며 구위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양도 지명(DFA) 된 뒤 웨이버 기간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아 5일부로 마이애미 트리플A 잭슨빌 점보 쉬림프로 소속이 이관됐다. 40인 로스터 제외로 인해 이제는 신분이 마이너리거로 바뀌었다.
고우석을 일찌감치 포기한 샌디에이고는 그러나 5년 계약한 마쓰이마저 최근 들어 급격한 난조를 보이고 있다. 마쓰이는 5일 LA 에인절스전에서 1-1 동점으로 맞선 7회 구원등판,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1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샌디에이고가 2-4로 패하면서 마쓰이는 시즌 2패째.
선두타자 윌리 칼훈을 5구 만에 볼넷으로 출루시키더니 로건 오하피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맞았다. 투수 키 넘어간 원바운드 타구에 유격수 김하성이 달려들어 빠르게 러닝 스로로 연결했지만 살짝 높게 들어갔고, 1루수 도노반 솔라노의 발이 살짝 떨어졌다. 다음 타자 조 아델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면서 순식간에 무사 만루. 제구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투구수 12개 중 스트라이크는 3개뿐. 다음 투수 엔옐 데 로스 산토스가 잭 네토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은 뒤 폭투까지 범해 마쓰이의 주자 3명 모두 홈에 들어왔다.
마쓰이는 지난 3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도 3-1로 앞선 9회 마무리를 위해 올라왔으나 ⅓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끝내기 점수를 주며 패전을 안았다. 당시에도 안타, 볼넷, 2타점 3루타,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순식간에 무너졌다.
최근 2경기 연속 패전을 당한 마쓰이는 시즌 성적은 28경기 3승2패6홀드 평균자책점 4.97이 됐다. 블론세이브만 3개. 25⅓이닝 동안 삼진 20개를 잡았지만 볼넷을 무려 17개나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이 6개에 달한다. 일본 시절에도 제구가 불안했는데 상위 레벨인 메이저리그에 와서 이 같은 약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4월까지 15경기(14⅔이닝) 2승4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했지만 5월 이후 13경기(10⅔이닝) 1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8.44로 부진을 거듭 중이다. 블론세이브 3개 모두 5월 이후 나온 것으로 제구 불안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어 샌디에이고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2년 계약이었던 고우석은 빠르게 포기하고 정리할 수 있었지만 5년 계약으로 총액 규모가 큰 마쓰이는 쉽게 정리도 못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