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화제의 일본인 투수 SSG 랜더스의 시라카와 게이쇼의 두 번째 등판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시라카와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 7피안타 3볼넷 1탈삼진 8실점(7자책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시라카와는 내복사근 부상으로 재활명단에 오른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했다. KBO리그에서 뛰는 역대 7번째 일본인 선수이면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대고 도입된 이후 첫 사례가 됐다.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플러스의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활약하며 150km 안팎의 구위를 선보였다. 도쿠시마에서는 6경기 평균자책점 2.17 29이닝 31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지난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데뷔해 5이닝 92구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데뷔전 승리 투수가 됐다. 최고 150km의 강속구가 한국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과시했다.
그러나 시라카와는 이날 첫 등판과는 정 반대의 모습을 보여줬다. 씩씩했던 데뷔전과는 달리 이날은 주눅든 모습으로 쓴맛을 맛봤다.
1회초 타선이 2점을 얻어내면서 리드를 안고 1회말을 맞이했다. 하지만 선두타자 윤동희에게 우중간 2루타, 고승민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손호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레이예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2-1로 추격을 당한 1사 1,3루 상항에서는 나승엽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줬다. 하지만 우익수 오태곤이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더듬었다. 1루 주자 레이예스는 3루까지 향했는데 오태곤이 볼을 더듬고 중계플레이가 어설프게 되는 틈을 타서 홈까지 밟았다. 순식간에 3실점을 했다.
이정훈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1사 1,3루가 됐고 박승욱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1회에만 4실점을 했다.
2회초 타선이 1점을 다시 추격했다. 3-4가 된 상황. 그러나 선두타자 유강남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한 뒤 김민석에게 중전안타, 윤동희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1,2루 위기에 곧바로 몰렸다. 결국 고승민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손호영에게 좌측 담장 상단을 맞는 2타점 2루타까지 내줬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레이예스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사 1,2루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시라카와는 더 이상 마운드를 버티지 못했다. 2회 1사 1,2루에서 나승엽 타석 때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민준이 마운드를 이어받았지만 나승엽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시라카와의 실점이 늘어났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는 이정훈을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면서 이닝이 끝났다.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은 사직구장의 열성적인 응원에 시라카와가 적응하는데 애를 먹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NPB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줄곧 독립리그에서 뛰었다. 많은 관중 앞과 소음 앞에서의 등판이 익숙하지 않다. 데뷔전을 치른 고척에도 1만462명의 많은 관중이 모였지만 사직구장의 롯데 팬들이 펼칠 응원과 함성은 시라카와에게 새로운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이숭용 감독은 “시라카와가 첫 경기를 잘 던져줬지만 부산은 특히 다르지 않나. 팬들의 응원 함성이나 이런 것들이 다른 구장보다는 센 편다. 긴장을 조금 덜 한다면 자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다. 구위나 이런 점들은 경쟁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험도 많이 없고 이런 환경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다. 첫 등판때도 1회에 볼넷이 많았던 것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 1회가 중요하다. 1회를 잘 이겨내면 또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1회를 넘기지 못했고 시라카와는 사직의 매서운 응원에 호되게 당했다. SSG가 3-8로 끌려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