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대전=양정웅 기자]
2000년대 중후반 KBO 리그에 '발야구'라는 키워드를 확산시킨 김경문(66) 한화 이글스 감독. 새로운 팀에서도 이를 주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감독은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상대 팀에서) 세 개 뛰면 우리도 한두 개 뛰어줘야 한다. 저쪽은 뛰고 우리는 안 뛰면 그건 안 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전날 한화는 과감한 주루플레이가 돋보였다. 3회 말 한화는 1사 후 하주석이 2루수 앞 바운드 큰 내야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3번 김태연도 낮은 속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살아나갔다.
이어 다음 타자 노시환 타석에서 NC 선발 대니얼 카스타노가 초구를 뿌렸다. 그런데 이때 하주석과 김태연이 모두 스타트를 끊었다. 공을 받은 포수 김형준이 송구를 하려고 했으나 어느 베이스로도 뿌릴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카스타노의 다소 큰 투구폼을 읽은 한화 주자들의 재치가 빛났다. 비록 이 더블스틸이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과감한 시도가 돋보였다.
8일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해당 상황에 대해 "내가 (사인을) 낸 건 아니다. 난 선수들에게 그린라이트를 주고, '맨날 상대만 뛰는데, 왜 우리는 안 뛰냐'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더블스틸은 바로 전 이닝에서 장진혁이 도루 실패를 기록하고도 만든 것이어서 의미가 있었다. 김 감독은 "더 뛰어야 한다. 선수들은 (도루 시도에서) 죽고 나면 눈치를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야구는 승부다. 세이프 아니면 아웃 아닌가. 그거 죽었다고 자꾸 주춤거리면 과감성이 떨어진다"고도 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상대가 송구가 워낙 좋았다. 그러면 죽는 거고 어쩔 수 없다"면서 "그걸 탓할 수는 없고, 어제(7일)는 상대가 잘한 거 상대를 칭찬해야 한다"며 선수들을 감쌌다.
올 시즌 한화는 도루가 적은 팀에 속한다. 8일 경기까지 한화는 시즌 62경기에서 54번의 도루 시도를 했고, 성공 34회와 실패 20회(성공률 63%)를 기록 중이다. 도루 수는 키움 히어로즈(24도루)에 이은 전체 최저 2위이고, 성공률은 10개 팀 중 가장 낮다. 이런 팀을 바꾸기 위해서는 역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 필요하다.
김경문 감독은 과거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발야구에는 일가견이 있다. 두산 사령탑 때는 이종욱, 민병헌, 고영민 등 발 빠른 선수들이 30도루 이상을 기록했고, 허를 찌르는 주루플레이도 선보이며 '두산 육상부'라는 별명을 얻었다. 3년 연속 팀 도루 1위(2006~2008년)에 올랐던 김 감독의 두산은 비슷한 스타일의 SK 와이번스와 2000년대 후반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이는 NC 시절에도 이어졌다. 1군 첫 해였던 2013년에는 김종호가 50도루로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박민우가 50도루로 리그 2위에 위치했다. 2015년에는 KBO 역대 2위인 팀 204도루를 달성했다. 박민우(46도루)와 김종호(41도루), 에릭 테임즈(40도루) 등 무려 세 선수가 4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물론 김 감독의 야구를 표현하자면 '선 굵은 야구'에 가깝다. 번트 등 작전을 최소화하고 빅볼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면서도 도루 등 주루플레이에도 많은 관심을 쏟으면서 팀을 성장시키는 지도자다.
한화는 1986년 1군 진입 후 지난해까지 38시즌 동안 팀 도루 1위를 기록한 사례가 드물다. 2001년과 2018년 단 두 시즌뿐이다. 2001시즌(135도루)에는 김수연이 42번 베이스를 훔쳤고, 5명의 타자가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2018시즌(118도루)에는 이용규(30도루)와 제라드 호잉(23도루)이 20도루 고지를 밟았다. 중심타자 이성열도 9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팀 도루 1위를 했던 두 시즌 한화는 모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2001년에는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랐고, 2018년에는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대전=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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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최인호(오른쪽)가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김 감독은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상대 팀에서) 세 개 뛰면 우리도 한두 개 뛰어줘야 한다. 저쪽은 뛰고 우리는 안 뛰면 그건 안 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전날 한화는 과감한 주루플레이가 돋보였다. 3회 말 한화는 1사 후 하주석이 2루수 앞 바운드 큰 내야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3번 김태연도 낮은 속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살아나갔다.
이어 다음 타자 노시환 타석에서 NC 선발 대니얼 카스타노가 초구를 뿌렸다. 그런데 이때 하주석과 김태연이 모두 스타트를 끊었다. 공을 받은 포수 김형준이 송구를 하려고 했으나 어느 베이스로도 뿌릴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카스타노의 다소 큰 투구폼을 읽은 한화 주자들의 재치가 빛났다. 비록 이 더블스틸이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과감한 시도가 돋보였다.
8일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해당 상황에 대해 "내가 (사인을) 낸 건 아니다. 난 선수들에게 그린라이트를 주고, '맨날 상대만 뛰는데, 왜 우리는 안 뛰냐'고 한다"고 말했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김 감독은 그러면서 "상대가 송구가 워낙 좋았다. 그러면 죽는 거고 어쩔 수 없다"면서 "그걸 탓할 수는 없고, 어제(7일)는 상대가 잘한 거 상대를 칭찬해야 한다"며 선수들을 감쌌다.
올 시즌 한화는 도루가 적은 팀에 속한다. 8일 경기까지 한화는 시즌 62경기에서 54번의 도루 시도를 했고, 성공 34회와 실패 20회(성공률 63%)를 기록 중이다. 도루 수는 키움 히어로즈(24도루)에 이은 전체 최저 2위이고, 성공률은 10개 팀 중 가장 낮다. 이런 팀을 바꾸기 위해서는 역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 필요하다.
한화 황영묵(왼쪽)이 2루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
이는 NC 시절에도 이어졌다. 1군 첫 해였던 2013년에는 김종호가 50도루로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박민우가 50도루로 리그 2위에 위치했다. 2015년에는 KBO 역대 2위인 팀 204도루를 달성했다. 박민우(46도루)와 김종호(41도루), 에릭 테임즈(40도루) 등 무려 세 선수가 4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물론 김 감독의 야구를 표현하자면 '선 굵은 야구'에 가깝다. 번트 등 작전을 최소화하고 빅볼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면서도 도루 등 주루플레이에도 많은 관심을 쏟으면서 팀을 성장시키는 지도자다.
2013년 NC 김종호가 도루상 수상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공교롭게도 팀 도루 1위를 했던 두 시즌 한화는 모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2001년에는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랐고, 2018년에는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 /사진=김진경 대기자 |
대전=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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