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5월 이후 상승세를 현재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4월까지 8승21패1무로 최하위로 추락해 있었지만 5월 13승10패1무, 그리고 6월 5승3패의 성적으로 완벽한 반등 무드를 이어가고 있다. 5월 이후 성적으로만 따지면 18승13패1무 승률 .581을 마크 중이다. 이 기간 승률 3위에 해당한다.
지난 9일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에서 1승1패를 기록하면서 최근 3번의 시리즈 연속 위닝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분명 롯데는 좋은 흐름 속에서 경기를 치러가고 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 보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마운드가 특히 불안불안하다. 위태롭게, 근근히 버티고 있다. 필승조 역할을 해줘야 했던 최준용이 현재 부진으로 1군에 없고 시즌 초반 필승조 라인을 지탱했던 신인 전미르도 승승장구 하다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불펜진보다 더 큰 문제는 선발진이다.
현재 개막 선발진 가운데 남은 투수는 애런 윌커슨과 박세웅, 2명 뿐이다. 나균안과 이인복이 극심한 난조 끝에 나란히 선발진에서 빠졌고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는 내전근 미세손상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부상 정도가 심하다. 2~3주로 예상했던 재활 기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빠르면 6월 말 복귀도 가능하지만 전반기는 없다고 생각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할 수 있다.
나균안과 이인복이 빠진 자리는 김진욱 이민석 등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던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또한 롱릴리프 마당쇠로 역할을 했던 한현희도 선발 투수로서 다시금 가능성을 비췄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임시방편이다. 당장 현재는 버티고 있지만 언젠가는 한계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불펜진에서 믿고 투입할 수 있는 투수들이 부족한데 선발진도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윌커슨만 분전하고 있다. 지난 4일 광주 KIA전 무4사구 완봉승, 9일 사직 SSG 더블헤더 2차전에서 7⅔이닝 3실점 혼신투로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다. 5월 이후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이고 평균자책점 2.16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윌커슨 뿐이다. 박세웅은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전 4⅔이닝 10실점(9자책점)으로 와르르 무너진 이후 3경기 연속 조기 강판됐다. 토종 에이스의 위용을 잃어버렸다. 지난 주 윌커슨이 2경기에서 16⅔이닝을 소화했는데 나머지 4명의 투수(한현희 김진욱 이민석 박세웅)가 16⅔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당장은 버텨나갈 수 있지만 이러한 양상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계산하기 힘든 야구가 이어진다면 버티는 것도 힘들어진다. 김태형 감독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선발과 불펜에서 어떻게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려고 하고, 나균안의 부활을 믿고 있다. 나균안은 이번 주 키움-LG 6연전을 앞두고 1군에 콜업될 예정이다.
나균안은 올해 4선발로 많은 기회를 받았다. 부진에도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이 살아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5월 등판한 5경기에서 한 번도 5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한 채 강판됐다. 5월30일 대전 한화전 3⅓이닝 7실점을 기록한 뒤 이튿날 1군에서 말소됐다. 5월 5경기 평균자책점 13.50에 달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8.27까지 치솟은 상황.
당장 선발과 불펜 모두 과부하가 적지 않은 상황이기에 역할을 해줄 투수가 필요했고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이 그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 감독은 “나균안은 화요일(11일)에 일단 1군에 올리려고 한다. 선발로 쓰던지 불펜으로 쓰던지 해야 한다. 지금 투수진이 너무 힘들다”라면서 “어떻게든 쓰임새를 찾아서 쓰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나균안이 선발 투수로 다시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그래도 이닝을 채워줄 수 있는 투수니까”라고 설명했다.
나균안은 지난달 31일 1군에서 말소된 이후 5일 퓨처스리그 NC전에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나균안은 더 이상 2군에서 증명을 할 레벨의 선수는 아니라는 것. 나균안은 과연 김태형 감독의 구상대로 마운드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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