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골든글러브 유격수 오지환이 손목 부상으로 빠져 있다. 그런데도 오지환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해 군 제대한 구본혁이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수원에서 열린 LG와 KT의 경기. LG는 0-5로 뒤진 3회말 일찌감치 구본혁은 교체됐다. 대체 선발 이우찬을 내세웠지만 1회에만 4점을 허용하고 조기강판됐고, 불펜 데이로 승산이 없었기에 오지환이 없는 상황에서 구본혁의 체력 보호를 1순위로 생각한 것.
오지환은 손목이 불편해 지난달 3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염경엽 감독은 9일 경기 전에 “오지환의 복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했다. 티배팅을 시작했지만, 아직 통증이 남아 있다고 한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6년 최대 124억 원(보장액 100억 원, 옵션 24억 원)의 FA 계약을 한 오지환은 올 시즌 5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8리 2홈런 16타점 OPS .731를 기록 중이다. 타격이 부진한 상황에서 부상을 당했다.
유격수 뿐만 아니라 2루와 3루 내야 유틸리티인 구본혁이 오지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 수비 하나는 자신있다. 2019년 데뷔 첫 해 명유격수 출신의 류중일 전 LG 감독으로부터 수비 실력를 인정받았고, 구본혁은 신인 때부터 대수비로 출장 기회를 얻었다. 최근 구본혁은 “수비는 옛날부터 어떤 타구든 자신 있었다. 공격이 잘 되다 보니까 기분이 좋아져서 수비까지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본혁이가 수비를 워낙 잘하고 있다. 지환이 만큼 해내고 있다. 수비 레인지도 (지환이 만큼) 그렇고, 피봇 플레이는 더 빠르다”고 칭찬했다.
이어 “(글러브에서) 볼 빼는 것이 빠르다. 지환이는 원 핸드로 빼는데, 본혁이는 투 핸드로 바로 빼서 던져 병살 플레이를 더 잘한다. 한 발 차이가 난다. 병살 플레이가 반 발 차이로 되고 안 되고 한다. 빨리 빼는 것이 주자에게는 마지막에 스피드가 붙어 있는 상태에서 반 발, 내지 한 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구본혁은 올 시즌 58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2리 2홈런 27타점 OPS .725를 기록하고 있다. 결승타가 6개로 팀내 1위, 리그에서 공동 5위다. 시즌 초반 끝내기 희생플라이, 끝내기 만루 홈런 등 인상적인 장면을 수 차례 만들었다. 오지환이 엔트리에서 빠진 이후 10경기에서 타율 1할8푼8리(32타수 6안타)에 그치고 있다.
주전 유격수의 공백을 구본혁이 잘 메우고 있지만, 전체적인 팀 운영에는 어려움이 있다. 염 감독은 “지금 주전에서 수비를 빼면 대수비 요원이 마땅치 않아, 대타 카드를 쓸 수 없다. 민재가 빠져 있거나 본혁이나 빠져 있으면, 대타 카드를 쓰고 대수비로 기용하면 되는데 둘 다 주전으로 나가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다. 많이 지고 있거나, 많이 이기고 있을 때 휴식 카드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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