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이승엽 감독을 만나니까 옛날 생각이 난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7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제자’ 이승엽을 감독으로 만난 소감을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16년 전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을 맡아 9전 전승으로 올림픽 야구 종목 최초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리고 그 때 당시 대표팀 4번타자가 바로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올림픽 내내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린 이승엽 감독을 끝까지 중심타자로 기용하는 믿음의 야구를 펼쳤다. 그리고 이승엽 감독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2-2로 맞선 8회말 극적인 투런포를 터트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쿠바에 짜릿한 3-2 1점차 승리를 거두며 9전 전승 금메달이라는 신화를 썼다.
김경문 감독은 “막상 이승엽 감독을 뵈니까 옛날 생각이 난다. 너무 반가웠다”라며 “이승엽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모든 이들의 평이 좋았다. 또 감독 2년차인데 팀을 굉장히 잘 이끌고 있다. 내가 현장을 떠나 있으면서 후배 감독들이 잘하는 부분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경기를 하면 우리 한화가 좋은 팀들한테 밀리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인터뷰 도중 잠시 16년 전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 때는 승리하고도 울었다. 당시 준우승 한이 많았는데 이승엽 감독 덕분에 승리의 눈물을 한 번 흘려봤다. 굉장히 기뻤다”라고 전했다.
김경문 감독이 경기 전 반갑게 인사를 나눈 이는 이승엽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두산 사령탑 시절 신인으로 입단한 양의지와도 반갑게 재회했다.
김경문 감독은 “양의지 선수는 신인 때부터 봤던 친구다. 그 때 19살이었는데 지금은 몇 살이 된지 모르겠다. 같이 늙어가는 거 같다”라고 웃으며 “포수가 저렇게 오래 한다는 건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것이다. 후배들은 저런 선수의 좋은 점을 뺏어내야 한다. 우리 젊은 투수들은 류현진 선수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라고 했다.
감독 통산 899승에 빛나는 김경문 감독은 이날 친정 두산을 상대로 900번째 승리에 재도전한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에 있으면서 베이징올림픽 감독이 됐다. 그 때 생각하면 팬들한테 너무 고마운데 이제는 한화 감독이다. 한화 팬들에게 홈경기 승리를 하나도 못 보여드렸는데 찬스가 오면 그걸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야구는 시리즈 첫 경기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승을 상대 감독으로 만난 이승엽 감독은 “(김경문 감독님은) 항상 감사한 감독님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대 감독님이고 냉정하게 팀을 위해 100% 집중해야 한다”라며 “감독님의 복귀를 상상은 하고 있었다. 항상 하마평에 오르시기 때문에 언제든지 복귀할 수 있다고 봤다. 상대팀에서 뛰신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는데 그게 진짜 현실이 돼버렸다”라고 옛 스승의 복귀를 누구보다 반겼다.
한화는 두산 선발 곽빈을 맞아 황영묵(2루수)-장진혁(좌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우익수)-김태연(1루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이원석(중견수) 순의 선발 명단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새 외국인투수 하이메 바리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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