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신인 내야수 박지환(19)이 놀라운 활약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박지환은 지난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9번 2루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앞선 두 타석에서 침묵한 박지환은 양 팀이 4-4로 팽팽히 맞선 6회말 2사에서 2루타를 날리며 방망이를 예열하기 시작했다. 4-5로 지고 있는 8회 2사 1, 2루에서는 KIA 마무리투수 정해영을 상대로 역전 2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SSG는 9회 마무리투수 문승원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6 동점을 허용했다. 9회말에는 2사 1, 2루에서 이지영이 끝내기 안타가 될 수 있는 귀중한 안타를 때려냈지만 2루주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홈에서 태그아웃돼 끝내기 찬스가 날아갔다. 중계화면에서는 에레디아가 홈플레이트를 터치한 것으로 보였지만 주심이 홈플레이트를 태그하지 못했다는 오심을 하면서 아쉬움이 더 컸다.
위기에 빠진 SSG를 구해낸 것은 바로 박지환이었다. 박지환은 연장 10회 1사 2루에서 구원투수 김도현을 상대로 끝내기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지환은 "초반에 점수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주장 추신수 선배님께서 벤치에서 오늘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 일깨워 주시고 화이팅을 불어넣어주셔서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했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첫 두 타석에 타이밍이 늦는 것 같아서 조금 더 앞에서 치려고 했던 부분이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고, 특히 10회말에 기회가 찾아와서 고등학교 선수 시절부터 꿈에 그리던 끝내기를 치고 팀이 이길 수 있어서 꿈만 같았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10순위) 지명으로 SSG에 입단한 박지환은 올 시즌 14경기 타율 3할6푼8리(38타수 14안타) 1홈런 7타점 8득점 1도루 OPS .955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 9일 롯데전에서는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고 이날 경기에서는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날리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지환은 "다치고 난 뒤에는 재활에 집중했다. 첫 홈런은 슬라이더에 타이밍이 잘 맞아서 슬라이더를 노리고 있었다. 그런데 초구에 직구가 들어와서 타이밍이 늦었다. 그래도 계속 슬라이더를 노리고 있었는데 다시 직구가 들어왔다. 몸이 반응해서 쳤는데 초구 직구에 늦었던 것 덕분에 다음 공은 잘 맞은 것 같다. 잘맞긴 했지만 솔직히 담장을 넘어갈 줄은 몰랐다. 펜스를 보면서 타구가 맞으면 무조건 3루까지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공이 넘어갔다. 나도 조금 놀라면서 그라운드를 돌았다"라고 첫 홈런 순간을 돌아봤다.
"나는 내가 무조건 레프트쪽으로 첫 홈런을 칠줄 알았다"라며 웃은 박지환은 "레프트쪽으로 쳤으면 잘 맞아서 나도 넘어가는걸 알고 기뻐했을텐데 라이트로 넘어가니까 좀 얼떨떨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중학교 때부터 밀어친 타구질이 좋긴 했는데 사직구장을 밀어서 넘길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박지환이 데뷔 첫 홈런을 치자 SSG 선배들은 무관심 세리머니로 박지환을 반겼다. 박지환은 중계 카메라를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따봉 세리머니를 했다. "미리 준비한 세리머니는 아니다"라고 말한 박지환은 "무관심 세리머니를 할 줄은 몰랐는데 정말 다들 하더라. 나도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랐는데 카메라 감독님하고 눈이 마주쳐서 따봉을 했다. 그 영상이 많이 돌아다니더라. 그냥 나도 뭘 해야될지 몰라서 한건데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면서 웃었다.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환이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