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올 시즌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장재영(22·고양 히어로즈)이 또 한 번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KBO 홀드왕 출신 정우영(25·LG 트윈스)을 상대로는 초구를 공략해 안타를 뽑아내며 시즌 3번째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키움 히어로즈 퓨처스팀인 고양 소속의 장재영은 12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LG 챔피언스 파크에서 펼쳐진 LG 퓨처스팀과 2024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5번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삼진 1득점을 기록했다.
고양은 9회 말 2사 만루에서 손용준(LG)이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결승 타점을 올려 1-2로 패했다.
이날 장재영이 상대한 투수는 지난 4일 잠실 키움전서 1군 데뷔전을 가진 우완 이믿음(24)이었다.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하는 이믿음을 상대로 장재영은 2회 초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고양이 0-1로 뒤진 4회 초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달랐다. 선두타자로 나선 장재영은 이믿음의 바깥쪽 높게 들어오는 시속 139㎞의 초구 직구를 때렸다. 이 타구는 105m를 날아가 폴대에 가까운 우측 담장 너머로 향했다. 1-1 동점을 만드는 장재영의 시즌 3호 홈런. 지난 2일 KT 위즈전 이후 10일 만의 대포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회 초 2사에서 2루 땅볼로 숨을 고른 장재영은 8회 초 1사 1루서 KBO 홀드왕 정우영을 상대했다. 정우영은 투심 패스트볼이 강점인 LG 필승조 출신 강속구 투수. 2019년 KBO 신인왕을 수상하고 2022년 35홀드로 홀드왕에 오른 투수이기도 하다. 통산 성적은 22승 22패 109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20. 현재는 부상으로 인해 재활 경기를 치르는 중이었다.
타자로서는 처음 상대하는 것이었지만, 장재영의 스윙에는 거침이 없었다. 정우영이 초구부터 특유의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음에도 장재영은 유격수 옆을 스치는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장재영의 시즌 3번째 멀티히트였다. 공교롭게도 장재영은 타자로 전향한 후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홈런을 친 경기는 꼭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로써 장재영의 퓨처스리그 시즌 성적은 16경기 타율 0.228(57타수 13안타), 3홈런 8타점, 출루율 0.343, 장타율 0.386이 됐다. 장재영은 지난달 19일 키움 구단을 통해 투수에서 타자로 포지션을 바꾼다는 소식을 알렸다. 프로에서도 최고 시속 156㎞ 강속구를 던지던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가 입단 4년 만에 글러브를 내려놓게 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부터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를 이유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고민 끝에 2021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키움의 선택을 받아들였다. 키움도 신인 역대 2위 계약금인 9억 원을 안겼고, 그때부터 장재영은 '9억 팔'이라 불렸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서는 '9억 팔'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제구가 문제였다. 1군에서 3년간 56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 103⅓이닝 109사사구(97볼넷 12몸에 맞는 볼) 100탈삼진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36경기 5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5.15, 106⅔이닝 122사사구(110볼넷 12몸에 맞는 볼) 113탈삼진으로 마찬가지였다.
올해도 마음을 굳게 먹고 투수로서 시즌을 준비했으나, 5월 초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MCL)가 70~80%가 손상되는 큰 부상을 당하자 과감하게 진로를 틀었다.
시속 156㎞까지 던졌던 파이어볼러가 사라진 건 안타까운 소식이었지만, 장재영은 타자로서 재능도 투수 못지않았기에 기대도 컸다.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 2학년 때 타율 0.385로 콘택트에 강점을 보이는가 하면 3학년 때는 3홈런 21타점으로 장타력을 인정받는 등 고교 3년간 타율 0.350(80타수 28안타)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세계야구연맹(WBSC)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장해 타율 0.300(30타수 9안타)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앞으로 어떤 포지션에서 활약할지는 미지수다. 선수 본인은 유격수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지만, 구단은 중견수를 추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견수로 처음 출전하기도 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11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장재영은 지난 주말부터 수비를 병행하고 있다. 선수 본인은 아마추어 때부터 해왔던 유격수에 대한 욕심이 있다. 하지만 일단 팔꿈치 부상으로 투수를 접은 상태고 내야수는 어떤 보직보다 공을 많이 던지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외야부터 시작하는 게 낫겠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냉정한 현실을 전했다.
이어 "유격수 수비도 훈련은 하고 있지만, 게임에 나가는 건 훈련과 또 다른 문제다. 지금도 팔꿈치 상태가 100%는 아닐 거라고 보고 있고, 송구에 대한 강도 같은 것은 조금 더 확인해야 할 것 같다"며 "직접 뛰는 걸 확인하면 가장 좋겠지만, 선수 하나보단 지금 현장에 신경 쓸 것이 더 많다. 지금으로서는 1군 현장에 전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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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장재영. |
키움 히어로즈 퓨처스팀인 고양 소속의 장재영은 12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LG 챔피언스 파크에서 펼쳐진 LG 퓨처스팀과 2024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5번 및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삼진 1득점을 기록했다.
고양은 9회 말 2사 만루에서 손용준(LG)이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결승 타점을 올려 1-2로 패했다.
이날 장재영이 상대한 투수는 지난 4일 잠실 키움전서 1군 데뷔전을 가진 우완 이믿음(24)이었다.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하는 이믿음을 상대로 장재영은 2회 초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고양이 0-1로 뒤진 4회 초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달랐다. 선두타자로 나선 장재영은 이믿음의 바깥쪽 높게 들어오는 시속 139㎞의 초구 직구를 때렸다. 이 타구는 105m를 날아가 폴대에 가까운 우측 담장 너머로 향했다. 1-1 동점을 만드는 장재영의 시즌 3호 홈런. 지난 2일 KT 위즈전 이후 10일 만의 대포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회 초 2사에서 2루 땅볼로 숨을 고른 장재영은 8회 초 1사 1루서 KBO 홀드왕 정우영을 상대했다. 정우영은 투심 패스트볼이 강점인 LG 필승조 출신 강속구 투수. 2019년 KBO 신인왕을 수상하고 2022년 35홀드로 홀드왕에 오른 투수이기도 하다. 통산 성적은 22승 22패 109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20. 현재는 부상으로 인해 재활 경기를 치르는 중이었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두산전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정우영이 불펜에서 피칭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타자로서는 처음 상대하는 것이었지만, 장재영의 스윙에는 거침이 없었다. 정우영이 초구부터 특유의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음에도 장재영은 유격수 옆을 스치는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장재영의 시즌 3번째 멀티히트였다. 공교롭게도 장재영은 타자로 전향한 후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홈런을 친 경기는 꼭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로써 장재영의 퓨처스리그 시즌 성적은 16경기 타율 0.228(57타수 13안타), 3홈런 8타점, 출루율 0.343, 장타율 0.386이 됐다. 장재영은 지난달 19일 키움 구단을 통해 투수에서 타자로 포지션을 바꾼다는 소식을 알렸다. 프로에서도 최고 시속 156㎞ 강속구를 던지던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가 입단 4년 만에 글러브를 내려놓게 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부터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를 이유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고민 끝에 2021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키움의 선택을 받아들였다. 키움도 신인 역대 2위 계약금인 9억 원을 안겼고, 그때부터 장재영은 '9억 팔'이라 불렸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서는 '9억 팔'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제구가 문제였다. 1군에서 3년간 56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 103⅓이닝 109사사구(97볼넷 12몸에 맞는 볼) 100탈삼진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36경기 5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5.15, 106⅔이닝 122사사구(110볼넷 12몸에 맞는 볼) 113탈삼진으로 마찬가지였다.
장재영. |
올해도 마음을 굳게 먹고 투수로서 시즌을 준비했으나, 5월 초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MCL)가 70~80%가 손상되는 큰 부상을 당하자 과감하게 진로를 틀었다.
시속 156㎞까지 던졌던 파이어볼러가 사라진 건 안타까운 소식이었지만, 장재영은 타자로서 재능도 투수 못지않았기에 기대도 컸다.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 2학년 때 타율 0.385로 콘택트에 강점을 보이는가 하면 3학년 때는 3홈런 21타점으로 장타력을 인정받는 등 고교 3년간 타율 0.350(80타수 28안타)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세계야구연맹(WBSC)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장해 타율 0.300(30타수 9안타)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앞으로 어떤 포지션에서 활약할지는 미지수다. 선수 본인은 유격수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지만, 구단은 중견수를 추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견수로 처음 출전하기도 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11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장재영은 지난 주말부터 수비를 병행하고 있다. 선수 본인은 아마추어 때부터 해왔던 유격수에 대한 욕심이 있다. 하지만 일단 팔꿈치 부상으로 투수를 접은 상태고 내야수는 어떤 보직보다 공을 많이 던지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외야부터 시작하는 게 낫겠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냉정한 현실을 전했다.
이어 "유격수 수비도 훈련은 하고 있지만, 게임에 나가는 건 훈련과 또 다른 문제다. 지금도 팔꿈치 상태가 100%는 아닐 거라고 보고 있고, 송구에 대한 강도 같은 것은 조금 더 확인해야 할 것 같다"며 "직접 뛰는 걸 확인하면 가장 좋겠지만, 선수 하나보단 지금 현장에 신경 쓸 것이 더 많다. 지금으로서는 1군 현장에 전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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