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투수에게 기립 박수라니…세상에 이런 팬들이, 괴물 신인도 감동 ''정말 멋진 팬들이다''
입력 : 2024.06.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피츠버그 폴 스킨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인트루이스 홈구장 부시스타디움.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1882년 창단해 월드시리즈 우승 11번으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중 하나다. 팬들의 충성심도 대단하기로 유명하다. 광역권 인구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수준이지만 2012년부터 매년 평균 관중 5위 안에 들 정도로 지역 팬들의 성원이 대단하다. 

오래된 역사만큼 세인트루이스 팬들은 성숙한 관람 문화를 자랑한다.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상대팀 신인 투수 폴 스킨스(22)가 7회말 마운드를 내려갈 때 이례적으로 기립 박수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스킨스는 이날 6⅓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압도했다. 4회말 1사까지 첫 10타자를 퍼펙트로 압도한 스킨스는 5회말 1사 2,3루에서 페드로 파헤스를 헛스윙 삼진, 마이클 시아니를 1루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넘어갔다. 

6회말 1사 1루에선 폴 골드슈미트를 3루 땅볼로 병살을 유도하며 이닝을 끝낸 스킨스는 그러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0-0 상황에서 7회말 마운드 올랐다. 선두타자 놀란 고먼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놀란 아레나도에게 좌측 2루타를 맞은 뒤 1사 2루에서 강판됐다. 

총 투구수 103개에서 좌완 불펜 아롤디스 채프먼에게 마운드를 넘긴 스킨스는 아쉬움 속에 내려왔다. 그 순간 부시스타디움 3루측 관중들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스킨스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세인트루이스 선수도 아닌 상대팀 선수, 그것도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라이벌 팀 선수이지만 인상적인 투구를 한 대형 신인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를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스킨스는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에는 정말 몰랐다. 안타를 맞고 내려가서 약간 화난 상태였다”며 “뒤늦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됐다. 멋졌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정말 멋진 팬들이다”고 세인트루이스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 피츠버그 폴 스킨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인트루이스 홈구장 부시스타디움. /OSEN DB

승패를 떠나 그만큼 스킨스가 리그 전체에서 주목받는 특별한 선수이기 때문에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피츠버그에 지명된 우완 스킨스는 198cm, 106kg 거구에서 평균 시속 100마일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뿌리는 파이어볼러. 

역대급 재능을 지닌 투수로 일찌감치 큰 관심을 모았고, 지난달 12일 메이저리그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까지 데뷔 6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43으로 위력을 뽐내고 있다. 33⅓이닝 동안 삼진 46개를 잡으면서 볼넷은 6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9이닝당 탈삼진 12.42개에 WHIP 0.96, 피안타율 2할1푼3리로 세부 기록도 우수하다. 

평균 시속 99.3마일(159.8km)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5가지 구종을 구사하고 있다. 스플리터로 분류되긴 하지만 스플리터와 싱커를 섞은 혼합 구종인 ‘스플링커’는 평균 구속이 94.4마일(151.9km)에 달할 정도로 빠르고 낙폭이 좋다. 데뷔 첫 6경기에서 차원이 다른 괴물 투수임을 입증하고 있다. 

파이어볼러는 제구가 불안하기 마련인데 스킨스는 데뷔 첫 6경기에서 볼넷을 6개만 내줬다. 2014년 뉴욕 양키스 다나카 마사히로 이후 처음으로 첫 6경기에서 45탈삼진 이상, 6볼넷 이하 기록한 투수가 됐다. /waw@osen.co.kr[사진] 피츠버그 폴 스킨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피츠버그 폴 스킨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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