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공덕동, 이후광 기자] 학교폭력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17승 에이스 이영하(27)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13일 특수폭행 및 강요, 공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영하의 항소심에서 검사 측 항소를 기각,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공소장 변경 이뤄지지 않은 특수폭행인 점, 일부 강요, 공갈을 살펴보면 이 부분은 원심이 무죄 판단을 했고 이러한 원심에 보태서 피해자가 전기파리채 스파크가 일어난 것과 관련한 진술, 머리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진술이 상반된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8월 17일 경 국가대표 훈련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피고인과 김대현이 서울, 부산, 군산 등을 이 사건 무렵 빈번하게 이동했다는 건데 국가대표 소집했을 때 그렇게 돌아다니는 건 부합하지 않는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원심 공소사실 중 파기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검사 항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는 피고인과 김대현이 부산 코모도 호텔 숙박을 주장했다. 실제 투숙객 내역을 보면 피고인, 피해자 이름이 없다. 피해자는 피고인 자취방에서도 이러한 강요, 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나 그 일시에 피고인이 자취방에서 퇴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검찰에서는 일부 강요 범행 일시를 2015년 9월 초경에서 2015년 9월 중순경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는데 피해자 진술을 비춰보더라도 2015년 9월 중순 경 범행이 일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공소 사실에 대한 범죄 증명이 없다. 무죄를 선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만난 이영하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지암의 김선웅 변호사는 "사실 고소인이 전혀 증명을 하지 못했다. 검찰이 너무 성급하게 이영하 선수에 대한 경찰 조사도 하지 않고 기소를 하는 바람에 알리바이가 다 있음에도 억지 기소가 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 결과가 이번 항소심까지 무죄로 나왔다. 김대현 선수와 마찬가지로 검찰은 결국 사실 판단의 문제라서 상고 이유가 되지 않는다. 상고를 하기는 어려울 거로 보인다. 이번 2심 선고 결정이 이영하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법정 분쟁 종결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이영하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 학교폭력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 2021년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선린인터넷고 시절 이영하와 김대현(LG)으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폭로 글이 올라오면서 순식간에 학폭 가해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혔다. 이후 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의 폭로자 인터뷰가 이어지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영하, 김대현 학폭 미투 사태는 2022년 피해자가 스포츠윤리센터에 이들을 신고하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후 경찰 수사와 함께 재판 회부가 결정됐고, 이영하는 2022년 9월 21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작년 5월 초까지 총 6차례의 공판에 참석,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증인을 총동원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재판부에 2년 구형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5월 31일 피해자의 기억 왜곡에 의한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가 이영하의 학폭 가해를 주장했던 시기, 장소에 모두 이영하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골자였다.

김선웅 변호사는 당시 “피해자가 주장하는 부분이 사실상 사실이 아니었다. 기억이 왜곡된 걸 알고 있었다. 객관적 증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죄라는 확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곧바로 항소에 나섰고, 추가 증인 및 자료 제출을 요청하면서 이영하는 지난해 11월 30일부터 항소심 공판에 참석해왔다. 그리고 지난달 초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차 지명된 이영하는 프로 9년차인 올해 25경기 2승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 중이다. 최근 등판이었던 8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한편 김대현 또한 지난달 23일 특수폭행과 강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이 상고 기한이던 지난달 30일까지 상고하지 않으면서 판결이 자동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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