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무려 19년 만에 두산 베어스 상대로 스윕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지난 11~12일 잠실 두산전을 연이어 승리했다.
11일 경기에선 선발 하이메 바리아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으로 6-1로 승리하며 김경문 감독의 역대 6번째 통산 900승 기록이 완성됐다. 12일 경기에선 선발 류현진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뒤 3-3 동점으로 맞선 9회초 대타 문현빈의 스퀴즈 번트로 결승점을 빼내 4-3으로 이겼다.
한화가 14일 경기까지 승리하면 두산 상대로 무려 19년 만에 3연전 싹쓸이 승리를 거두게 된다. 지난 2005년 6월 4~6일 청주 3연전에서 두산을 스윕한 게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당시 3경기에서 각각 6-3, 5-1, 8-4로 승리했다.
문동환(7⅓이닝 3실점 2자책), 정민철(6이닝 무실점), 김해님(5⅓이닝 4실점)으로 이어진 선발투수들이 호투하면서 3연전 동안 8개의 홈런을 폭발했다. 지금 KIA 감독을 맡고 있는 이범호가 첫 날부터 멀티 홈런을 가동하며 3연전에 3홈런을 폭발했다. 은퇴 후 영구결번 레전드로 남은 김태균도 마지막 날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거의 20년이 다 된 일이고, 그때 뛰었던 한화 선수 중 지금까지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없다. 그 사이 한화는 무려 7명의 감독이 거쳐갔고, 당시 두산을 이끌던 김경문 감독이 현재 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19년의 긴 세월 동안 한화는 두산에 무려 13번이나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한화도 두산 상대로 2연전 2승은 12번 있었지만 3연전을 스윕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전력 차이를 실감했다.
한화 암흑기와 두산 왕조 시기가 맞물리면서 두 팀 사이 격차도 커졌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2년 중 2018년(8승8패)을 제외하고 한화는 두산에 상대 전적 열세였다. 2018년은 한화가 암흑기 기간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해였다.
한화에 두산전 스윕 기회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년 사이 9번이나 3연전 첫 두 경기를 이기며 스윕 기회를 잡았지만 매번 마지막 경기에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22년 5월26일 대전 경기에서 두산전 스윕 기회가 있었으나 3-24 굴욕적인 대패를 당했다.
그로부터 2년 만에 다시 두산전 스윕 기회가 왔다. 한화는 이날 좌완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뒤 두 번째 경기로 투구수 80구 이상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펜에서도 한승혁을 빼고 연투한 투수가 없어 충분히 쏟아부을 수 있다.
두산은 당초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선발로 나설 차례였지만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아 하루 더 휴식을 취하게 됐다. 퓨처스 팀에 내려가 조정 중이던 사이드암 최원준이 선발등판한다. 한화전 통산 16경기(12선발·66이닝) 4승3패 평균자책점 2.45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만약 한화가 승리하면 무려 6947일 만의 두산전 스윕이 된다. 19년 전 두산 사령탑이었던 김경문 감독이 한화의 오랜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