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8회까지 24타자 연속 범타로 처리하고, 9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아 퍼펙트가 무산됐다. 퍼펙트가 깨지는 순간, 마운드의 투수 만큼이나 포수도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박동원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한 후에 마치 패배한 듯 한 표정이었다.
선발 투수 켈리는 이날 9회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체인지업 2개를 연속으로 던졌다가 중전 안타를 맞고 첫 출루를 허용, 대망의 퍼펙트가 깨졌다. 43년 만에 KBO리그 최초 퍼펙트 달성을 눈앞에 뒀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켈리는 마운드에서 허리를 숙이며 한 마디 내뱉었다. 경기 후 켈리는 안타를 허용하고 했던 말이 무엇인지, 취재진 인터뷰 자리에 함께 한 두 자녀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인지 질문을 받자 “말하기 어렵다. 다들 무엇인지 알거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비속어 ‘FXXK’을 내뱉은 것.
박동원도 마찬가지였다. 퍼펙트가 깨지자 박동원은 마운드로 올라갔고, 김경태 투수코치가 덕아웃에서 나와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박동원은 켈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자 “완봉하자고 했다. 욕도 좀 하고, 열받아서 아쉬워서 그랬다(욕을 했다)”며 “한 번에 다 무너진 것 같다. 예전에 8회 2사까지 퍼펙트 한 적이 있었다”고 허탈하게 말했다.
박동원이 넥센에서 뛸 때 2018년 4월 18일 NC와 경기에서 투수 최원태와 8회 1사까지 퍼펙트, 최준석에게 안타를 맞고 무산됐다.
경기 도중 9회 이전에 켈리와 얘기를 나눈 것은 딱 한 번이었다고. 박동원은 “한 마디 정도 했다. 초반에 좀 아쉬운 게 있어서 3회였나, 맥키넌 타석 지나고 한 번 얘기한 뒤로는 한 마디도 안 했다”고 말했다.
7회 정도부터 퍼펙트를 의식했다고 한다. 박동원은 “퍼펙트는 안 되더라도 노히트 노런은 했어야 하는데 너무 아쉽네요. 열심히 했는데. 이기고 완봉해서 너무 좋은데, 엄청 즐겁지가 않네요. 꿈에 그리던 퍼펙트인데, 꿈이 깨져버렸으니까”라고 힘없이 말했다.
켈리의 구위와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9km까지 나왔고 직구 37개, 커브 25개, 체인지업 19개, 슬라이더 16개, 포크볼 3개, 투심 2개를 던졌다.
박동원은 “오늘 켈리 공은 커브가 너무 좋았다. 체인지업도 좋았고, 포크볼도 좀 던지고 다 좋았다. 직구도 되게 좋았고, 모든 것이 완벽했으니까 좋은 결과를 내지 않았을까요”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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