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 전날 음주 논란' 나균안 향한 롯데 인내심도 한계, 김태형 ''그냥 넘어갈 것 아니다'' 경고 날렸다
입력 : 2024.06.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투수 전향 후 3년 만에 월간 MVP에 태극마크까지 가슴에 달았다. 그러나 단 1년 만에 팀 내 징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롯데 자이언츠의 나균안(26) 이야기다.

나균안은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 타이거즈의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우선 기록이 너무 좋지 않다. 나균안은 26일 기준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 2승 7패 평균자책점 9.05을 기록 중이다. 산술적으로 이닝당 한 점 이상을 주는 셈이다. 60⅔이닝 동안 98피안타 41볼넷을 허용하며 피안타율 0.364,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2.29로 부진의 늪에 빠졌다.

14번의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한 건 단 2차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4월에 몰려있었다(2일 대전 한화전 6이닝 무실점, 21일 사직 KT전 6이닝 3실점). 특히 5월부터의 기록은 너무나도 처참하다. 그는 5~6월 8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13.05로 무너졌다. 이는 같은 기간 3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가장 높은 수치로, 그 다음인 김시훈(NC, 6.41)보다도 훨씬 높다.

여기에 25일 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서 1⅔이닝 7피안타 6사사구 2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 시작부터 볼넷에 이어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1회에만 5점을 내준 나균안은 2회에도 2사 만루를 만든 뒤 폭투에 이어 한준수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결국 그는 2회를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롯데 나균안(오른쪽)이 25일 사직 KIA전에서 1회 초 소크라테스에게 2점 홈런을 맞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롯데 나균안(오른쪽)이 25일 사직 KIA전에서 1회 초 소크라테스에게 2점 홈런을 맞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태형(57) 롯데 감독은 나균안의 이날 등판에 대해 "공도 전부 가운데로 몰리더라. 2이닝은 던져줘야 되는데 1아웃도 못 잡고 4, 5점씩 줘버렸다. 최대한 끌고 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고 혹평했다.

이에 더해 그라운드 외부의 문제도 나왔다. 25일 새벽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나균안이 한 술집에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본격적으로 음주를 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선발등판 전날 밤 늦게까지 바깥에서 있었다는 게 곱게 보일리는 없었다.

결국 구단도 칼을 빼들었다. 김 감독은 "구단 규정이 있다. 구단에서 회의를 하고 조치할 것이다. 그냥 넘어갈 건 아니다. 그래서 구단에다가 맡겼다"고 밝혔다. 가까운 시일 내 롯데 구단에서 내부적으로 징계를 내릴 전망이다.

프로 데뷔 후 우여곡절 끝에 자리를 잡아가던 상황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움이 크다. 나균안은 지난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당시 '나종덕'이라는 이름으로 유망주 포수로 주목받은 그는 2년 차인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2년 연속 1할 초반대 타율에 허덕였고, 설상가상으로 2020시즌 준비 도중 부상을 당했다. 이에 성민규 당시 롯데 단장이 투수 겸업을 권했고, 그해 시즌 도중 완전히 투수로 전업했다. 2021년 1군에 올라와 23경기에서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1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나균안이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균안이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이듬해(2022년)에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9경기(117⅔이닝)에서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의 성적을 올려 주축 자원에 올랐다. 2023시즌에는 4월 월간 MVP를 수상하는 등 130⅓이닝 동안 6승 8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에도 뽑혀 금메달을 차지해 병역특례를 받았다.

어린 나이부터 많은 기회를 받은데다 병역 혜택까지 받으면서 나균안은 탄탄대로를 눈앞에 뒀다. 등록일수 기준으로 따지는 FA(프리에이전트) 제도에서 나균안은 이미 5시즌을 인정받았다. 이제 올해 포함 3년만 더 145일 이상 1군에 등록된다면 그는 FA 자격을 얻게 된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여러 구설에 오르면서 나균안은 1군에 버티는 것도 힘든 상황이 됐다. 구단에서 내릴 징계를 받은 다음 나균안의 다음 스텝이 중요하게 됐다.

롯데 나균안.
롯데 나균안.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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