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KBO리그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유틸리티 야수 니코 구드럼(32)과 투수 버츠 스미스(34)가 같은 날 한 팀에 재취업했다. 나란히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볼티모어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두 선수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롯데 자이언츠 출신인 구드럼은 지난 1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한화 이글스 출신인 스미스는 21일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방출돼 FA로 풀린 상태였다.
스위치히터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구드럼은 올해만 벌써 5번째 팀에 합류했다. 지난해 12월 미네소타 트윈스와 마이너 계약을 한 뒤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했지만 계약 조항을 활용해 40인 로스터를 보장한 탬파베이 레이스로 이적해 시즌을 맞이했다.
4월13일 빅리그에 콜업돼 9경기를 뛰었지만 5월7일 양도 지명(DFA) 처리된 뒤 LA 에인절스의 클레임을 받아 팀을 옮겼다. 에인절스에서 빅리그 4경기를 뛰고 트리플A로 내려간 뒤 6월11일 DFA를 거쳐 피츠버그로 또 다시 이적했다. 하지만 4일 만에 DFA 된 뒤 FA로 풀렸고, 2주 만에 새로운 팀을 또 찾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선 13경기 타율 1할3리(29타수 3안타) 3볼넷 OPS .291로 극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 트리플A에선 17경기 타율 2할7푼(63타수 17안타) 3홈런 16타점 OPS .831로 준수한 타격을 보여줬고, 수비에서 포수를 제외한 내외야 전 포지션 커버가 가능해 여러 팀에서 뎁스 보강용으로 그를 데려가고 있다.
스미스는 올해 탬파베이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지만 시즌 전 계약 조항을 활용해 개막 로스터를 보장한 마이애미로 팀을 옮겼다. 마이애미에서 25경기 모두 구원등판, 29⅔이닝을 던지며 2승1홀드 평균자책점 4.25 탈삼진 23개를 기록했다.
크게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6월 3경기 연속 실점하며 4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급격한 난조를 보였다. 지난 15일 DFA 통보를 받았지만 웨이버 기간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았다. 서비스 타임 5년을 채워 마이너리그행을 거부하고 100만 달러 연봉을 보전받 조건으로 마이애미에서 완전 방출됐다. 이후 일주일 만에 볼티모어와 마이너 계약했다.
두 선수 모두 일단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52승30패(승률 .634)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볼티모어라 당장 두 선수가 필요하지 않다. 뎁스 보강용 영입이다.
둘 다 지난해 한국에서도 잠깐 뛰었지만 좋은 기억이 없다.
지난해 7월 대체 선수로 롯데에 합류한 구드럼은 50경기 타율 2할9푼5리(173타수 51안타) 무홈런 28타점 OPS .760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201타석에서 홈런을 단 하나도 치지 못한 게 무척 아쉬웠다. 지금껏 KBO리그에서 100타석 이상 들어서 홈런 없이 끝난 외국인 타자는 2006년 롯데 존 갈(43경기 124타석) 이후 구드럼이 역대 두 번째. 설상가상으로 내외야 5개 포지션을 오갔지만 실책 13개로 수비까지 무너지면서 롯데의 실낱같던 가을야구 희망에 재를 뿌렸다. 시즌 후 당연히 재계약 실패.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에 한화 유니폼을 입고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스미스는 개막전부터 부상으로 허무하게 시즌이 끝났다. 지난해 4월1일 고척 키움전에서 2⅔이닝 3피안타 1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막던 중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자진 강판했다. 검진 결과 어깨 근육이 미세하게 손상됐지만 투구에 큰 영향이 없는 수준이었다. 캐치볼까지 했지만 부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고, 단 한 경기 만에 방출됐다. 실망한 한화 팬들이 SNS를 찾아가 비난하자 발끈한 스미스는 “쓰레기 나라에서 잘 지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한국 비하 논란을 남긴 채 떠났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