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뒷머리 나중에 자를게' 6월 타율 4할 폭발! 키움 새신랑, 첫 월간 MVP가 보인다
입력 : 2024.07.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송성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송성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송성문이 지난달 15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뒷머리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송성문이 지난달 15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뒷머리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시즌) 타율이 3할 밑으로 떨어지는 순간 바로 자를 거예요."

단정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아내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당분간 '새신랑'의 뒷머리는 살려둬야 할 것 같다. 영웅군단의 새 캡틴 송성문(28·키움 히어로즈)의 타격감이 식을 줄을 모른다.

2015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9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올해로 프로 10년 차를 맞이한 송성문은 올 시즌 시작에 앞서 아내와 약속했다. 장충고 2학년 시절 후배의 소개로 만나 10년 열애 끝에 지난해 12월 부부의 연을 맺은 아내는 송성문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런 아내가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송성문의 뒷머리였다. 사실 송성문은 예전부터 군인 출신 인기 유튜버 덱스처럼 뒷머리를 기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내가 깔끔한 것을 좋아해 항상 단정한 머리 스타일로 다녔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모처럼 용기를 냈다.

지난달 15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송성문은 "난 뒷머리를 기르면 남성미가 좀 있어 보여서 예전부터 기르고 싶었는데 아내는 깔끔한 게 좋다고 항상 말렸었다"며 "시즌 전에 아내에게 장난으로 '타율 3할 치면 기르게 해줘'라고 했는데 다행히 아직은 3할을 유지하고 있어 명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인터뷰 당시 송성문의 타율은 0.324. 이때만 해도 본인 스스로 "타율 떨어지면 잘라야죠"라고 웃어넘겼지만, 5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한 6월 19일 청주 한화전을 기점으로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4번의 멀티 히트 경기를 기록하더니 6월 26일 고척 NC에서는 다시 4안타로 스윕에 크게 기여했다.

6월 28일 광주 KIA전서 안타를 기록한 후 두 경기가 우천 및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되면서 송성문은 6월 한 달을 타율 0.404(99타수 40안타), 3홈런 21타점, 출루율 0.469 장타율 0.545 OPS 1.014로 마쳤다. 6월 12일 부산 롯데전 4타수 무안타 이후 14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간 결과다.

송성문(가운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송성문(가운데).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송성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송성문.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개인 첫 월간 MVP도 노려볼 만한 성적이다. 송성문을 6월 한 달간 타율 3위, 안타 1위, 타점 공동 6위, 출루율 3위를 기록했다. 특히 4개의 결승타(공동 1위)와 함께 득점권에서 가장 많은 16안타를 때려내면서 중심 타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 덕에 키움은 최하위는 벗어나지 못했으나, 4연승으로 6월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계속해서 타격 성적이 꺾이지 않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송성문은 2022시즌 종료 후 과거 히어로즈에서 타격코치로 인연을 맺었던 허문회(52) 전 롯데 감독에게 일대일 코칭을 받았다. 지난해 시행착오를 통해 차츰 수정된 타격폼을 체화시켰고, 오윤(43) 키움 1군 타격코치가 멘탈적인 부분과 타격 어프로치에 도움을 주면서 기복을 줄였다.

그 결과 3월 타율 0.200-OPS 0.768에 그쳤던 성적이 4월 타율 0.300-OPS 0.859, 5월 타율 0.348-OPS 0.893, 6월 타율 0.404-OPS 1.014로 우상향했다. 시즌 성적도 타율 0.346(263타수) 9홈런 54타점 39득점, 출루율 0.411 장타율 0.510 OPS 0.921까지 올라오면서 리그에서도 톱 10급 타자로 올라섰다.

폭발적인 타격만큼이나 인상적인 건 단단해진 수비다. 주전 3루수로서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22시즌 15개, 2023시즌 10개(3루수 8개+1루수 2개)의 실책을 범했던 송성문은 올해 단 한 개의 실책만 기록하고 있다. 이 하나는 지난 5월 14일 잠실 LG전 9회 말 마운드 쪽으로 향하는 오스틴 딘의 평범한 내야 뜬 공을 놓친 것이었다.

송성문은 "내가 화려한 수비를 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수비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 첫 풀타임 시즌에는 경험이 없어 불안한 면이 있었는데 지난해를 거쳐 올해를 들어서는 수비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실책이 없던 것에 자부심이 있었는데 지난 LG전 때 평범한 뜬 공을 놓친 것이 한 달이 지난 지금(6월 15일)도 너무 아쉽다. 안타를 못 쳤던 경기보다 어이없게 놓친 그 하나의 실책이 마음에 남는다. 포구나 송구 실책이 아니어서 더욱 자책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날의 실수를 마음에 새긴 송성문은 이후 다시 무실책 경기를 이어가면서 타석에서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가 공·수 겸장 3루수이자 클러치 능력(득점권 타율 0.400)까지 갖춘 4번 타자로 확실히 자리 잡으면서 이주형(23)-김혜성(25)-로니 도슨(29)-송성문으로 이어지는 키움은 리그에서도 무시 못 할 상위 타선을 갖추게 됐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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