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홈런포 날린 타자가 바로 교체라니... 진짜 문책성인가, 대체 KIA-삼성전에서 무슨 일 있었나
입력 : 2024.07.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
KIA 타이거즈 김도영.
본헤드 플레이 이후 곧장 나온 홈런포. 속죄포였다. 그러나 홈런까지 치고도 다음 수비를 앞두고 곧바로 교체 아웃됐다. KIA 타이거즈의 미래 김도영(21)의 이야기다.

KIA 타이거즈는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9-5로 승리했다. KIA는 1-4로 뒤진 채 7회까지 끌려갔으나, 8회 2점을 만회한 뒤 9회 1득점 하며 끝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연장 10회초 대거 5득점을 올리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삼성은 1회말 강민호의 투런포로 선취점을 뽑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여전히 삼성이 2-0으로 앞서고 있는 3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1사 후 구자욱이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이어 앞서 투런포를 터트렸던 강민호가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3-0으로 달아났다.

계속된 삼성의 1사 1, 2루 기회. 5번 타자 맥키넌이 KIA 선발 네일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아웃. 이때, KIA 포수 김태군이 곧장 3루를 향해 공을 던졌다. 맥키넌이 타격을 시도하는 순간에 3루로 뛰어가던 구자욱이 2루와 3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이제 KIA 수비진이 구자욱만 태그 아웃시키면 이닝이 끝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공을 잡은 3루수 김도영이 갑자기 1루수 서건창을 향해 공을 던지는 게 아닌가. 서건창이 공을 잡다가 잠시 떨어트렸고, 다시 2루수 김선빈에게 넘겼다. 김선빈은 잠시 1루 주자 강민호를 쳐다보는가 싶더니, 홈으로 들어오는 구자욱을 아웃시키기 위해 김태군에게 송구했다.

이제 구자욱이 다시 3루와 홈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재차 구자욱만 태그 아웃시키면 이닝이 끝나는 상황. 김태군은 공을 손에 쥔 채로 구자욱을 태그하기 위해 3루로 뛰어갔다. 그런데 구자욱이 3루로 귀루하다가 하필 라인 위에 서 있던 투수 네일과 충돌하며 넘어졌다. 이에 주루 방해가 선언됐고, 구자욱은 안전진루권을 확보하며 홈을 밟았다. 점수는 4-0이 됐고, 구자욱과 네일이 충돌하기 전 2루를 밟은 강민호도 3루까지 갔다. 결과적으로 맨 처음 갑자기 1루로 송구한 김도영의 본헤드 플레이가 결정적 실점으로 연결된 순간이었다. KIA의 보이지 않는 실책. KIA는 올 시즌 팀 실책 1위(85개)로 고민을 안고 있다. 그래도 네일은 흔들리지 않은 채 후속 류지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3회를 마무리 지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리고 이어진 4회초. 김도영은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 선발 코너를 상대로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슬라이더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추격의 솔로포를 터트렸다. 앞서 본헤드 플레이를 만회하는 속죄포였다. 김도영이 더그아웃에 들어온 뒤 이범호 감독이 박기남 수비 코치에 무언가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점수는 4-1이 됐다. KIA는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닝 종료.

4회말 삼성의 공격을 앞두고 KIA가 수비를 교체했다. 직전 이닝에서 홈런을 친 김도영을 빼고 변우혁을 3루수로 투입한 것이다. 사실상 문책성 교체로 읽혔다. 중계화면에는 더그아웃에서 머쓱해 하는 김도영의 표정이 포착됐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이대형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감독의 메시지가 담긴 교체"라면서 "지금 교체는 정말 강력한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책성 교체라면 4회초 김도영이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곧바로 빼지 않고, 한 차례 타석을 소화하게 놔둔 뒤 4회말 수비를 앞두고 뺀 점은 미스터리로 남는다.

결과적으로 이는 선수단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 셈이 됐다. 홈런을 터트린 타자라도 과감하게 빼버릴 수 있다는 사령탑의 교체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했다. 더욱이 김도영은 KIA 타이거즈는 물론, 한국 야구를 대표할 미래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KBO 리그 역대 5번째로 '전반기 20(홈런)-20(도루) 기록'을 달성하며, 박재홍과 이병규(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 에릭 테임즈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런 김도영을 팀이 여전히 3점 차로 뒤지고 있는 4회말부터 빼고도 KIA는 끝내 승리를 쟁취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46승 33패 2무를 기록, 2위 LG와 승차를 2.5경기로 벌리며 전반기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김도영.
김도영.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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