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의 간판 타자 강백호(25)의 천재성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2년간 부진과 침체를 딛고 부활을 알리는 2024년이다.
강백호는 지난달 30일 수원 삼성전 더블헤더 2차전에서 기가 막힌 홈런을 터뜨렸다. 1-1 동점으로 맞선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필승맨 김재윤의 2구째 몸쪽 낮게 들어온 시속 146km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는 솔로포로 장식했다. KT의 2-1 승리를 이끈 결승포.
타격 후 왼쪽 무릎이 땅에 닿을 정도로 자세가 무너졌지만 엄청난 몸통 회전으로 힘이 제대로 실린 타구가 빨랫줄처럼 날아가 비거리 125m로 넘어갔다. 발사각 21도. 몸쪽 낮게 제구가 잘 이뤄진 공이었지만 강백호가 작심하고 돌린 스윙에 딱 걸렸다.
1루 덕아웃에서 강백호의 홈런을 본 이강철 KT 감독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정말 보기 드문 홈런이었다. 몸쪽 끝에 낮게 온 공을 파울도 아닌 홈런으로 쳤다. ‘어떻게 저렇게 치지? 저걸 친다고?’ 싶었다. (타격에 있어) 경지에 오른 것 같다. 생각지도 않을 볼을 쳤다. 맞은 투수도 황당했을 것이다. 대단한 홈런이었다”고 말했다.
절정의 타격 기술을 발휘한 강백호는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78승에 빛나는 류현진을 상대로 첫 두 타석에선 연속 삼진을 당했지만 3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며 결승점 발판을 마련했다.
1회, 3회에는 류현진의 느린 커브에 타이밍을 빼앗겼다. 류현진은 1회 첫 대결에서 강백호 상대로 6구 중 5구를 커브로만 던졌다. 시속 105~113km 커브를 높게 던졌다 낮게 떨어뜨리며 유인했다.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에 강백호가 크게 헛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3회에도 류현진은 1~4구 연속 커브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빼며 강백호를 흔들었다. 시속 99~103km로 형성된 느린 커브에 강백호의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았다. 볼카운트 2B-2S에서 류현진은 허를 찔렀다. 5구째 145km 직구를 바깥쪽에 찔러넣어 루킹 삼진을 잡아낸 것이다.
하지만 강백호도 세 번 당하진 않았다. 6회 무사 1루에서 류현진은 볼카운트 1B-1S에 3구째 커브를 던졌지만 가운데 높게 들어갔고, 강백호가 이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 무사 1,3루 찬스를 연결한 귀중한 안타로 류현진에게 반격했다.올해 류현진과 12차례 맞대결에서 타율 3할6푼4리(11타수 4안타) 1볼넷 5삼진으로 우위를 점했다. 3경기 모두 안타를 1개씩 때려내며 강세를 보였다.
강백호의 안타로 이어진 공격에서 KT는 장성우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냈다. 0의 균형을 깬 이날 경기 선취점. KT의 3-2 승리를 이끈 결승점이기도 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류현진은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2실점 호투에도 시즌 5패(5승)째를 당했다.
강백호는 8회초에도 한화 셋업맨 이민우를 상대로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커터를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장성우의 좌중간 안타에 2루 진루했고, 오재일의 중전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쐐기 득점까지 올렸다. KT의 최근 5연승과 5연속 위닝시리즈를 이끈 활약이었다.
이날까지 강백호의 올 시즌 성적은 84경기 타율 3할9리(337타수 104안타) 22홈런 66타점 62득점 34볼넷 74삼진 출루율 .372 장타율 .555 OPS .927. 홈런 3위, 득점 공동 3위, 안타 6위, 타점 공동 6위, 장타율 7위, OPS 10위에 오르며 천재 타자 부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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