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을 망각한' 본헤드성 플레이→사령탑 한숨 연신 자책 ''선수 잘못이 아니다''
입력 : 2024.07.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고척=김우종 기자]
LG 박해민(왼쪽).
LG 박해민(왼쪽).
본헤드성 플레이에 이은 역전패. 충격파는 꽤 컸다. LG 트윈스가 전반기 마지막을 앞두고 외국인 원투 펀치를 앞세웠으나 연거푸 패하고 말았다.

LG 트윈스가 2연패 늪에 빠졌다. LG는 지난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 경기에서 2-4로 패한 뒤 3일 경기에서도 1-4로 무릎을 꿇었다.

타격이 침묵한 것도 아쉬웠지만, 2일 승부처에서 나온 본헤드성 플레이 하나가 뼈아팠다. 당시 LG가 2-1로 앞선 8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이 바뀐 투수 주승우를 상대로 2루 땅볼을 쳤으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출루했다. 이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홍창기의 2루 땅볼 때 3루에 안착한 박해민.

다음 타자는 발이 빠른 신민재였다. 신민재는 초구에 과감하게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LG 벤치의 작전이었다. 그런데 타구 방향이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여기서 주승우가 공을 잡으려고 하는 순간, 박해민이 홈으로 쇄도하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으로 봤던 것.

하지만 주승우가 한 번에 공을 잡지 못한 채 더듬었다. 이를 본 박해민이 뒤늦게 다시 홈을 파고들었으나 태그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만약 박해민이 중간에 멈춰 서지 않은 채 끝까지 홈으로 파고들었다면 득점을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순간이었다. 결국 이때 점수를 뽑지 못한 LG는 곧바로 이어진 8회말 3점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LG 박해민이 2일 고척 키움전 8회 초 1사 3루 신민재의 투수 앞 땅볼 타구 때 홈에서 아웃된 후 허탈한 웃음을 짓고 있다.
LG 박해민이 2일 고척 키움전 8회 초 1사 3루 신민재의 투수 앞 땅볼 타구 때 홈에서 아웃된 후 허탈한 웃음을 짓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3일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어쩔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쉰 뒤 "순간적으로 (박해민의) 눈에 (포구하는 장면이) 들어왔다. 스퀴즈나 세이프티 스퀴즈나 똑같다. 번트를 댔으면 무조건 아웃되더라도 홈에서 아웃되는 게 기본이다. 캠프 때도 그렇게 연습한다. 그런데 스타트가 늦다 보니, 그냥 가면 아웃될 것 같으니까, 런다운에 걸려서 신민재를 2루로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투수가 글러브 토스를 하거나, 홈으로 송구할 때 그 정확성은 30% 미만이라는 것을 잊은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런 게 결국 디테일이다. 선수보다 나와 코칭스태프가 자세하게 순간순간 잘 전달해줘야 한다. 주자가 나가면 주루 코치들이 라인드라이브 아웃을 항상 조심하라고 주지시킨다. 누가 라인드라이브 아웃 때 주자가 위험하다는 걸 모르나. 그걸 알려주는 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다. 스퀴즈도 마찬가지다. 3루 주루 코치가 '스퀴즈다. 늦더라도 홈에 들어가'라고 한마디만 했으면, 망설이는 플레이가 안 나왔을 것이다. 따라서 그건 선수 잘못이 아니라 나와 코치의 잘못"이라며 자책했다.

계속해서 염 감독은 "디테일 실행 부분은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80%를 차지한다. 예전에는 팔만 돌리는 게 주루 코치였고, 수비 위치만 조정하는 게 수비 코치였다. 그건 디테일이 하나도 없는 거다. 디테일은 그 플레이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고 그렇게 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다. 만약 거기서 한 점을 뽑았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경기가 뒤집혔다. 디테일이 그렇게 승패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흐름을 갖고 오느냐 못 갖고 오느냐 하는 지점이 승부처"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디테일에 관한 부분은 베테랑이나 초보 선수나 아무 상관 없다. 코치의 할 일은 어떤 선수가 와도 똑같이 해야 한다. 앵무새처럼 해야 한다. 베테랑이라고 해서 라인드라이브 아웃을 조심하지 않아도 되나. 그건 아니다"라면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보완해 나가는 거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발전하면 후반기, 그리고 내년에 더 좋아지는 거다. 선수는 코치의 말만 들으면서 플레이만 하면 된다. 그래야 선수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뛸 수 있다. 경기를 잘할 수 있는 준비는 저와 코칭스태프가 할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LG 박해민(오른쪽)이 2일 고척 키움전 8회 초 1사 3루 신민재의 투수 앞 땅볼 타구 때 홈으로 파고 들다 김재현에게 아웃되고 있다.
LG 박해민(오른쪽)이 2일 고척 키움전 8회 초 1사 3루 신민재의 투수 앞 땅볼 타구 때 홈으로 파고 들다 김재현에게 아웃되고 있다.



고척=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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