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이왕 나가는 거 큰 웃음 드리겠습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 중견수 황성빈(27)은 지난 3일 발표된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극적으로 별들의 축제에 초대됐다. 드림 올스타 베스트12로 뽑힌 SSG 랜더스 외국인타자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외야수 부문 최다 점수 4위에 오른 황성빈에게 출전권이 주어졌다.
최근 잠실에서 만난 황성빈은 “난 올스타전에 가고 싶었고, 갈 수 있어서 좋다. 투표 4위에 오른 것 또한 만족한다. 다만 에레디아 선수의 부상으로 가는 거라 아쉽긴 하다. 에레디아가 안 다쳤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애 첫 올스타로 선정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올스타전 출전이 목표는 아니었지만, 올해는 나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막상 가라고 하니 웃겨야할 거 같은 부담이 생긴다. 즐기는 자리니까 준비 잘해서 팬들에게 많은 웃음을 드리고 싶다”라고 마음가짐을 덧붙였다.
각오에서도 알 수 있듯 황성빈의 첫 올스타전 목표는 MVP가 아닌 베스트 퍼포먼스상 수상이다. 롯데는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루키 김민석이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거머쥔 바 있다.
황성빈은 “구단 유튜브에서 2년 연속 퍼포먼스상을 받겠다고 이야기했다. MVP 욕심은 없고 이왕 가는 거 크게 웃겨서 퍼포먼스상을 받고 싶다. 재미있게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다”라며 “준비를 조금 급하게 하긴 했다. 모두가 즐기는 자리인 만큼 재미있게 잘 준비해볼 생각이다. 사실 그거 하라고 팬들이 뽑아주신 게 아닌가. 물론 ‘갑분싸’가 되면 야구장을 뛰쳐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소래고-경남대를 나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 44순위로 뽑힌 황성빈은 입단 5년차를 맞아 롯데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거듭났다. 65경기 타율 3할4푼9리 66안타 4홈런 16타점 57득점 34도루로 맹활약하며 데뷔 후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황성빈은 실력과 더불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롯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때 그의 과욕이 밉상으로 비춰질 때도 있었지만, 팬들은 그의 열정을 높이 사며 ‘마황(마성의 황성빈)’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황성빈은 “내 전반기를 평가하기엔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전반기 끝날 무렵 팀이 많이 이겼고 6월 승률 1위를 했다. 팀이 후반기에서도 지금과 같은 승률 유지하면 나한테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거 같다”라고 팀퍼스트 정신을 뽐냈다.
황성빈의 후반기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도루왕 도전이다. 도루 34개를 성공시키며 선두 조수행(39개·두산 베어스)에 5개 뒤진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황성빈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워낙 주루 파트에서 인정받는 형들이 상위권에 있는데 그래도 그마나 격차를 좁혔다”라며 “후반기에는 개수보다 성공률 높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많이 살자는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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