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우승후보 KT 위즈의 후반기 마법의 여정에 힘을 보탤 비밀병기의 컴백이 임박했다.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 중인 내야수 권동진(26)은 지난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퓨처스 올스타전에 남부 올스타의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활약하며 팀의 9-5 승리에 기여했다.
현장에서 만난 권동진은 “말년 휴가를 쓰고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다”라며 “상무 감독님 추천도 있었고, 올스타전에 한 번도 와보지 못해서 내가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올해 감독님께서 좋은 기회를 많이 주셨다. 특히 이번 겨울 나한테 붙어서 많은 걸 알려주셨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올스타전에 참가한 소감을 전했다.
권동진은 세광고-원광대를 나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 위즈의 2차 1라운드 5순위 지명을 받은 대졸 특급 유망주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첫해부터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뒤를 이를 재목으로 주목받았고, 정규시즌에서 86경기 타율 2할5푼4리 1홈런 6타점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하며 데뷔 첫해 우승반지를 거머쥐는 기쁨까지 누렸다.
권동진은 야구와 더불어 재치 있는 입담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데뷔 첫 스프링캠프에서 목표를 묻자 주저 없이 신인왕이라는 단어를 꺼낸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당시 SSG 랜더스와 계약한 추신수를 경쟁자로 꼽았다. 곧바로 추신수는 KBO 규정 상 신인왕 후보에 오를 수 없다는 정보를 듣자 멋쩍게 웃으며 “그러면 두산 베어스 안재석,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타깃을 변경했다.
1군에서 134경기를 뛴 권동진은 2023년 1월 군 입대해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2023시즌 52경기 타율 2할4푼4리 1홈런 18타점에 이어 올해 14경기 타율 2할5푼 3타점을 남겼는데 어느덧 전역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권동진의 전역 예정일은 오는 15일이다.
권동진에게 18개월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그는 “생각 없이 야구만 할 수 있었다. 쫓기는 것도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마음껏 했다”라며 “타격 쪽에서 나만의 코스가 정립이 된 느낌이다. 수비도 마음 편하게 하다 보니 결과가 좋았다. 군 생활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 느낌이다”라고 되돌아봤다.
권동진이 올해 14경기밖에 뛰지 못한 건 지난 3월 말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빠르게 상태를 회복한 그는 “올 시즌 어느 정도 차질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전역 직전이 아닌 초반에 다쳐서 이렇게 바로 뛸 수 있게 됐다. 큰 수술이 아니었고, 지금은 경기를 온전히 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KT 내야진은 세대교체와 주전 2루수 발굴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황재균, 김상수라는 걸출한 내야 자원이 있지만, 황재균은 37살, 김상수는 34살이며, 2루수의 경우 박경수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 시즌 초반 천성호가 혜성 같이 등장했으나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익산행을 통보받았다. 이강철 감독이 ‘수비가 되는’ 내야수인 권동진을 오매불망 기다린 이유다.
권동진은 “감독님은 수비를 잘하고 발이 빠른 선수들을 원하신다. 내가 거기에 맞게 준비를 해아하며, 또 상무에서 그만큼 잘해왔다고 생각한다”라며 “복귀해서 내 야구를 꾸준히 하다보면 기회가 올 거라 확신한다. KT로 돌아가면 내 자리에서 묵묵히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군대 가기 전에 많이 떨었는데 이제 안 떨고 내 야구를 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큰 활약은 못하겠지만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남다른 마음가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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